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고조되고 있는 반미 감정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오늘 여중생 사망사건 범대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파개정 촉구와 부시 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 동참을 거부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
서명을 하거나 시위에 참석하는 것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영합하는 것이라며 서명거부 이유를 밝혔습니다.

노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다른 후보에 비해 미국에 대해 당당한 입장을
강조해 온 것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오늘 선거전략 회의에서 전국적으로
반미 문제가 확산되고 있고
위험한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 대표는 특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직적으로 반미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파 개정과 미군 철수는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당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관련해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 대행도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반미 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즉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점차 확산되는
반미 감정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곧두세우면서도
전통적인 한.미 관계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조심스런 행보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