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종, 17일 현해탄 선상에서 日 조세이 탄광 희생자 수륙영산재 엄수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BBS NEWS는 일본 조세이 탄광 희생자들의 유골 환수를 촉구하는 한일 양국 불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전해드렸는데요.

이에 앞서 관음종은 우리나라 부산에서 일본 시모노세키로 가는 현해탄 선상에서 수륙영산재를 봉행했습니다.

조세이 탄광 희생자 등 일제강점기 현해탄을 건너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오지 못한 넋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국태민안도 기원했습니다.

홍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우리나라 부산에서 일본 시모노세키로 이어지는 뱃길은 한일 양국의 오랜 교류를 상징합니다.

과거 선진 문물이 이곳을 통해 전해졌지만, 근대 일제강점기에는 강제로 징용된 조선인들이 차가운 밤바다를 가르며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대한불교관음종이 현해탄 선상에서 엄수한 수륙 영산재는 그래서 더욱 뜻 깊었습니다.

어두운 밤, 현해탄 위에서 고혼들을 천도하는 구슬픈 염불소리와 처량한 듯 슬퍼 보이는 승무는 나라를 잃고 일본으로 강제 이주해야만 했던 조선인들의 아픔을 새삼 떠올리게 했습니다. 

[홍파스님/ 관음종 총무원장: 어쩌면 일제강점기 강제로 징용되었던 조선인들도 오늘과 같이 차가운 밤바다 위 똑딱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넜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수륙 영산재는 물과 육지의 모든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지만, 특히 조세이 탄광 희생자 등 강제로 현해탄을 건너갔다가 되돌아오지 못한 모든 넋들을 달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아흔 일곱 살을 맞은 김인분 보살은 80년 전 꽃다운 청춘의 나이로 배를 타고 시모노세키를 통해 일본으로 이주해 서러운 타향살이를 감내해야했습니다.

[여우석 (아들), 김인분 (어머니)]

김인분 보살은 이제는 성공한 사업가인 아들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배에 올랐지만, 아직 한을 안고 배에 오른 이도 있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는 김형수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족회장입니다.

김 회장은 아직도 이국의 차디찬 바다 밑에 묻혀 있는 삼촌 등 조세이 탄광 희생자들을 위해 수륙재를 마련해준 관음종에, 그리고 불교계에 거듭 감사를 표했습니다.

[김형수/ 장생탄광 희생자 유족회장: 불교계에서 작년하고 올해 이렇게 많이 와서 추모재에 참석을 해주고, 해주시니깐 정말로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사합니다.)]

현해탄 선상 수륙재에는 20여 명의 관음종 주요 소임자 스님들과 전국 17개 사찰에서 온 140여명의 관음종 불자들이 함께했습니다.

[스탠딩] 늦은 밤 현해탄을 가로지르며 엄수 된 위령제는 민족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됐습니다. 현해탄에서 BBS 뉴스 홍진호입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