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도법 스님 지음/ 도서출판 아름다운 인연

너무나 유명한 스님이 또 책을 냈다. 책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선가록에 나오는 말이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스님이 쓴 책이 부처를 죽여라는 제목이다. 이상하다. 부처는 스님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나 유명한 스님 도법 스님이 이 말을 책 제목으로 선택한데는 필시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다.

우선은 본질을 바로 보라는 말로 들린다. 자성을 바로 보고, 현실을 바로 보고, 역사를 바로 보고, 미래를 바로 보라는 말로 들린다. 바로 보라는 말이 먼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열어 보면 그 답이 열린다. 모두 10편이다. 1편은 싯타르타의 탄생부터 시작한다.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 싯타르타. 도법 스님의 사유를 거치면 왜 싯타르타가 인류의 스승이 된 이유가 명쾌하게 나온다. 부처님을 온전하게 알기 위한 첫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2편 발심이다. 무엇 보다 출가정신에 대한 철저함이 있다. 싯타르타의 발심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작업은 출가의 출발이자 수행의 전부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 수행자들이 보여주는 자기 중심의 이기적인 사고와 깨달음만 앞세우는 한국불교의 수행풍토를 비판하고 있다.

3편, 4편은 출가와 수행이다. 그리고 5장은 깨달음이다. 또 싯타르타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6장 전법이다

이렇게 속도를 내서 읽어가다 보면 싯타르타와 도법 스님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보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떠나 이 곳 한국 땅에 구현되고 있는 싯타르타, 그은 도법이다. 부르는 입술은 달라도 의미는 하나다.

바로 우리 부처님 여기에 오셨네.

9장과 10장은 이부승가와 입멸이다. 여기서는 승가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단호히 말한다. 스님은 한국불교는 비전이 없다. 위기의 현대사회를 해결할 만한 자질과 역량도 부족하다.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바로 승가정신의 회복이다.

마지막 입멸에서는 차라리 장엄하다. 한 새벽 한 마리 귀뚜라미가 온 세상 귀뚜라미 울음으로 물들이듯 작은 풀잎소리가 우렁차게 퍼진다.

해답은 이것이다. 삶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죽음을 알라고 설파한다. 죽음을 모르고 죽음을 극복할 수 없다는 일갈이다.

이 말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극히 평범한 말이 위대하게 들린다.

깊어가는 가을날, 삶이 묻어있는 글. 권한다. 이 책을은 읽어볼 만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도법 스님 지음


2. 근대개인주의 신화

이언 와트 지음/이시연-강유나 옮김/문학동네

저자 이언 와트는 영국에서 태어난 영문학자다. 2차 대전에 참전해 포로가 되었고, 45년까지 영화 <콰이 강의 다리>에 묘사된 일본 포로수용소에 감금돼 강제노역을 하기도 했다.

그 후 켐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 UCLA와 하버드대에서 연구했다. 또, 버클리와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학을 거쳐 스탠포드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재직했다.

와트 교수는 평가는 이렇다. 18세기 영국 사회 변화의 틀속에서 소설의 부흥을 분석하고, 영문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하고 있다. 바로 <소설의 발생 : 디포, 리처드슨, 필딩 연구>라는 책이다.

이 책은 서양 근대문학사에 개인주의 전통이 확립되는 과정을 그렸다. 방법은 네 인무을 통해 추적했다. 파우스트와 돈 키호테, 돈 후안,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다.

이들의 공통점은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허구적 인물로 치부할 수도 업슨 일종의 중간 영역에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을 통해 서구에서 개인주의를 집중 조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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