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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개는 아무 잘못이 없다
전경윤 기자 | 승인 2017.10.30 00:53

필자는 개를 무척 싫어하는 편이다. 그냥 싫어하는 수준을 넘어 개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을 정도이다. 길을 걷다가도 개를 만나면 잔뜩 겁을 먹은채 황급히 다른 길로 가거나 멀찍이 떨어져 개가 어서 시야에서 사라지기를 기다린다. 몇 달전에는 아파트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잡자기 엘리베이터에서 튀어나온 강아지 때문에 기겁을 하고 도망친 적도 있다.

지난 한가위 연휴때는 제법 덩치가 큰 개 앞에서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는 이유로 개 주인과 언성을 높여가면서 다툰 적도 있다. 목줄을 해서 물지 않으니 그렇게까지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말에 필자는 아무리 줄로 묶어 놨어도 모두가 개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며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맞받아쳤던 것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집안에 개가 있으면 절대로 가지 않고 개를 유독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에 대해서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습관마저 생겨났다. 이 정도쯤 되면 개를 좋아하지 않는 무리들중에서도 아주 특이하고 드문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반려견 천만 시대에 동네마다 개들이 넘쳐나는데 앞으로 외부 출입을 하는데 큰 지장이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개를 쓰다듬고 껴안는가 하면 심지어 침대에서 함께 뒹구는 애견족들을 볼때마다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 정도면 개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혐오하는 수준이고 개에 대한 반감이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개를 이 정도로 싫어하면 일상 생활하는데도 애로 사항이 적지 않다. 개가 있는 곳은 자유롭게 오갈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개가 있는 장소에 가게 되면 그야말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행동을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리에서나 실내 공간에서 개를 만날 때 비명을 지르거나하는 필자의 행동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필자가 개를 싫어하게 된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천성적으로 동물에 대한 애정이나 호기심이 덜한 편이고 이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개에 의한 인명 사고가 잇따르면서 반려동물이 타인을 위협하지 않도록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를 무서워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반려견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들이 훨씬 강화되기를 바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개들에게 목줄을 매달고 개를 키울 수 있는 견주의 자격을 강화해 누구든 애완견 키우는 일에 선뜻 나서지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개를 키울 수 있는 지역을 따로 정하고 개를 키우지 못하는 동네로 이사를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이같은 생각이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에게는 정말 어이없고 황당하게 여겨질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우리 사회,나아가 지구촌 곳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 군상들이 모여 살고 있다. 너와 내가 서로 다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서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때로는 큰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다툼이 줄어들고 함께 지낼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고보니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 가운데 유명인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처칠,탤런트 노주현,개그맨 지상렬 등...필자도 개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 애초부터 개는 아무 잘못이 없었으니까...그리고 사람보다 개가 먼저일 수는 없으니까...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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