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문재인 대통령 방중 기간 빚어진 중국 측 경호원의 우리 기자단 폭행 사건 등으로 ‘외교 관계에서의 결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드 보복에 이어 한국을 길들이려는 중국 측 태도에 강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현명한 외교력 발휘가 요구된다는 지적입니다.

이하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사드 갈등을 넘어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모색하는 중요한 기로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그러나 빛을 바래게 한 건, 중국 측 경호원의 한국기자 폭행 사건이었습니다.

(현장음) 노노.. 돈더치...

도를 넘은 취재 제한에 항의하는 청와대 사진기자들을 중국 측 경호원들이 무차별 폭행한 겁니다.

중국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중국 매체는 가해자가 중국 공안이라는 어떤 증거도 없고, 오히려 한국 기자들이 취재 규정을 어겼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강한 유감과 책임자 처벌 요구에 중국 정부가 진상파악에 들어갔지만, 중국 측의 무례한 외교에 대한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 첫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 인사들은 베이징을 비워 초청받은 손님이 주인 없는 집에 먼저 들어간 격이 됐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상대국 국가원수인 문재인 대통령을 팔로 툭툭 치며 환영의사를 나타내 태도 논란이 일었고,

문 대통령은 방중 기간 총 10끼의 식사 중 두 번의 식사만 중국 주요인사와 하게 되면서 ‘혼밥’이란 자조적 비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조공외교’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외교사에 치욕으로 남을 외교참사”라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등 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야당의 비판도 거셉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경제적 협력 모색 등 방중의 성과가 모조리 홀대 논란에 가려진 형국입니다.

중국의 거센 사드 보복 조치 속에, 한중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시키려는 정부 노력에도 그간 중국은 우리 정부에 외교적 무례를 범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파견한 중국 특사, 이해찬 민주당 의원의 좌석 배치로 의전 홀대 논란이 일고, 문 대통령 방중 직전 방영된 중국 CCTV와의 인터뷰는 일방적 편집으로 왜곡됐습니다.

대국임을 자처하는 중국이 잇따른 ‘소국 외교’로 주변국을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SYNC 문재인 / 대통령 (15일 베이징대 강연 中)
중국은 단지 중국이 아니라, 주변국들과 어울려 있을 때 그 존재가 빛나는 국가입니다.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잇따른 중국의 외교적 무례에는 한국과의 관계 복원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도 나와 우리의 현명한 외교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BBS 뉴스 이하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