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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한반도를 흔든 규모 5.8 지진은 통상 '경주 지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붙여진 이런 명칭이 천년고도 경주가 처한 어려움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12일 전국을 뒤흔든 규모 5.8의 지진과 이어진 여진의 여파로 경주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문화 관광도시로서 천년고도 경주가 지켜온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

이맘때쯤이면 수학여행으로 찾아오는 초중고등학생들로 넘쳐나야하지만 행선지를 바꾸는 학교가 태반입니다.

실제 조사 결과 지진 발생 후 경주 수학여행의 90%가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 숫자도 지난달 56만 8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SYNC/이정완 팀장/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 관광객 수는 9월 12일에 지진이 나고 처음에는 10%밖에 안됐습니다 100이라면 10%밖에 안왔어요 거의 전멸이죠]

경주 시민들은 언론이 통상적으로 쓰고 있는 ‘경주 지진’이란 표현이 경주의 이미지를 ‘지진 도시’로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당시 진앙지가 행정구역상 경주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피해는 전국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지진을 특정 지역에 한정시켜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SYNC/이정완 팀장/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 (예를 들어) 공주에 지진이 났다고 해서 '공주 지진'이라고 하면 그 지역의 상권은 몰락합니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정말 위험한 발상입니다]

최근들어 정치권에서도 '경주 지진'대신 '9.12 지진'으로 표현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의 경우 처럼 ‘경주 지진’도 '9.12 지진'으로 부르는게 어떻겠냐는 겁니다.

[SYNC/이정현 새누리당 대표(9월 18일 당정 간담회 中): 우리는 미국에서 '9.11 테러'라고 한 것처럼 '9.12 지진' 이런 식으로 우리가 이름을 명명을 하게 된다면 특정 지역이 아니라 온 국민들의 관심사항이 될 수 있고...]

불교 문화의 보고인 천년고도 경주의 이미지가 ‘지진 도시’로 굳어져버린다면 장기적으로 문화유산 보존과 관광 활성화에도 큰 타격이 우려됩니다.

경주 지진을 '9.12 지진' 같은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대책부터 필요해보입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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