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분산으로 쏠림 현상 완화해야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잠시 직장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가족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간이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한가로움을 즐기는 날을 그려보게 된다.

그런데, 여름에 휴가객들이 몰리다보니 여유를 찾기는 힘들어진다.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휴가지로 향하는 고속도로와 국도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숙박시설 예약도 어렵고, 어렵게 숙박시설을 구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휴가지의 먹거리도 사람들이 몰리긴 마찬가지다. 맛집이라고 찾아가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된 서비스는 기대하지 못한다. 허기를 때우는 것에 만족해야 할 때도 있다.

올해도 휴가객들이 7월말에서 8월초 사이에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의 교통수요 분석결과를 보면 올해 여름 특별교통대책기간(7월 22일부터 8월 7일까지 17일간) 동안 연인원 8천 64만명, 하루 평균 474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동안 전국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총 7천501만대, 하루 평균 441만대에 이른다. 작년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책기간동안 올 여름휴가객의 63.2%가 몰리는데, 그중에서도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7일동안 전체의 46%가 집중된다. 정부는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우회도로 지정 등을 통해 교통량이 분산되도록 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수송량도 늘릴 방침이다. 그래도 휴가지를 오갈 때 교통정체는 각오해야 할 듯하다.

여름 휴가철에 휴가객들이 몰리다 보니 해외를 찾는 여행객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조사결과 국내 휴가 비율은 지난해 91.4%에서 올해 87.1%로 감소했다. 반면, 해외여행 비율은 지난해 8.6%에서 올해 12.9%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답고 볼 곳이 많은데, 해외로 가는 여행객을 보면 좀 아쉽기도 하다. 국내 경기도 안좋은데, 꼭 외국 가서 돈을 써야하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휴가철에 휴가지를 가보면 외국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을 이해할만도 하다. 이동하는 것, 자는 것, 먹는 것이 다 어려우니 말이다.

휴가 이용시기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때 어려운 것이 자녀들의 일정이다. 보통 학교 방학은 한달 정도의 기간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들이 일주일 정도를 그것도 7월말이나 8월초에 단기 방학기간을 둔다. 이때를 놓치면 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 어렵고, 그래서 여름휴가 기간도 몰릴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정부에서 일부 법정 공휴일을 현행 ‘날짜 지정’ 방식에서 ‘요일 지정’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몰리는 휴가를 분산시키고, 제대로된 휴가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합리적인 검토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여름 휴가를 즐기기 어렵다면, 봄,가을 또는 겨울 휴가를 즐기는 다양성이 있는 사회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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