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0여차례 대리응시, 사후적발 피하려 단계적으로 점수 높이기도

대리시험에 사용된 위조 신분증. (부산경찰청 제공)

취업과 승진을 위해 높은 토익점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수백만원을 받고 대리시험을 쳐 준 유명 제약회사 직원이 붙잡혔습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합성사진으로 위조한 신분증으로 토익과 텝스, 오픽 등 외국어 능력 시험을 대신 응시하고, 1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회사원 30살 김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김씨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약 3년 동안 인터넷 게시판에 '원하는 점수 맞춰드립니다'라고 광고해 의뢰인을 모집하고, 1인당 400만~500만원을 받고 20여 차례 대신 시험을 봐 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유명 제약회사 직원 김씨는 시험장에서 신분확인 시 적발되지 않도록, 의뢰인의 증명사진과 자신을 합성해 신분증을 재발급 받도록 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결과, 토익 200점대 한 회사원이 800점을 받도록 의뢰했는데, 김씨가 940점을 받아주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의뢰자의 증명사진을 받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신과 합성해 신분증을 재발급 받고, 시험장 감독관의 눈을 속여았습니다.

또, 한국토익위원회가 갑자기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상대로 경찰 의뢰한다는 사실을 알고, 시험에 여러번 응시해 조금씩 점수를 높이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의뢰인 중 회사원 3명은 조작된 점수를 승진심사에 사용했으며, 또 다른 3명은 취업용으로 제출했으나 면접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대리시험을 의뢰한 10여명을 추가로 수사하는 한편, 대리시험을 친 다른 브로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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