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에 이어 건국절 논란에 독재미화, 문재인 정부와 국정철학 맞지 않아

창조과학이라는 게 있다.

기독교 근본주의의 시각에서 성경에 쓰인 ‘창조론’을 과학으로 입증하자는 것이다. 일명 창조과학을 믿는 과학자들은 구약성서에 기록된 대홍수와 노아의 방주가 실존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수천만년 전에도 인간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진화론을 배웠던 일반적 시각에서 보면 무슨 이상한 소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를 믿고 과학으로 증명하자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이 창조과학에 대한 이야기로 뜨겁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창조과학회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문제가 제기됐을 때만 해도 ‘개인의 종교문제’로 치부됐다.

또 ‘동성애 차별 금지가 포함된 헌법 개정을 절대 반대한다’는 서명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럴 수 있다’는 반응도 다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또 불거졌다. 1948년이 건국이라는 것과 이승만 독재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뉴라이트 계열’을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대한민국 건국’을 주제로 세미나도 열었다. 문대통령은 1919년이 건국이라고 하고 제헌국회 전문에도 나와 있는데 박 후보자는 1948년이 건국이란다.

또 지난해 신문기고를 통해 “과도한 노동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 등의 여파로 우리나라는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사람이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다가서는 따뜻한 정책을 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인은 탈세에, 자녀 3명 중 2명은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보더라도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정책 기조와는 다르고 부도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사 검증 실패로 봐야할텐데, 누가 검증하고 추천했느냐다.

알려진 바로는 조현옥 인사수석이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과 함께 두자릿수로 후보자를 가렸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안경환 조대엽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고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도 사퇴했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혹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무너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박성진 후보자도 사퇴해야 한다. 좌고우면할 사안이 아니다. 일단 부적격이다. 문재인 정부와는 상반된 국정철학을 가진 자가 이 정부 각료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건국절 논란에서부터 독재미화까지 이 정부가 이를 용인할 수 있는가?

문재인 정부와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국정철학이 맞지 않는데도 장관을 해달라고 하니 넙죽 후보자 자리에 앉는 건 또 뭔가? 그 알랑한 ‘명예’때문인가?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고공행진이다. 이런 지지도만을 믿고 청와대가 오만한 인사를 감행한다면 이런 지지율은 하루 아침에 빠질 수 있다.

요즈음 박성진 논란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실망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불교계에서도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논평문에서 박 후보자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창조과학회에서 활동해 자질이 논란이 된다고 비판했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이 돌아서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하필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은 자를 추려 이 정부를 엿먹이려는 심사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청문회를 할 필요도 없다. 시간만 아까울 뿐이다.

박성진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라. 그리고 인사검증에 실패한 청와대는 엎드려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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