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기획 리포트 두 번째 순서입니다.
억대의 건국대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은 평소 수많은 각계 인사들과 골프를 즐겼습니다.
지난해 12월 법원의 1심 판결문 범죄일람표에는 김 이사장과 골프를 친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등장해 빈축을 샀는데요.
매번 송사에 휘말릴 때마다 관련 전문가들을 석좌교수로 임명해 비호세력을 꾸린 의혹도 포착됐습니다.
보도에 박준상 기자입니다.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이 골프를 치는데 쓴 돈은 한해 평균 3천2백만 원.
거의 대부분 법인비용으로 썼습니다.
사립대학교 등록금이 학기당 4백만 원이라고 볼 때, 학생 한 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의 등록금에 해당하는 돈을 1년 동안 골프 접대에 다 쓴 겁니다.
지난해 12월 서울동부지방법원 재판부가 선고한 1심 판결문에는 유별난 골프 사랑을 자랑했던 김 이사장의 행적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습니다.
김 이사장과 함께 골프를 친 이들 중에는 건국대 출신을 포함해 정계와 법조계, 언론계의 쟁쟁한 유력 인사들이 등장합니다.
김 이사장과 골프를 쳤던 한 국회의원의 말입니다.
<인서트1/ 국회의원(음성변조)>
“(이사장 측에서)불러서 학교 일도 이야기할 겸 해서 다른 분과 만난 적 있는 것 같고... 모교의 이사장이니까 행사 때도 만나게 되고 하면서...”
특히 이 명단에는 현직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한 때 총리 후보였던 거물급 법조인, 그리고 건국대를 관할에 두고 있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출신의 인사가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 때문에 동부지법에서 열린 지난 1심 선고에서 검찰은 김 이사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봐주기 판결’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교육부 감사가 있을 땐 차관 출신의 모 인사를, 검찰수사를 받을 땐 전직 고검장과 지검장을 석좌교수로 두는 등 로비통로를 만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BBS는 자세한 해명을 듣기 위해 김경희 이사장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휴대전화는 계속 꺼져있었습니다.
또, 최측근이었던 상임감사 정 모씨와 비서실장 김 모씨는 전반적인 의혹에 대한 설명을 거부했습니다.
인사청탁 명목으로 이사장에게 억대 금품을 전달한 혐의 등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습니다.
정 모씨와 김 모씨의 말입니다.
<인서트2/ 정 모씨, 김 모씨>
“저는 답을 할 입장이 안 되고요. 이미 학교 떠났기 때문에요. 아무런 답을 할... 죄송합니다.”
“(호화 골프 논란은?)조직의 장이니까 운동도하고 그랬겠죠.(이사장님한테 1억 전달했다는 의혹 있던데) 그건 잘못된 거구요. (설명을 해줄 수 있습니까) 운전 중입니다. 미안합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측은 골프장 개장 초기 진행했던 통상적인 마케팅으로, 3년 전에 했던 골프를 지금 진행 중인 재판의 로비와 엮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또 석좌교수직을 통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교육을 위해 임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김경희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1일입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BBS뉴스 박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