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노라마/이슈&피플> 윤동주의 시, 한`중`일 교과서 수록과 한류의 흐름속에 세계인들의 관심...2월16일 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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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김응교 교수(숙명여대)

●앵커 : 박경수 기자

 

윤동주 시비

 

[인터뷰 전문]

 

▶ 박경수 앵커(이하 박경수) : 사회의 쟁점 현안과 주목받는 인물을 조명하는 <뉴스파노라마> 이슈&피플, 오늘은 민족시인이죠. 윤동주 선생에 대한 얘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 전화연결돼있네요. 김응교 교수님, 반갑습니다!

 

▷ 김응교 교수(이하 김응교) : 네, 안녕하세요.

 

#윤동주 ‘평화와 사랑을 배우는 아이콘’

 

▶ 박경수 : 최근 윤동주 시인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대중화되고 있는 것 같구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그렇고... 교수님이 보시기엔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 김응교 : 윤동주는 ‘평화의 아이콘’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봤어요. 국내에 있는 외국인 터키,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그 언론계와 작가들 앞에서 강연한 적이 있는데요. 지난 열흘 간은 프랑스 파리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강연을 했구요. 근데 부다페스트에서도 한 100여명의 관객이 모두 헝가리인들이었는데, 이 한류와 더불어서 이렇게 순서가 팝 코리아팝을 좋아하면 그 다음에 한글을 공부하고 한국 무용이나 이런 걸 하면서 윤동주 얘기를 이렇게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윤동주는 우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알고 또 평화와 사랑을 배우는 어떤 아이콘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쉽게 쓰여진 시’...25살 5개월에 쓴 마지막 원고

세계문학사에 유례가 없는 천재 시인....한중일 3국 교과서에 실려있어

 

▶ 박경수 : 사실 윤동주 시인의 기일이 이번 주 금요일입니다. 올해는 설날인데... 이제 해방을 앞둔 1945년 2월 16일에 일본 형무소에서 돌아가시는 거잖아요? 스물아홉에 말이죠...

 

▷ 김응교 : 그렇죠. 사망에 대해서는 인체실험이었다, 뭐 여러가지 추측이나 이런 게 있지만 이제는 비극적인 얘기도 중요하고 기억해야지만... 불과 마지막 시를 쓸 때가 25년 5개월이거든요. 마지막, ‘쉽게 쓰여진 시’라는 마지막 원고 남길 때가. 근데 그 25년 5개월 동안 남긴 시 그 수준을 봤을 때 과연 25살 이전에 세계문학적인 수준을 낸 세계문학 쪽에서 작가가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정말 없어요. 프랑스나 유럽이나 한국을 다 통 틀어서. 한국에서 25살 이전에 이 정도 시인이 성과를 이룬 정도는 김소월 정도라고 할까요. 그런데도 어떤 중국, 일본, 한국, 북한에서 교과서 급의 시인이죠. 아사히 신문 기자가 한 달 전에 저한테 또 보여 줬는데 올해도 일본 교과서에 실립니다. 윤동주 시가... 그 다음에 조선족이 있는 중국 지역에는 교과서에 실려 있고요. 우리 교과서에도 물론 실려 있고 또 북한에서도 교과서급 대접을 받는 시인이에요. 1993년부터 평이 나오기.. 윤동주에 대한 평이 나오기 시작해서 그 다음에 일본 중국 한국의 세 나라에 공통으로 쓰여 있는 유일한 시인이고요. 그래서 이 사람의 죽음을 ‘비극적 죽음’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 분이 어떤 평화와 사랑을 열어 놓은 ‘살리는 죽음’, 살리는 죽음을 죽었던 어떤 중요한 존재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익히 이제 한 번 해 봅니다.

 

<쉽게 쓰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친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 6.

 

 

해외에서 강연중인 김응교 교수

 

#윤동주의 축복은 나이에 따라 필요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다는 점

연희전문을 택한 것은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 영향

문익환 목사의 호 ‘늦봄’은 윤동주보다 늦게 깨달았다는 의미

 

 

▶ 박경수 : 좀 굵직한 연혁을 따라가 보면요. 1917년, 지금으로부터 101년 됐네요.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나서 이제 평양을 거쳐서 서울로 오게 되는데 시인으로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물, 혹은 계기가 있었나요?

 

▷ 김응교 : 이 분의 영향은 굉장히 커요. 지금 연세대 도서관 4층에 아무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40여권 중에 27권인가가 일본어 책이예요. 독서편력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유작(遺作)들이 있어서... 근데 윤동주에게 가장 축복은 나이에 따라서 가장 적당하고 그에게 필요한 선생님, 혹은 친구들을 만났던 점이죠. 어릴 때는 김약연 선생(외삼촌)을 통해 맹자를 배우는데 맹자 그 다음에 마지막에 주역에 이르기까지요. 산문을 보면 ‘화원에서 꽃이 핀다’는 산문은 주역보고 쓴 글이거든요. 그 산문 공부가 전역에 나타나고요. 그 다음에 고등학교 정지용과 백석에게 공부를 했죠. 대학교 때는 물론 연희전문을 선택한 계기가 최현배, 우리말 고등학교 때 읽고 영향이 컸고 그 다음에 이제 메모나 독서를 보면 폴 발레리, 키에르케고르, 도스토예프스키, 릴케 그 다음에 빈센트 반고흐까지 그의 독서편력과 그 영향이 시 전편에 나타납니다, 아주 골고루. 그래서 어느 누구라고 말하기가 뭐하고 그 밖에 친구 송몽규, 문익환 이런 사람들이 그 다음에 나중에 서울대 교수가 되는 정병욱 이런 분들이 아주 적당하게 윤동주의 성장을 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경수 : 그 문익환 목사님은 만주 북간도에서 같이 사셨던 거 아니에요, 옛날에.

 

▷ 김응교 : 그렇죠. 문익환 목사님은 윤동주로 인해서 자기가 늦게 눈을 떴다고, 세상에. 윤동주 시에 봄이 많이 나와서 자기는 ‘늦봄’이라고 자기 호를 지었죠.

 

 

#1941년 11월20일...서시(序詩)는 윤동주의 자기성찰과 실천을 담아낸 대표적 작품

 

▶ 박경수 : 역시 시인은 시로 말하는데 최고작은 역시 ‘서시’ 아닙니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교수님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응교 : 이 시는 한편만으로 책을 낼 수 있는 작품이에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이라는 구절 자체가 맹자(孟子) 진심장(盡心章)이라고 맨 뒤에 나오는 앙불괴어천(仰不愧於天)을 그대로 번역한 거죠. 그래서 맹자의 영향도 들어가지만 사실은 본래는 제목이 없는 일종의 메모였죠. 그 다음에 시순으로 보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맨 마지막에 쓴 시에요. 1941년 11월 20일이니까... 사실은 제목이 없는 메모인데 서시(序詩가 아니라 종시(終詩)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기의 삶을 다.. 그 볼펜 색깔을 보면 제일 마지막 날 쓴 시에요, 이게. 여러 편의 시중에서. 시라기 보다는 메모인데 앞 부분은 자기 성찰이 있고 뒤에는 실천이 있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사랑해야지’ 근데 1941년 4학년 때부터 이 사람의 시가 대부분 이런 구절로 되어 있어요. 자기 성찰하고 실천하고 모든 죽은 것에게 검은 옷을 입히시오. 그 다음에 모든 우는 사람들에게 젖을 먹이시오. 이런 식으로 실천이 있어요, 뒤에. 그래서 윤동주는 자기 성찰만 한 시인이 절대 아니고 실천을 이렇게 늘 이렇게 시에 넣고 이런 것을 꿈꿨던 시인, 그리고 그 대표적인 작품이 서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경수 : 네, 교수님 얘기 듣다 보니까요. 이 윤동주 선생의 시를 한 편 듣고 싶은데 교수님이 좋아하는 시가 있다면 시간이 다 돼갑니다만 끝으로 한 편 낭송을 해 주시죠..

 

▷ 김응교 : 저는 좋아하는 시가 너무 많아 가지고요. 방송이니까 짧은 것만... ‘나무’라는 네 줄 짜리 시를 제가 하겠습니다.

 

나무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네 줄 짜리 시입니다. 제가 이 노래 곡을 지어서 유튜브에 올려놨는데요. 제 이름 치고 윤 동주 나무라고 치면 나오는데....

 

▶ 박경수 :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 시인가요?

 

▷ 김응교 : 그러니까 보통은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이거잖아요? 그런데 보통 세상은 바람이 불어야지 나무가 움직이잖아요? 그리고 또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이렇게 썼는데 보통 세상은 바람이 자야지 나무가 잠자잖아요?

 

▶ 박경수 : 그렇죠.

 

▷ 김응교 : 그러니까 자기 자신이 나무가 돼서 세상이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우주와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어떤 단독 정신이라고 그럴까요? 그것이 아주 가득차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경수 : 네, 알겠습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실천을 담은 시를 쓰셨죠. ‘평화의 아이콘’이라고 평가를 해주셨는데요.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께서는.... ‘처럼 시로 만나는 윤동주’를 또 쓰신 분이구요. 교수님과 함께 민족시인 윤동주 선생을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 시 낭송 고맙습니다.

 

▷ 김응교 : 네, 감사합니다.

 

윤동주 문학관(창의문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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