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공개된 병원들, 지금은 가셔도 됩니다" "1급 질병관리본부장이 어떻게 다 컨트롤 할 수 있나"

 
양창욱(이하 양): 9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3부, 화요일 3부는 '화요건강백서'로 꾸밉니다. 오늘도 메르스 얘기를 집중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의학전문기자이신 신재원 선생님 나와 계십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신재원(이하 신): 네, 안녕하세요.
 
양: 요즘 TV에서 너무 자주 뵙습니다. 몇 군데나 요즘 하시는지...
 
신: 지난주부터 한 출연 10번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양: 사실 이게 2주 전부터 이 시간을 통해 선생님께서 왜 병원공개를 하지 않느냐고, 가장 먼저 얘기하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이후에 많이 나가시는 건가요?
 
신: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양: 그렇군요. 지금 이게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이?
 
신: 네, 원래 평택성모병원에서의 1차 피크는 거의 끝났다고 보이는데, 평택성모병원하고 평택굿모닝병원을 거쳐서 삼성서울병원에 갔던 응급환자가, 그 환자가 삼성병원에서 대규모 전염을 시켰잖아요.
 
양: 그렇죠, 그렇죠.
 
신: 그게 2차 피크라고 보는데.. 2차 피크가 끝나지 않은 거죠. 오늘도 환자 몇 명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가 거의 40명 가까이 됩니다.
 
양: 아이고...
 
신: 근데 또 삼성병원 응급실에서 같이 있었던 환자들이 또 다른 병원, 건국대 병원이라든지...
 
양: 네, 그 쪽으로 또 옮겨가니까..
 
신: 또 옮겨가고, 옮겨가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이게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건데 그 삼성병원에 갔던 환자들을 다 제대로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막아야 하는데 자꾸 구멍이 생기면 길어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양: 이걸 체계적으로 완전히 막을 수가 있나요?
 
신: 막을 수가 있죠.
 
양: 모든 사람들을?
 
신: 그럼요. 그 응급실에 그날 27일에 왔었던 사람들, 그리고 29일까지 응급실 있지 않았습니까?
 
양: 3일 동안.
 
신: 3일 동안 있었던 최대한 모든 사람들을 다 조사해야죠.
 
양: 전수조사 비슷하게?
 
신: 전수조사 해야죠, 당연히. 빠져나간 사람 없게... 그런데 건국대 병원에 갔던 환자들도 다 빠져나왔다는 거잖아요.
 
양: 그러니깐요.
 
신: 이런 환자들이 자꾸 생기니까,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면, 한 명이 뚫리면 몇 백 명이 격리되잖아요.
 
양: 그렇죠, 그렇죠.
 
신: 그것이 지금 반복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걸 끊으려면 전수조사를 해서...
 
양: 왜 그런 걸 못하고 있는 거죠? 우리 보건당국은? 인력이 부족해서 그런가요? 할 줄 몰라서 그러나요?
 
신: 5월 27일이면 한 열흘도 넘은, 보름 전인데 그 때만 하더라도 전수조사 이런 개념이 아니었고 사실은 원래 매뉴얼에는 밀접접촉자를 관리하는 걸로 돼 있잖아요.
 
양: 그렇죠. 처음엔 그랬죠.
 
신: 밀접접촉자라는 것이 매뉴얼 상으론 2m 이내 접촉한 사람을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처음엔 CCTV를 보고 그 환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 격리를 한 거죠. 그러다 보니깐 다른 데 있었던 35번 의사도 마찬가지고... 35번 의사도 원래는 격리대상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그런 일이 발생한 거죠.
 
양: 결국 처음에 오판하고 제대로 몰라서 대응을 못 했던 거군요?
 
신: 그러니까 밀접접촉의 개념이란 게 사실은 우리가 기침을 한다든지, 접촉을 한다든지 해야 옮는 걸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처음에? 그런데 그것보다는 전염력이 강한 것 같아요. 공기전염이냐 아니냐는 지금 논란이 있고... 확실하진 않은 얘기지만, 공기전염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바로 옆에서만 옮는 것은 아니다...
 
양: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공기전염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신: 공기전염에 대해서는 아니라고는 말을 못하고요, 100% 아니라는 말은 못하지만, 아직까지 공기전염에 대한 완벽한 증거는 없습니다. 증거는 없고 사실 뭐 평택 병원에서도, 같은 병동에 있는 환자가 병실이 아닌, 같은 병실이면 격리했겠죠. 당연히. 그러니까 같은 병동에 있는 환자가 14번 환자가 같은 병동에 있었는데 그 환자를 놓쳐서, 그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을 간 겁니다. 그럼 같은 병동 환자가 어떻게 옮을 수 있느냐... 물론 환자들끼리 돌아다니면서 옮을 순 있어요.
 
양: 네, 네.
 
신: 뭐 화장실 같이 쓸 수도 있고...
 
양: 그럴 수 있죠.
 
신: 그런 가능성은 있지만, 한편으론 좀 더 전염력이 센 것이 아니냐... 이런 의심도 처음에 합리적으로 했어야 하고...
 
양: 그렇다면 중동에 있는 거와 다른 변이 가능성이...
 
신: 아니, 변이는 없다고 나왔는데...
 
양: 믿을 수가 없으니깐요. 이것 참...
 
신: 변이 없다고 나온 건 유전자 검사, 염기서열분석해서 나온 거니까 정확하다고 보는데, 그것이 어떤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작용할 순 있겠다, 이런 생각은 듭니다.
 
양: 아, 그런 가능성이 있군요. 청와대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시는 의사분들이 당국자들과 자주 오시더라구요. 브리핑 하시러. 그래서 제가 자주 여쭤보는 게, 그 분들에게 정확한 답을 아직도 못 들어서 또 선생님에게 여쭤봅니다. 이게 수습하는 과정에서 진정국면이라든지, 이제 한풀 꺾였다, 한고비 넘겼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 기준, 포인트가 있습니까?
 
신: 그건요, 2차 진원지가 삼성서울병원이잖아요. 삼성서울병원에 지금 격리된 환자가 거의 천 명, 이정도 되지 않습니까?
 
양: 맞습니다.
 
신: 이 분들의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 그 시점을 살펴보면 대략 이번 주 주말정도 됩니다.
 
양: 그래서 이번 주가 최대 고비라는 말이 나오는 군요.
 
신: 네, 그런데 삼성병원에서 끝나면 이번 주가 최대 고비구요, 여기서 또 빠져 나가서 다른 병원에 가서 또 격리된 새로운 환자들이 생기고...
 
양: 그러니깐요.
 
신: 건국대 병원에서 지금 2백 몇 명, 140명인가 생겼잖아요. 그러니까 그 분들의 어떤 격리기간이 어느 정도 끝나면, 우리가, 아 꺾였구나,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양: 아, 그런 걸 보고 판단할 수 있군요.
 
신: 그렇죠. 환자발생 빈도나 격리대상자의 숫자, 이런 것들이 늘어나느냐 줄어드느냐, 이런 것들이 포인트가 됩니다.
 
양: 아니, 근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최악의 경우엔 끝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신: 그러니까 방역망이 그물이 새면 끝이 없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니까 빠져나간 환자가 하나 있으면, 그 환자를 통해 접촉된 사람들 조사하고 계속 방어망을 쳐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전장에 비유하자면, 서울이 예를 들어 북한이 내려와 뚫렸다 하면, 그럼 대전에서 방어망 치고, 안 되면 낙동강 가서 치고,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양: 아, 이해가 확 됩니다. 그렇죠, 그런 식으로 쳐야 하는 거죠.
 
신: 그런 상황이고, 현재 상황은 낙동강까지 밀린 상황이에요. 낙동강에서 방어를 잘 해야 합니다.
 
양: 그렇군요. 정부 얘기를 들으면 선생님 말씀만큼 위기의식이 안 와 닿더라구요. 믿기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냥 안심되는 느낌도 들고 해서... 알겠습니다. 그러면, 대통령도 계속 메르스 대응현장을 방문하면서 전국가적인 총력대응을 하고 있다 강조하고, 앞서 총리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정부 대응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로 보세요?
 
신: 최경환 총리대행께서 그저께인가, 담화하셨고, 대통령도 어제 보니까 많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시더라구요.
 
양: 네, 무엇보다 굉장히 구체적으로 많이 아시더라구요. 이전에 비해. 워딩을 들어보니까.
 
신: 예. 이게 열흘 전 쯤 그렇게 하셨어야 하는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하신다고 하니까 다행스럽게 생각하구요. 하지만 아쉬운 건 메르스 대책본부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방문하신 곳도 있고, 세 군데 정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통령이 한 군데만 방문하실 게 아니라, 여러 군데를 방문하셔야 대통령이 다 컨트롤하고 있구나, 왜냐하면 어제 받은 느낌은 이런 게 있어요. 대통령께서 가신 곳이 메인이고 나머지는 그럼 아닌 거 아니냐... 이런 느낌도 있고...
 
양: 네, 아무래도 나머지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죠.
 
신: 대통령이 이 쪽만 챙기시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대통령께서 그런 것도 좀 보여주시고. 그리고 대통령이 하실 일은 전문가를 임명해서...
 
양: 전권을 주시고?
 
신: 네, 전권을 주시고 그런 것도 중요한데, 사실은 국민들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최고통치자의 할 일 아니겠습니까? 지금 이 사태로 인해 가장 고통 받고 계신 분들이 누구입니까? 평택에 계신 분들이거든요. 분위기도 안 좋고... 그런 곳을 직접 방문하셔서...
 
양: 대통령께서 평택을 한번 가시는 게 좋다...

신: 네,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그런 제스처를 통해서...
 
양: 그럼요, 그럼요. 그랬죠.
 
신: 많이 안심시키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이 현장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병원에 가는 건 좀 말리고 싶어요.
 
양: 왜요?
 
신: 병원에 직접 가시면 또 엄청나게 소독해야 하고,
 
양: 그렇죠, 대통령이 한 번 움직이면 일이 크죠, 솔직한 말로. 안그래도 바쁜 병원인데.
 
신: 일이 굉장히 크고, 직접 치료하는 병원은 좀 안 가셨으면 좋겠고. 이런 평택이나 그런 곳을 가시는 게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양: 지금 평택에 대통령이 가시면 우선 뭘 해야 할까요?
 
신: 무엇보다 주민들을 위로하시고...
 
양: 네, 정말 그러면 그런 상징적인 모습을 통해 국민 불안이 상당히 해소되는 측면이 있겠습니다. 그렇군요. 5040님, 병원명단 미리 공개했더라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을 참 안타깝습니다. 병원 갈 때마다 조심하고 있어요. 병원공개... 저희 아침저널에서 이 시간에 신재원 선생님이 2주전에 이미 말씀해 주셨죠. 물론 그것 때문에 공개가 된 것은 아니겠지만...
 
신: 그건 아니겠죠. 사실 국민들하고 소통이 중요하고. 그저께 건국대병원에 갔다 온 환자도, 삼성서울병원에 갔다 온 사실이 정보 공유가 안 돼서, 의사가 처음 물어봤을 땐 아니라 하고, 근데 의심해서 물어보니까 나중에서야 밝혀진 것 아니겠습니까.
 
양: 그러니깐요.
 
신: 그런데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갔다 온 사실이 건국대 병원에 미리 통보됐더라면...
 
양: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겠죠.
 
신: 처음부터 격리했으면 이렇게 다른 분들을 격리하는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양: 그러니까요. 이런 문자가 또 들어와 있습니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 어느 한 사람이 재채기를 하는데 은근히 걱정됩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하죠?
 
신: 재채기하신 분들이 마스크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는데, 기침예절이 중요합니다. 마스크가 없다면, 입으로 가리고, 팔이나 이렇게 가리고...
 
양: 그렇죠. 사실 메르스와 상관없이, 재채기할 때 예절로써 입을 좀 가려야 하죠.
 
신: 네, 메르스뿐만 아니라 우리가 독감 유행시절이 매년 있는데, 그 때도 저렇게 하셔야죠. 그런데 그런 것 없이 그냥 사람 많은 곳에서 재채기 하면, 그게 다 비말감염 아니겠습니까?
 
양: 네, 비말감염이 그런 거군요. 제가 또 궁금한 것이, 어떤 메르스 감염환자, 또 이 분들하고 같이 있었던 의심환자들, 이런 분들이 어딜 만져요, 접촉했던 데를 다른 일반인들이 만지면 감염이 됩니까?
 
신: 그러니까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손이나 발에 묻을 수 있겠죠. 그래서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대략 24시간에서 48시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환자들이 거쳐 갔던 경유병원 가셔도 돼요. 그 곳에는 바이러스가 이미 다 죽었어요.
 
양: 다 죽었군요.
 
신: 다 죽었고 의료진이나 등등을 다 격리조치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병원이 발표됐다 해서, 가지 말라고 발표한 것이 아닙니다.
 
양: 네.
 
신: 그 시점에 병원에 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서지, 그 병원에 가지 말라고 발표한 건 아녜요. 그러니까 그 병원엔 지금 가셔도 돼요. 진료를 정상적으로 받으셔도 됩니다.
 
양: 네, 그런데 그 병원들은 지금 문을 닫게 생겼다고 하니까..
 
신: 일시적으론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정확하게 알고 계시면, 그 병원에 가도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양: 네. 그렇군요. 처음부터 손 씻기를 열심히 해라, 일회용 마스크를 써라, 이런 식으로 메르스 에방과 위생에 대해 여러가지 주의해야할 사항을 말씀해주셨는데, 현시점에서도 이건 여전히 유효하고 이 정도만 하면 됩니까, 일반인들은?
 
신: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중요한 방법입니다.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하고... 그리고 의심되는 분들은 당국에 신고하셔야겠죠. 신고를 하셔야 하고. 아직까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많은 국민들이 알아서 잘 하고 계세요. 사람 많은 곳은 일단 좀 피하세요. 당분간 어쩔 수 없습니다, 당분간은. 저는 사실 휴교도 의학적으로는 지역사회 감염이 아직 없기 때문에 휴교까지 할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현재 상황에선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휴교, 며칠 하는 건 심리적 불안 해소를 위해서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휴교한 아이들이 놀이터나 PC방이나, 이런 데 가는 건 안됩니다.
 
양: 네, PC방, 놀이방...
 
신: 밀폐되고 그런 공간에도 안 갔으면 좋겠어요.
 
양: 아, 맞습니다. 어린이들 놀이방이 특히..
 
신: 답답하긴 하시겠지만, 일단 이번 주까지는 자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양: 요즘 강원도로 그렇게 많이들 가신다고 그래요. 강원도가 청정지역이라 해서... 그런 얘기도 얼핏 들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아까 어떤 국면인지 잘 설명해 주셨는데 선생님 보시기에 이번 주가 지나면 진정세로 좀 잦아 들까요? 반복되는 질문같습니다만, 청취자 분들이, 국민들께서 가장 궁금해 하시는 대목이라...
 
신: 그건 정부 당국의 방역에 달렸죠. 지금이라도 방역을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셨으니까 달라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잘 막는다면 이번 주를 고비로 좀 잦아들 것이라 예측은 하지만, 이게 또 돌발적이라, 언제 어디서 환자들이 튀어 나올지 알 수가 없으니 긴장하면서 지켜보는 게 좋겠습니다.
 
양: 사실 우리나라 공무원들,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 더 심한 것 같은데, 정말 대통령 입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대통령이 좀 더 빨리 나서줬으면 했던 것이고, 다음주 미국 방문도 좀 연기해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여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컨트롤타워 논란도 결국 다 여기에서 비롯된 것 같고요. 아까 방역선 얘기도 하시고 격리자들 관리가 중요하다 하셨는데, 지금 격리자들 관이에 구멍이 너무 많이 뚫려있거든요. 외국 갔다오고, 골프 치러 가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데, 이런 것들도 보건 당국에서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격리자들 스스로 자제하며 협조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겁니까?
 
신: 그러니까 갑자기, 자가격리자 말씀하시는 건데, 일대일로 하겠다, 철저하게 해야 됩니다. 그런데 사실은 손발이 따로 놀면 안 되잖아요. 명령을 내렸는데 손발이 활동을 못하면 그게 어긋나는 것처럼. 곳곳의 언론보도를 보면, 자가격리자 관리에서 허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됩니다.
 
양: 네, 그렇군요. 제가 또 하나 궁금한 것이, 올해 만약에 이렇게 총력적 대응을 해서 국민적 협조로 잘 메르스가 마무리 되었다고 하면, 완전 퇴치됐다고 하면, 이게 내년에는 이런 것이 안 오나요?
 
신: 그건 장담하지 못 하죠.
 
양: 내년에도 창궐할 수 있는 거죠?
 
신: 메르스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도 얼마든지 올 수가 있구요. 감염병이 한 두 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언제, 어디서든 올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방역시스템이란 걸 이번 계기로 전면적으로 손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면 인력도 굉장히 부족하구요. 역학조사관이 34명이 있는데 32명이 공중 보건이란 것, 아니겠습니까. 잠깐 왔다 가는 친구들이거든요. 그러면 결국 두 명 있다는 건데... 정말 창피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데... 역학조사관이 지금 물론 지자체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질병관리본부에 딸랑 몇 명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확 늘리고 그래야 초기 대처를 잘 하겠죠. 그리고 예산도 좀 늘리고, 방역이란 개념이, 전 국민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인식이 많이 바뀌셨을 거예요.
 
양: 그럼요, 많이 바뀌었죠.
 
신: 방역이란 게 예전에, 이질, 콜레라, 장티푸스 이런 것 아니면 모기방역, 소독차 지나가고, 기껏 이런 게 방역이었거든요.
 
양: 그야말로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죠.
 
신: 그런데 21세기의 방역은 전 세계적인 신종전염병에 대한 대응이, 바로 방역입니다.
 
양: 저희는 지금 전혀 방역이 안 돼 있는 건가요?
 
신: 그러니까 메르스 뿐만 아니라 사스도 있었죠. 그리고 조류독감도. 우리나라 조류독감 자주 오는데, 이것이 변이가 오면 인간한테 옮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엄청난 유행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신종플루 겪었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언제 변이가 될지 몰라요.
 
양: 그렇군요.
 
신: 그러니까 이런 것들에 대한 기본적인 조직을 갖추고, 인력을 갖추고, 예산을 갖추고, 연구도 해야 되고. 그리고 전 세계와 공조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양: 질병관리본부 이런 것 하나 갖곤 안 되는 거죠?
 
신: 그러니까 사스 때, 사스를 겪으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있어야 겠다 해서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참여정부에서. 저는 이번 기회에 이걸 확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확대해서 격상시키고... 사실 질병관리본부장이 예를 들어, 1차 책임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1급이에요. 1급 공무원이 다른 부처 컨트롤을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안 되잖아요.
 
양: 아, 그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군요.
 
신: 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제가 알기론 장관급이나 차관급인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위상을 좀 높이고 예산도 많이 주고, 연구도 많이 하고, 이런 게 필요하지 않나. 이번에도 문형표 장관이 보건전문가인가 이런 얘기 많이 나오잖아요. 사실 복지전문가잖아요. 예산전문가. 연금전문가니까, 사실 이런 사태 발생했을 때... 저는 어저께 문형표 장관이 국회가서 혼나는 것 보고, 아니 저 사람한테 저렇게 물어보면 제대로 답변하겠냐, 저 사람이 전문가도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장관 혼내서 뭐 합니까.
 
양: 그러니깐요.
 
신: 장관이 (이 사태가) 끝나면 물러나더라도 혼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 맞아요. 우리 정치권은 꼭 그렇게 같이 아무 것도 안 해놓고 뒷북을 쳐요. 
 
신: 사실 정치권도 뒤늦게 대책회의 만들지 않았습니까?
 
양: 그렇죠. 우리나라는 그럼, 전염병 전문 병원도 없는 거죠?
 
신: 현재는 없구요, 시설도 부족해요. 이번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니까 당장 격리병상 모자란다, 이런 얘기 나오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평소에 운영하려면 엄청난 돈이 듭니다. 예산이 없으면 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이런 것도 제가 봤을 때는 한 두 배, 세 배 늘려서 충분히 케파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양: 네 참, 오늘 말씀 주욱~ 들어보니까, 선생님도 나랏일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신: 하하, 옆에서 조언은 해드릴 수 있습니다.
 
양: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신재원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메르스 얘기, 향후 대책까지 오늘 꼼꼼히 들어봤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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