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 버드나무한의원장(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 BBS 부산 ‘부산경남 라디오830(11월15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진주 FM 88.1 Mh 08:30~09:00)
● 코너명 : 주간섹션 한의학상담
● 진행 : 박영록 BBS 부산 보도부장
● 출연 : 이혜진 버드나무한의원장(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앵커멘트)다음은 주간섹션 한의학 상담시간입니다. 오늘은 버드나무한의원 진료원장으로 계시고,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혜진 한의사와 함께 합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이혜진 버드나무한의원장(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질문1)날씨가 꽤 쌀쌀했다가 조금 따뜻해졌다가 그래요 요즘. 추운 날씨에는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오늘은 안면홍조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신다구요?

-스트레스나 감정변화, 음주나 추위에 따라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반응입니다.

그러나 자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그리고 오랫동안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안면홍조라고 하여 치료의 대상으로 봅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안면홍조환자들의 10명 중 7명은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술에 취했느냐, 화났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쉽게 얼굴이 붉어져 주위로부터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단순히 얼굴이 붉어지는 게 무슨 문제냐 생각할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질문2) 안면홍조로 인해 대인관계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간과하지 말고 치료받는 것이 좋겠네요. 안면홍조를 방치하면 어떻게 됩니까?

-안면홍조를 단순히 피부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얼굴로 열이 쏠리게 되면, 얼굴에 있는 혈관들이 탄력을 잃고 늘어져 모세혈관 확장증과 같은 2차 피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피지분비량이 많은 청소년기의 홍조는 염증성 여드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머리는 시원하고 몸의 아래쪽은 따뜻해야 한다는 말 들어보셨죠? 지속적으로 안면으로 열이 쏠리게 되면 손발과 인체 하부 쪽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집니다. 인체 열대사의 불균형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지요.

위쪽으로는 탈모, 여드름, 두통, 가슴답답,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이 아래쪽으로는 수족냉, 손발 저림, 하지불안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 발기부전, 불임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지요.단순히 피부질환이 아니라, 인체의 열대사가 붕괴된 전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질문3) 방치하면 생각보다 심각해지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안면홍조의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안면홍조의 원인에 따라 유형이나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로는 갱년기 여성들의 안면홍조가 있겠습니다. 안면홍조는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으로, 갱년기 여성의 4명중 3명이 경험합니다. 얼굴만 붉어지는 일반적인 홍조와는 달리 얼굴이 열이 나면서 식은땀이 동반됩니다. 안면홍조와 함께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불안감 등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시상하부의 체온조절 구간이 좁아져 쉽게 열감을 느끼기 때문인데요.

한의학적으로 자궁과 난소는 인체에서 물의 기운을 주관합니다. 자궁과 난소의 기운이 쇠퇴하면서 물이 기운이 약해지면 열을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더위나 스트레스로 인해 열이 발생하여도 잘 식혀진다면 문제가 없겠죠. 마치 냄비에 물이 충분하면 열을 많이 가해도 천천히 끓지만, 냄비의 물이 부족하면 열을 조금만 가해도 물이 쉽게 끓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따라서 갱년기 여성의 안면홍조는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몸 내부의 호르몬과 열의 불균형이 피부 쪽으로 드러난 전신질환입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갱년기 안면홍조를 겪은 여성 환자의 경우 골다공증 발병률이 최대 3배, 심장관련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2배로 높다고 합니다.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고 쉽게 넘길 것이 아니라, 건강의 경고음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질문4) 또 다른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스트레스에 의한 홍조가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반복되어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상실하여 생깁니다. “뚜껑 열린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요? 스트레스로 인한 열이 해소되지 못하고 위로 치받아 오르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교감신경을 지속적으로 활성화 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을 고갈시킵니다. 부신이 고갈되면 우리 몸의 스트레스 저항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지요.

과거 안면홍조는 갱년기 여성의 전유물처럼 느껴졌지만 최근에는 학업 스트레스, 취업난 등으로 인한 젊은 안면홍조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3개 종합병원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안면홍조 환자가 46퍼센트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질문5)다른 원인이 또 있나요?

-갱년기나 스트레스성 다음으로 많은 것이 감정홍조인데요. 갱년기나 스트레스성 홍조가 중년에게 다발한다면 감정홍조는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신체대사가 빠른 젊은층에서 자주 보입니다.

정상적인 자극에도 과민반응을 나타낼 때 알레르기라고 표현을 하죠.

감정홍조는 감정의 알레르기와도 같아요. 조금만 부끄럽거나 당황하거나, 화가 나도 남들보다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환자들을 일컬어 감정홍조라고 부릅니다.

젊은 층의 안면홍조는 대인관계가 활발하고 사회활동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더욱이 피지분비량까지 많은 시기이므로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으로도 쉽게 진행됩니다.

질문6) 한의학적으로 홍조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생활습관의 교정으로 나아지지 않는 안면홍조로 삶의 질이 떨어져있다면 적극적인 내원치료를 권합니다.

첫 번째로는 얼굴로 쏠린 열과 압력을 감소시킵니다. 두 번째는 지속적인 열로 인해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키는 치료를 병행하여 피부진정과 재생을 돕습니다. 인체 내부적으로는 원인과 체질에 따른 한약처방을 하게 되는데요.

갱년기 여성의 경우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전신의 호르몬 균형을 맞추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성 홍조의 경우 심장의 열을 꺼트리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간의 울결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치료를 합니다. 감정홍조의 경우 심장을 강화시키면서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주는 방향으로 처방을 하게 됩니다.

질문7) 기타 홍조증상에 도움 될만한 생활수칙을 알려주신다면요?

-가벼운 안면홍조의 경우 생활습관의 교정이 추천됩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콩류의 식사나 이소플라본 보충제, 블랙코호시, 비타민E 등을 영양 보충제로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블랙코호시는 여성의 호르몬 불균형을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식물로 한약재로는 승마로 불리죠.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여 에스트로겐 분비를 유도하는 물질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도 합니다.

또한, 평소에 아래쪽의 순환을 높이기 위해 족욕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보다 약간 따뜻한 물에 복숭아뼈까지 잠근 후 10분에서 15분 정도 해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같은 원리로 발목펌프도 효과가 좋은데요. 발목펌프가 없는 경우 발끝치기도 좋습니다. 양발을 어깨만큼 벌리고, 엄지발가락끼리 마주쳐주는 것인데요, 새끼발가락은 땅에 닿을 만큼 움직여주시는 것이 좋아요. 20~30회 반복하면 역시나 혈액순환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

얼굴의 열감을 떨어트리는 방법으로는 식염수 팩이 좋아요. 식염수는 인체의 우리 몸의 체액과 동일한 성분으로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고 열감을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있어요. 약국에서 렌즈세척용이 아닌 멸균식염수를 구입하여 화장솜에 충분히 적신 후 15분 정도 얼굴에 올려놓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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