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오늘 각각의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최종 결정했습니다.
 
삼성물산 주총은 오전 9시부터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는데요.
 
여론의 관심을 반영하듯 취재진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저도 취재를 위해 현장에 있었는데요.
 
삼성과 엘리엇이 법정공방까지 가는 첨예한 대립이 있었던 만큼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주총은 중복된 위임장을 정리하는 작업 때문에 당초 9시보다 30여분 정도 늦게 시작됐는데요.
 
주총장에 실제 참석한 주주수는 552명이었는데, 이들 주주들의 찬반 토론 역시 매우 치열했습니다.
 
합병 반대 의견의 대부분은 제일모직과 1:0.35로 돼 있는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즉 제일모직 주식 1주는 한라봉이고 삼성물산 주식은 한라봉 1개와 바꿀 수 있는 감귤 세 개다 라는 거죠.
 
그러니까 삼성물산 주주들이 왜 우리가 감귤이냐..면서 반발한 겁니다.
 
이렇게 치열한 찬반 토론 직후 합병안 승인을 위한 표결이 시작됐는데, 개표결과 위임장을 포함한 참석률은 83.57%, 이중 69.53%가 찬성해 합병안이 통과됐습니다.
 
합병 가결 요건인 참석 주주의 3분의 2, 즉 66.67%의 찬성률이 나와야 하는데, 2.86%포인트 차로 합병에 성공한 셈입니다.
 
이로써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합병 저지 시도는 불발됐습니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가 박빙의 승부를 예상한 것에 비하면 “삼성의 낙승이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삼성이 외국인 주주 상당수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소액주주들도 합병 비율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과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시각 태평로 삼성생명빌딩에서 열린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85.8%의 출석률을 보인 가운데 참석자 모두가 만장일치 박수로 합병안을 승인했습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서 통합 삼성물산은 사실상의 지주회사가 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 대주주로서 명실상부한 그룹의 '오너'가 됐습니다.
 
참고로 오늘 주주들의 찬반토론에서 나온 의견 몇가지를 소개해 드리면 “개인 이익으로 따지면 합병에 반대하는 게 맞지만 국내 제1기업인 삼성의 미래가 국익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찬성하겠다”는 의견이 있었구요.
 
“합병이 된다고 해서 삼성물산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엘리엇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대다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특수 관계의 주주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불공정한 합병이며, 이를 주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라며 거듭 반대 의사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영신 기자 / ysjeon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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