<뉴스파노라마/이슈&피플>여검사 문제제기가 큰 힘, 침묵의 책임에 대한 통감이 미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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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재령 대표(음악극단 콩나물)

●앵커 : 박경수 기자

 

5일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경남 시민사회단체들

 

<인터뷰 전문>

 

▶ 박경수 앵커(이하 박경수) :

여검사의 성추행 폭로에서 비롯된 국내의 이른바 미투(Me too) 운동. 이번에는 연극계의 뿌리 깊은 성폭력을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연극계의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은데요. <뉴스파노라마> ‘이슈&피플’ 오늘은 연극계의 성폭력을 고발한 한 분이죠. 음악극단 콩나물의 이재령 대표 전화인터뷰 갖겠습니다. 이재령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이재령 대표(이하 이재령) : 네, 안녕하세요

 

#여검사의 문제제기가 큰 힘...과거에 대한 치유를 위해 미투 시작

 

▶ 박경수 : 먼저 가장 궁금한 부분이 될 것 같은데, 미투 운동에 동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여검사의 문제제기가 힘이 되셨나요?

 

▷ 이재령 : 여검사의 문제제기가 아무래도 힘이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죠. 그 분 때문에 또 다른 분이 미투를 시작하셨고, 또 그 분의 글을 보고 저도 결심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또 오랫동안 닫아둔 기억들이 스스로 떠오르고 각성하게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번에 미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이 다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과거에 대한 치유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경수 : 그렇게 이야기하시기 전에 많은 분들과도 상의를 하셨겠네요?

 

▷ 이재령 : 미투 운동에 동참한다는 생각보다는 자기 고백의 개념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을 했구요. 가까운 지인 한 분에게만 의견을 물었습니다.

 

19일 기자회견중 사죄하는 이윤택 전 감독

 

#세상에 비윤리적인 행동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

 

▶ 박경수 : 아, 그렇군요. 어제로 문을 닫았습니다만 연희단거리패, 2년 정도 있다가 나오신 것이잖아요? 나온 이유는 어제 기자회견을 했던 바로 이윤택 전 감독 때문이었던 거죠?

 

▷ 이재령 : 그것이 이윤택 감독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고요. 왜냐하면 이윤택이 한 어떤 행위나 어떤 문제 때문에 나왔다는 것들이 다 합쳐진 이유이기 때문이고요. 그런 이윤택씨가 만든 이상한 시스템에서 자유롭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그 안에는 물론 미투로 고백한 추행에 대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요.

 

▶ 박경수 : 예. 아마도 지금도 문화예술계에 계시니까 많은 이야기를 들으실 것 같은데... 어떤가요?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비윤리적인 일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 이재령 : 문화예술계에 있다고 해서 제가 문화예술계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일이죠. 비윤리적이라는 범주도 사실 규정하기 어렵고... 제가 문화예술계를 대표해서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고요. 어쨌거나 이 세상에 지금 비윤리적인 행동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겠죠. 만일 그 극단 안에서의 질문이시라면 비윤리적인 일이 이미 폭로가 됐기 때문에 제가 추가로 덧붙일 것은 없는 것 같아요.

 

#“18년 가까이 된 관습”..이윤택 스스로의 행동을 보편화하려는 논리로 경악

 

▶ 박경수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윤택 전 감독의 기자회견을 보신 분들이 많이 분노하시던 것이, “18년 가까이 된 관습” 이런 표현이 있었잖아요? 이 부분에 좀 많이들 분노하시던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 이재령 : 그게 참, 비슷한 느낌일 것이라 생각해요. 관습이라는 것이 오랜 시간동안 지켜 내려와서 그 안에서 구성원들이 아주 넓게 인정하고 있는 질서, 풍습, 이런 표현이잖아요? 그 조직에 같이 흐르고 있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그 표현은 본인의 행동을 보편화하고 일반화하려는 논리로 느껴집니다. 보편화된 논리 속에서 자기정당화를 찾으려고 그런 표현을 썼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후경이 보이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하는 입장은 경악스럽다고 느껴지네요.

 

 

#18년 동안 다수가 침묵해온 이유에 주목해야

스스로 책임에 대한 통감이 바로 미투운동...

 

▶ 박경수 : 그런데 제 추측입니다만 어떻게 보면, 그런 일들을 주변에 알고 계셨던 분들도 꽤 계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가 과거보다는 민주화가 많이 됐잖아요? 그런데 아시는 분들의 ‘침묵’도 이런 문제들을 더 키운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 이재령 : 사실은 그 공간은 지금 세상의 흐름과 독립되어 있는 아주 게릴라적인, 아주 특별한 집단이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침묵에 관해서는 저조차도 18년 동안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기억을 가두고 침묵해온 사람의 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의 침묵이 이뤄진 데는 그 사람들이 침묵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있었고, 그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단은 저부터 그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스스로 먼저 노력하는 것이 미투 운동이었고, 앞으로도 시대의 중간자로서 악하게 이루어진 그 관습을 선습으로 바꾸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경수 : 지금 이재령 대표께서 음악 극단의 대표를 맡고 계시잖아요? 어떤가요? 극단 내에도 혹시나 이런 유사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을 텐데... 이런 것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하시는 일들이 있을까요?

 

▷ 이재령 : 저희는 직원 네 명이 있는 작은 예비 사회적 기업이라서, 커다란 규모의 문제점이나 어떤 대체 방안들이 있잖아요? 커다란, 삼성이나 하는 데는? 아주 구조적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지만. 최근에 저도 중요성을 많이 깨닫는 일이 꽤 있었어요. 그래서 직원들이랑 안 그래도 같이 다큐멘터리도 보고 많이 솔직한 대화들을 나누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올해는 직장 내 성희롱이라든지 성폭력 예방 교육을 나라에서 실시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같이 실시하기로 준비 중입니다.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 밀양연극촌

 

#연극계 미투운동을 더 나아지려는 움직임으로 봐주기를 기대,

오늘도 무대에 오르는 동지들이 더 진실된 공연으로 노력해주기를...

 

▶ 박경수 : 그렇군요. 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변화에 직면해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끝으로 여성연극인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재령 : 지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지금 미투 운동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일들이 물론 예술이나 연극계에 대해서 아주 악의적인 판단을 하게끔 하는 이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구요. 결국에는 이 시선들이 좀 좋은 시선으로 돌려졌으면 좋겠고, 더 나아지려는 움직임이나 행동으로 연결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나쁜 혐오 현상을 일으킬까봐 그런 것들이 두렵고. 연극인으로서는 지금 이러한 모든 일들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연극하고 있는, 오늘도 무대에 오르고 있는 동지들이 더 기운내서 더 진실 되게 공연을 해주고 노력해주기를 바라고요. 저도 스스로 더 이 딱딱한 분위기가 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박경수 : 알겠습니다. 어려운 인터뷰 감사합니다.

 

▷ 이재령 : 감사합니다.

 

▶ 박경수 : 음악극단 콩나물 이재령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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