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불교방송)

[앵커멘트]

사적 제46호인 경주 원원사지가 무속인의 훼손과
당국의 무관심으로 엉망이 된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이현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질문1) 경주 원원사지가 망가지고 있는 현장을 다녀오셨죠?

네.. 통일신라시대 절터인 원원사지는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의 깊은 산중에 위치해있습니다.

절터 바로 앞에 원원사의 이름을 딴 개인사찰이 있고
금당이 있던 자리와 석탑 2기, 부도탑 4기가
사찰 주변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원원사에서 숲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
동쪽계곡 부도 3기는 아예 무속인의 소유물이 돼 버린
모습이었습니다.

부도탑 바로 옆에 별장같은 무속인 사당 건물이 들어섰고
콘크리트 교각까지 만들어진데다가
한쪽에는 각종 신을 모시는 제단이 자리를 잡았는데요..
모두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입니다.

그리고 부도탑 주변은 나무들이 무참하게 잘려나간 흔적을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모씨라고 하는 무속인이 문화재보호구역 안에
불법건축물을 마구 지어서 부도탑을 기도처로 삼고 있고,
사적지안의 나무를 마구 잘라다가 쓰고 있는 것입니다.

원원사 총무 현오스님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인서트 1)

질문 2) 사적지와 주변이 그지경이 될때까지
경주시 등 문화재 관리 당국에서는 뭘 했습니까?

..경주시는 사적지 관리의 1차 책임이 있는데도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소관부서인 경주시청 문화재 관련부서는
불법 건축물이 버젓이 문화재 보호구역 안에 들어섰고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제재조치는 고사하고
현장 한번 가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담당계장은 부도탑이 사적지 구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엉터리 주장까지 하면서, 이곳에서의 환경훼손 문제가
산림과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주시청 김상구 문화재계장입니다.

(인서트 1)

그렇지만 문화재청의 얘기는 다릅니다.

원원사지가 지난 63년 사적으로 지정될 당시
부도부분이 정확히 측량이 안되긴 했지만
부도도 당연히 절터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적지 구역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주변 보호구역내의 불법 현상변경을 처벌할 수 있다면서
경주시의 태도를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질문 3) 원원사지뿐만 아니라 문화재의 보고인 경주 곳곳에서
각종 성보문화재가 당국의 관리소홀로 방치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겠군요?

네.. 원원사지에는 나란히 서 있는 3층 석탑 2기가
보기에 애처러울 정도로 곳곳이 부서지고 갈라진채
겨우 그 모습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초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 탑들은 12지신상과 사천왕상이 새겨진
보기드문 석탑이지만 관리소홀로 인해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유적이 산재해 있어서
야외박물관이라고도 일컬어지는 경주 남산도
무분별한 등산로와 묘지 등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이
이미 심각한 생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불교계에서는 현재 전국 곳곳의 사찰과 폐사지에서
불상이나 탑, 석등, 부도 등이 관리부재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당국의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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