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용의 실현 가능성 적어...그래도 안전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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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판도라>가 연말 극장가에서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4백만 관객을 넘어섰는데요.

지진으로 인한 원전 안전을 다룬 재난 영화입니다.

지난 9월 12일 경주 지역에서 최대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지진으로 인한 원전 안전에도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영화 <판도라>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원전 안전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신두식 경제산업부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질문 1] 영화 <판도라>가 개봉 이후 연말 극장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누적 관객수가 4백만명을 넘어섰죠?

답변 1] 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를 보면 지난 27일 누적 관객수 4백4만 6,790명으로 4백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연말, 방학, 명절 이런 때가 극장가의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연말 극장가의 흥행을 이끄는 대표적인 영화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2] 그런데 영화의 내용을 보면 원자력발전소가 과연 안전한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2] 영화 판도라의 내용에 대해서 저도 걱정이 되더라구요.

원자력발전을 담당하는 곳인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취재를 했습니다.

취재한 내용을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영화는 영화다’...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원전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원전 당국에서 이중삼중의 안전 설비나 대책을 갖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질문 3] 그러면 몇 장면 짚어보죠.

강한 압력으로 원자로 건물의 지붕(돔)이 폭발되고, 폭발하면서 주변 마을과 자동차를 덮치는 장면이 실감나게 펼쳐진 장면이 있었는데요. 이 장면은 가능성이 있나요?

답변 3] 원자로가 구조적으로 안전한가라는 물음인데요.

영화에서는 540kPa의 압력으로 원자로 건물 돔 상부의 4분의 1 이상이 폭발되죠.

그런데, 원자로 건물의 구조적 건전성이 유지되는 최대압력을 ‘극한내압능력’이라고 하는데요. 1,310kPa입니다.

영화와 같이 540킬로파스칼의 압력으로 원자로 건물 돔 상부가 폭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측의 설명입니다.

영화상에서 보면 폭발 후에 원자로 건물 돔 내부에 철골도 보이지 않는데요.

원자로 건물은 철판, 콘크리트, 철근과 강선다발로 이뤄져 있습니다.

두께가 1.2m 이상입니다.

극한내압능력을 초과하더라도 콘크리트에 균열만 발생할 뿐, 돔에 구멍이 뚫릴수는 없고, 폭발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질문 4]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 상황처럼 벌어질 가능성은 없나요?

답변 4]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지난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났는데요.

5년이 훨씬 지났지만, 생생하게 기억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던 사고였는데요.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에는 철골구조가 10cm 두께의 강판 판넬 구조로 돼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앞에 말씀드린대로 철판은 물론 철근, 강선다발 등이 들어간 구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구조가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질문 5] 핵연료 손상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설비는 어떻습니까?

답변 5] 일반적으로 핵연료 손상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자로 건물압력이 751kPa이상으로 과압되지 않도록 내부압력을 낮추는 살수보조계통이 있습니다.

자동으로 물을 뿌려서 압력을 낮춘다는 얘기죠.

후쿠시마 사고때는 수소폭발이 일어나서 우려를 키웠는데요.

우리 원전에는 수소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수소를 제거하는 피동형수소재결합기 (30대)와 수소점화기 (10대)가 원자로 건물내에 설치돼 있습니다.

국내 원전과 동일한 가압경수로 원전이 미국 TMI 원전인데요.

지난 1979년 8월 28일 영화와 동일한 노심용융사고가 발생했는데.

그때도 원자로 건물의 건전성이 유지됐고, 방사성 물질의 외부누출은 없었다고 하구요.

“만에 하나 원자로 건물내에 압력이 상승해도 영화처럼 원자로 건물이 폭발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한수원측이 강조하는 사항입니다.

 

질문 6] 다른 장면 좀 짚어보죠. 영화에서 보면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서 원자로 냉각수가 유출되고, 핵연료가 공기중에 드러나면서 위험이 고조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들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답변 6]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이 규모 5.8이었죠.

우리나라도 이제는 지진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우리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지진에 견디는 능력, 즉 내진설계를 하게 되는데.

우리 원자력발전소는 규모 6.5에 해당하는 지진에도 충분히 견디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국내 원전은 규모 6.5 또는 규모 7.0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고, 주요 구조물은 규모 7.2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 원자력연구소의 설명입니다.

영화에 보면 원자로냉각재계통 밸브에서 냉각수가 누설되면서 원자로 수위가 낮아지고, 이로인해서 핵연료가 공기중으로 드러나고, 그러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데요.

원자로냉각재계통이 누설될때는 다수의 냉각수 펌프와 냉각수주입 설비가 작동돼서 냉각수를 보충하도록 돼 있구요.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시키도록 시스템화 돼 있습니다.

누설된 냉각수가 수증기로 변해서 원자로 건물의 내부압력이 높아지더라도, 원자로 건물 살수계통 즉, Spray System에서 차가운 붕산수를 분사해서 압력을 낮추도록 돼 있습니다.

 

질문 7] 그 장면에서 보면 발전소장이 도면을 보면서 원자로 건물의 배기를 시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7] 일단 상황상황에 따라서 매뉴얼화 돼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발전소장과 같은 특정인의 즉각적 판단이 아니라 절차서의 절차에 따라 대응하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입니다.

원전 근무자들은 주기적으로 교육도 받고, 훈련도 받도록 의무화돼 있습니다.

절차서에 따른 비상상황 대응훈련을 주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질문 8] 밸브 시설이 많을텐데. 밸브에서 냉각수가 누출되는 것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답변 8] 밸브나 배관을 포함한 발전소 전체 설비에는 식별가능한 고유번호가 부여됩니다.

각 설비의 도면도 가지고 있어야 되구요.

발전소 전체 설비는 정비.교체.시험.점검 등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치게 됩니다.

영화에서 문제가 된 밸브나 배관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와 기준에 따라서 주기적으로 성능시험과 가동중 검사 등을 수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배관 감육관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중장기 설비 건전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설명했습니다.

 

질문 9] 영화에서 보면 정부의 대처상황에도 답답한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방사선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 정부 관계자가 대응책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는 대응책이 마련돼 있나요?

답변 9] 이 부분도 매뉴얼화 돼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선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 한국수력원자력, 지자체 등이 어떤 행동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돼 있는데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와 방사능방재대책법’이 있는데. 여기 규정돼 있는 방사선비상계획, 위기관리표준, 실무, 행동 조치 매뉴얼에 따라서 각 기관들이 대응조치를 수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정부는 방사선비상사태를 총괄하고, 주민보호조치를 결정하는 임무가 있구요.

한수원은 원전내 사고 수습과 완화조치를 수행하게 됩니다.

자자체는 정부의 주민보호조치 결정에 따라서 주민보호를 실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질문 10] 영화에서 보면 한별1호기 내부의 직원들이 부상을 입고, 문제가 발생했는데. 지역 주민들은 발전소 내의 상황으로 모르고, 결국 IAEA 감시카메라를 통해서 방사선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국민들에 알리는 절차는 어떻게 돼 있나요?

답변 10] 네.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선비상사태가 발생한다면, 한수원과 지자체가 비상단계별로 주민에게 통보하게 됩니다.

원전반경 5킬로미터 지역에 설치된 비상경보방송망이나 재난문자서비스 등을 이용하게 되구요.

방송과 언론을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즉시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모든 정보 공개는 정부에서 시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는 정제되지 않는 정보가 확산될 경우에 유언비어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단 제대로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즉각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11] 영화에서 보면 섬뜩한 장면도 있습니다. 대피한 주민들을 실내체육관에 가둬두고, 경찰과 공무원들만 철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나요?

답변 11] 방사선비상사태가 발생해서 정부에서 주민 소개를 결정했다면, 대상 주민들은 마을주변 집결지에 우선 모이게 됩니다.

집결지는 통상적으로 마을회관이나 기차역, 학교, 면사무소 등 주민들에 누구나 알 수 있는 장소, 또 버스 같은 교통수단이 정차할 수 있는 곳입니다.

관할 기초지자체 또는 광역지자체에서 지정하고 있습니다..

소개 대상 주민은 마을주변 집결지에서 지자체 방재요원의 안내에 따라 미리 준비된 구호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구호소는 방사능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일주일 정도 생활할 수 있는 전기.수도.취사시설 등을 갖추었거나 즉시 갖출 수 있는 곳인데요. 학교, 체육관, 강당 등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주민 구호물품은 지자체에서 조달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비축.관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질문 12] 영화에서 보면 주민들이 대피할 때 방사능이 황사처럼 몰려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건 과학적으로 맞는 것인가요?

답변 12] 방사능이라는 것이 무색,무취하기 때문에 사람의 오감으로 인지할 수가 없습니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방사능 존재 여부를 알려면 특별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방사능이 황사처럼 보이도록 한 장면은 영화의 극적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원전 사고때 주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바로 방사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신속한 대피를 위한 훈련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질문 13] 영화에서 보면 노후 원전을 2개월동안 졸속 보수공사를 하고 계속 운전한다는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답변 13] 실제로 원자력발전소의 계속 운전은 2개월 보수공사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계속운전이라는 것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 정부에서 법적 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엄격히 심사하게 되구요.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에 10년간 계속해서 운전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계속운전 준비는 일반적으로 약 7년 동안의 장기간이 소요되구요.

크게 종합안전성평가 2년, 인허가심사 2년, 설비개선 3년을 거치게 됩니다.

이때 지역주민 의견수렴도 거치게 되구요.

안전성 평가후에도 정부와 규제기관에서 약 2년동안 적정성 검사를 합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나 민간단체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안전성 전반에 대해 점검하게 됩니다.

참고적으로 계속 운전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 있는 해외 원전에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원전 가운데 설계수명이 지난 원전이 151기인데, 이 중에 95%인 144기가 계속운전을 했거나 하고 있습니다.

 

질문 14] 영화의 장면들을 통해서 원전 안전 문제를 짚어봤는데요. 그래도 원전을 반대하는 여론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답변 14] 원전의 찬반 논란은 우리나라만 있는 것은 아니구요.

원전이 도입돼 있거나 도입하려는 나라에는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기후변화체제에서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풍력,조력,태양광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는데요.

문제는 비용이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원전이 도입된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영화 <판도라>를 계기로 지진 또는 원전 안전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더욱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가동되고 있는 원전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높여야겠구요.

만약의 사태에 대응하는 체계도 더욱 업그레이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영화 판도라를 계기로 원전의 안전 문제에 대해 신두식 기자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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