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춘천BBS <아침세상 강원>
*앵커: 이석종 부장   
*출연: 민병희 강원교육감   
*방송시간: 2018년 1월 3일(수) 08:30 ~ 08:52  
*방송주파수: 춘천 FM 100.1 MHz, 속초 93.5 MHz, 강릉 104.3 MHz  

<다음은 방송 전문입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

<이석종 부장(이하 이) : 무술년 새해를 맞아, 춘천BBS 아침세상 강원에서는 도내 지방자치단체장 신년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연결해서, 올 한해 강원교육 방향과 역점 시책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민병희 교육감(이하 민) : 예, 안녕하십니까.

 

<이 : 먼저 무술년 새해가 밝았는데요... 새해 인사 한말씀 부탁드리죠...

>민 : 2017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손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도 했습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기 위해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뜻깊은 한해였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만복의 근원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 : 지난 2017년 한해 성과를 말씀해주시면요...

>민 : 무엇보다 8년 가까이 노력해온 친환경급식 지원 사업이 고등학교까지 확대되면서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한 축이 완성되었습니다. 도민들께서도 많이 격려해 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씀드리고요. 아쉬운 점으로는 작은학교를 지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강원교육희망재단 예산이 도의회에서 삭감되면서 관련 사업이 위축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 :  교육감님 신년사를 보니까, 사람중심 미래교육을 열겠다고 하셨는데요...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민 : 아이들은 오늘 삶의 주인공이고, 미래사회의 주역입니다.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 눈이 빛나고 가슴이 따뜻한 ‘그 사람’이 교육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가꾸고 인생을 ‘살아갈 힘’을 키우는 학교가 미래학교입니다. 바로 ‘그 사람’이 우리 공동의 삶과 미래를 열어갑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중심 미래교육’입니다.

 

<이 : 올 한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교육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민 : 유초중고 교육 가운데 교육의 공공성이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 유아교육과 고교교육에 대한 혁신의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아교육은 질 좋은 국공립 유치원 비율이 너무 낮다는 점에서, 고교교육은 입시교육에 경도되어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새로운 혁신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더 이상 대학입시나 사회적 구조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 : 각 사업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요...

>민 : 첫 번째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정책입니다. 강원도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50%까지 올리고 사립유치원의 투명성을 강화하겠습니다.

두 번째, 강원도 맞춤형 고교 혁신 정책입니다. 정부가 고교학점제 추진을 발표했는데, 강원도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캠퍼스형 열린 학교인 강원행복고등학교 운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 저마다의 진로적성에 맞게 수업 선택권을 늘리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확대해 가겠습니다. 특성화고 학과 첨단화도 병행 추진할 생각입니다.

세 번째는 한글교육책임제입니다. 공교육 신뢰회복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당장 구체적인 성과도 있지만 그보다 3∼4년 뒤에는 ‘모두를 위한 교육’을 대표하는 정책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직문화와 교원인사 혁신입니다. 이 모든 변화를 추진하는 힘은 결국 교사에게서 나옵니다. 아이들과 지역을 사랑하는 교원을 임용하고, 교사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우며 전문성을 키우고, 검증된 리더십이 강원교육의 변화를 앞장서 일구는 교원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 내도록 하겠습니다.

 

<이 :  제 2의 고교평준화를 추진하시겠다고 하셨는데요... 제 2의 고교평준화는 어떻게 추진할 계획이신지요?

>민 : 평준화 지역 고등학교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역의 캠퍼스형 고등학교 연합체인 ‘강원행복고등학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과의 벽을 넘고, 교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내 학교’의 경계를 넘어 ‘우리학교’가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은 지역의 여러 학교와 기관, 대학에서 더 다양하고 깊은 배움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2013년 고교평준화의 역사적인 성과를 넘어 더 유연하고, 더 연계되고, 더 과감한 고등학교 혁신을 이뤄내겠습니다. 이를 위한 교육감 직속의 ‘고등학교혁신 추진단’을 구성할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 지금 말씀해주신 큰 그림들은, 이번 임기내에 완수하기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요.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이라고 보면 될까요?

>민 : 강원교육의 ‘모두를 위한 교육’과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가’ 만나 문재인 정부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가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단시간에 이룰 수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방향이 정해지고 다수가 합의한다면 속도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누가 이 자리에 있던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정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 : 최근 몇 년간, 초등교사 미달 사태의 한 원인으로, 경직된 교육문화가 지적이 됐습니다. 권위주의적인 학교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있을까요?

>민 : 돌이켜보면 권위주의를 내려놓기 위해 큰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학교단위까지 바꾸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관례라는 것이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평교사-부장교사-교감-교장으로 이어져 오는 문화에 젖어 들면 내부의 문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그 문제가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 학부모와 일반 시민들의 눈높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고민이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봅니다. 검증된 인사시스템, 이를테면 교감승진예정자 면접강화, 교장중임심사강화, 질환교원심의위원회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속적인 교직문화 개선을 위한 사업을 펼치겠습니다. 민주적 학교운영의 바탕이 되는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교육부에 관련 내용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 동해 특수학교 신설과 관련해서, 지난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는데요.. 2019년에 동해 특수학교를 개교하는데는 문제가 없는거죠?

>민 : 정부가 지난달 특수교육 5개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안에 강원도의 특수학교 2개교 개교가 정책 목표로 들어가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 정부에서 이렇게 학생들의 통학 불편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이 처음입니다. 정부의 계획을 보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반대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수학교 설립 자체에 대한 반대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지만, 학교 시설을 활용한 편의 제공, 복지시설 신설 등과 같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 자치단체와 긴밀하게 협의해가겠습니다. 현재, 설립절차가 미뤄지면서 학교개교를 위한 공사 기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장시간 통학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생각해서 하루라도 빨리 개교하려는 조치를 해나가겠습니다.

 

<이 : 강원도교육청에서, 에듀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농어촌 오지 학생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요. 에듀버스 사각지대 해소 방안과 고등학생들의 심야 하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있을까요?

>민 : 사실, 에듀버스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통학버스의 이용률을 높이고, 그만큼 학생들의 통학을 지원하는 것이니까요. 효율성과 교육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에듀버스 정책을 펼치면서 중·고등학생들도 정책의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겼습니다. 현재, 강원교육희망재단에서 ‘꽃님이 프로젝트’를 운영중입니다. 현지 조사를 거쳐 지원 가능한 방법을 찾고 있고요. 언론에서도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들의 심야 귀가의 불편은 도내 모든 지역에서 겪는 어려움입니다. 고등학생들이 학교에 밤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문화부터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심야학습이 사라지지 않을 거니까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지자체 별로 ‘대중교통 노선 신설’과 학교단위의 ‘지입차 이용’, ‘전세버스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이 추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장님들께 자치단체와 좀 더 적극적인 협의를 진행하도록 요청하고, 담당부서와 교장선생님들께도 학교자체로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찾도록 하겠습니다.

 

<이 : 지난 한해 교육현장에서 많은 요구가 분출됐는데,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화 요구가 거셌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가실 계획이신지요?

>민 : 솔직히 답은 없습니다. 끊임없는 대화로 서로를 깊이 이해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원이 타 시도교육청보다 정부가 총액인건비로 지원해주지 않는 직원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늘면 그만큼 사업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사업비를 쪼개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들에게 지원해야 할 직접교육비가 줄어든다는 의미가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조화를 이뤄가야 합니다. 계속 대화해가겠습니다.

 

<이 : 작년, 올해, 정말 많이 들었던 질문이실 것 같은데요... 올해 3선에 도전하세요 어떠세요?

>민 : 이 자리에서 말하긴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민병희가 출마하냐, 하지 않냐는 중요한 논점도 아닙니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개혁의 방향이 무엇이고, 그것에 화답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규명하는 게 더 중요하지 싶어요.

분명한 것은, 향후 3∼4년이 한국교육, 그리고 강원교육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1995년의 5.31 교육개혁 이후로 한국 교육은 큰 틀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 시도교육청에 대대적인 권한 이양 작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수업·평가 혁신에 방점이 찍힌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입시 개혁의 청사진도 나올 것입니다. 정치 권력과 별도로 장기 교육 비전을 다루는 ‘국가교육회의’도 만들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분야 국정과제는 강원교육 정책과 거의 오차가 없습니다.

변화의 조건은 무르익고 있습니다. 다음 4년은 이 응축된 변화의 잠재력을 현실의 변화로 만들어내냐, 못하냐의 중대한 기로인 셈인데, 교육감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대적 과제에 올바르게 답변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향후 4년간 강원교육의 수장은 이 부분에서 정부와 협력해 구체적인 변화를 일구어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인생에 큰 도움도 되지 않는 문제풀이 경쟁에 소진되지 않고, 교육 선진국 아이들처럼 더 행복하게 공부하면서 ‘살아갈 힘’을 키워가는 것. 이것이 이 시기, 강원교육과 한국사회가 당면한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 교육감님이 추진했던 정책 중에 고교평준화와 무상급식은 이제 완성이 됐습니다. 함께 추진했던 정책 중에 무상교복이 있는데요. 이 정책은 앞으로 계속 추진하시는 건지 아니면 중단되는건지 말씀해주시죠...

>민 : 무상교복은 아시다시피 강원도의회에서,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못해 지금까지 추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무상교복은 다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 끝으로 도민들게 하실말씀 있으면 해주시죠...

>민 : 지난해 12월 춘천·원주·강릉의 대표적인 맘까페 회원들과 정책 간담회를 했습니다. 유아교육 공공성, 미세먼지 대응, 한글교육 책임제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는데요. 한 학부모가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어렸을 때는 밖에서 맘껏 놀리고, 선행학습이나 사교육 없이 학교에 보내기만 해도 괜찮은 세상이 오면 좋겠다”라고요. 제가 바라는 강원교육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아이를 위한 유치원을, 우리 아이를 위한 학교를, 우리 아이를 위한 선생님을 만나는 강원도 행복청”이 되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이 : 네 지금까지 민병희 교육감님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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