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찬, 활자본, 1613, 25권 25책, 보물 제1085-2호, 장서각. 1596년에 허준이 왕명을 받고 편찬을 시작하여 1610년에 완성한 백과사전적 의서. 1611년에 이정구(李廷龜)가 서문을 쓰고, 1613년에 내의원에서 간행하였다. 같은 판본인 국립중앙도서관·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본과 함께 1991년 보물 제1085호로 지정되었으며, 장서각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은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15년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양창욱(이하 양): 2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를 시작하겠습니다. '동의보감' 하면 모르시는 분이 없죠. 우리 허준 선생님의 동의보감 참 유명한데, 우리나라 최고의 한의서고요. 최근에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이 됐다고 합니다. 이랬더니 원래 국보가 아니었느냐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에 국보로 승격된 거죠. 이 의미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문화재청 정제규 전문위원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시죠?

정제규(이하 정): 네, 안녕하십니까? 정제규입니다.

양: 네,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우선 동의보감은 다들 아시겠지만, 어떤 책인지 또 한 번 설명 해주셔야죠.

정: 네, 잠깐 언급해주셨지만, 지금까지 국보가 아니었나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십니다. 동의보감은 1613년 당시까지, 2000년 이상의 한의학 이론들을 집대성한 아주 유명한 책입니다. 86종의 방대한 동양의서들이 자료로 인용됐습니다. 

양: 그러니까 1613년 이전까지 2000년 동안을?

정: 그렇죠. 편찬간행 시점이 1613년이 되기 때문에, 이전 2000년 동안의 동양한의학 지식, 경험 이런 것들을 집대성한 책이 되겠죠. 이것이 1991년에 보물로 지정이 돼있었습니다.

양: 1900 몇 년이요?

정: 1991년에 중앙도서관 소장본, 2008년엔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본, 그리고 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본, 이 책들이 대표적으로 보물로 지정이 돼 있었죠.

양: 그런데 위원님, 잠시만요. 제가 우선 먼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죄송합니다. 근데 동의보감은 몇 권이죠, 모두?

정: 전체 25권 25책입니다.

양: 아, 허준 선생님이 처음 편찬하실 때 25권 25책이었는데, 판본이 왜 이렇게 여러 종류가 있는 겁니까?

정: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것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나무 목판이 아니라 나무 활자입니다. 목활자로 찍어낸 목활자본이 되겠고요.

양: 목활자본, 네.

정: 그렇습니다. 목활자본으로서 새로 처음 찍어낸 초간본이라고 보통 이야기합니다.

양: 네, 그렇군요.

정: 역사적 가치나 자료적 가치를 참고해서 보물로 지정이 돼 있었고요. 이것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2009년에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국보 승격이 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그 가치에 맞는 위상이 정립되었다고 하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보물이나 국보나 그 가치가 훌륭한 것은 비슷하지만 국보로 승격되면 아무래도 보존 예산이나 정책이 강화됩니다.

양: 이게 그러니까 보물로 있을 때, 세계기록유산으로 먼저 등재가 되고 그리고 나서 국보가 되는 그런 순서가 됐군요. 언뜻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국보로 먼저 된 다음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고 이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 그런데 저희들이 보통 보물하고 국보를 구분하시는데요, 실제적으로 보물은 역시 한 국가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재가 될 것 같고요. 그리고 국보는 보물 가운데서도 유일무이한, 그 가치가 분명한 것들을 국보로 가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늦은 감은 있지만 보물 보다는 국보로 지정, 관리하는 게 좋은 것이고, 조금 늦은 감은 있습니다.

양: 늦었다면 왜 늦어졌을까요? 지금까지 국보로 지정되지 못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정: 가치에 대해선 누구나 공감을 했습니다. 다만 국보로서 굳이 지정을 해서 관리를 해야할 것이냐 그런 문제점을 지적했던 분들도 있고요. 지금 현재 국보로 늦게 지정은 되었지만, 그 위상을 제대로 정립하자는 의견이 어느 정도 통일되고 갖춰졌기 때문에 지금 국보가 되었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양: 네, 그렇게 이해를 해야 되는군요. 그런데 판본이 수십 종이었는데 그 중에 세 건만 보물로 지정이 됐었잖아요. 다 보물로 지정이 안 된 이유는 어떤 이유입니까?

정: 동의보감은 말 그대로 간행된 이후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희가 이번에 국보로 지정한 것은 아까 말씀드렸던 초간본이 되겠고요.

양: 목활자 초간본. 이것 하나만 국보로 된 거죠?

정: 그렇죠. 목활자본이 국보가 된 겁니다. 그것이 지금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것은 오대산 사고에 소장된 것이고요. 그리고 한국학연구원에 있는 것은 적성산 사고에 소장되었던 것이고요. 서울대규장각은 태백산 사고본에 소장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일본이나 중국, 우리나라에서 목판으로 찍어낸 책 합본은 비교가 된 측면이 있습니다.

양: 아, 그렇군요. 예. 이렇게 국보로 승격된 동의보감이 앞으로 어떻게 보존돼야 하는지 끝으로 설명 좀 해주시죠.

정: 저희들이 국보 지정 이전에도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보존과 활용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국보로 승격, 지정이 됐기 때문에 국가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끔 동의보감의 내용, 우수성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활용에 집중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이라든지, DB자료 등 이런 자료들에 대해 연구자들이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요. 이를 통해 동의도감의 내용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양: 네, 그렇군요. 참, 이 고서, 동의보감같은 고서가 국보로 지정된 사례가 또 있습니까?

정: 고서는 보통 전정문화재라고 하는 유형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고서도 있고 고문서들도 여기에 속해 있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고서는 여러가지 형식이 있는데, 두루마기 형식은 건축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동의보감 형태로 장정이 된 것은 선장, 끈으로 장정이 된 거죠. 선장 형식도 있고 해서 여러 고서들이 국보로 지정돼 있는데요. 고려 전까지의 고서들은 주로 불경들이 많습니다. 초조대장경들이 많죠.

양: 아, 그렇군요.

정: 그리고 조선시대로 들어오면 저희 모두가 알고 있는 훈민정음, 그리고 한자를 한글로 처음 표기했던 동국정음 같은 것들, 조선왕조실록 등등 이런 것들이 모두 국보로 지정돼있습니다.

양: 네, 그런 고서들이 국보로 지정돼 있군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갖게 잘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위원님.

정: 네, 감사합니다.

양: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문화재청 정제규 전문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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