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최룡해.박광호 등 급부상

열흘동안 이어진 추석 연휴 기간동안(9월30일-10월9일) 북한의 별다른 도발은 없었다. 하지만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10일)을 맞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대신 북한은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제7기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해 현 정세를 보고하고 대규모의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번 2차 전원회의의 특징에 대해 “비상시국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회의’ 성격”으로 분석했다. 이번 회의의 첫 번째 의제를 ‘조성된 정세에 대응한 당면한 과제’로 제시한 점은 현 상황을 긴급하고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가 최고조로 달한 상황에서 체제 정비를 통한 대응차원에서 개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의 보고내용 20개 문장 가운데 5개 문장에서 ‘제재’ 표현이 사용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2차 전원회의에서 이뤄진 인사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최룡해의 위상과 역할이 대폭 강화된 부분이다. 최룡해는 당중앙군사위원에 재선출돼, 당의 중앙군사위원.정치국 상무위원, 정무국 부위원장,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정의 주요 보직을 보유하게 됐다. 최룡해는 8일 열린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추대 20주년 중앙경축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호명순서에서 기존 4순위에서 2순위로 상승했다. 주석단 배치에서는 황병서와 김영남 사이 중간지점에 위치했다. 이는 김정은이 참석했을 경우 좌석위치에 해당돼 위상 강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대외에 알려지지 않았던 박광호의 급부상도 눈에 띤다. 이번 인사에서 박광호는 정치국 위원과 당 중앙위 부위원장 당 중앙위 전문부서 부장에 이름을 올렸다. 10.8 경축대회에서 박광호의 주석단 서열이 정치국 상무위원 차순으로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중 핵심 직책일 것으로 추정돼, 이번에 물러난 김기남의 후임일 가능성이 주목된다. 10.8경축대회때는 사회를 맡아 행사를 진행했다. 경축대회 사회는 그동안 김기남이 대부분 맡아왔다.

이번 인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린 리용호 외무상의 약진이다. 외무상으로서 정치국 위원을 겸직한 사례는 김일성 시대에 있었지만, 김정일 시대 이후에는 사례가 없었다는 것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분석이다. 향후 전개될 수 있는 대미, 대중 고위급 접촉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부상한 것도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여정은 지난해 5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뒤 17개월만에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에서는 전문 경제관료가 상대적으로 중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7-80대가 대부분 퇴진하거나 2선 후퇴한 상황에서도, 은퇴했던 경제관료 출신 태종수(81세)가 정치국 위원으로 현직 복귀한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전원회의의 특징을 보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층 강화된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김정은 체제 재정비를 통한 지구전(持久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력갱생’, ‘일심단결’ 등을 대북제재의 대응책 구호로 내놓고 있는 북한 체제가 얼마나 내구성을 가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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