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25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FM 101.9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요즘 출판업계가 불황이죠. 책들 생각만큼 잘 안 보십니다. 근데 더 힘든 것이 지금 불교서적 관련 출판업계입니다. 불서(佛書)출판업계인데, 오늘 이 현실에 대해서 좀 알아보겠습니다. 도서출판 비움과 소통의 김성우 대표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김성우 : 예, 안녕하세요.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출판사 이름이 참 좋습니다. 불교스럽습니다. ‘비움과 소통’.

김성우 : 예, 고맙습니다.

양창욱 : 예. 누가 딱 듣더라도 이것이 불교적 정서를 담은 이름인 줄 알겠습니다. 근데 대표님은 처음에 이 불교 서적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신 거예요?

김성우 : 예, 제가 현대불교신문에 불교기자로 오래 근무를 했었어요. 불교 출판도 담당하면서 그 출판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이제 퇴사한 이후로 출판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양창욱 : 아, 그러셨군요. 이게 지금 불교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출판사가 많지 않죠, 우리나라에?

김성우 : 예, 많지는 않습니다.

양창욱 : 이웃 종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인가요?

김성우 : 예, 그렇습니다. 불교 출판사가 한 50곳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양창욱 : 우리나라 전체에?

김성우 : 예예.

양창욱 : 이웃 종교는 어떻게 됩니까? 기독교 같은 경우는 어떤가요?

김성우 : 기독교 쪽은 한 170곳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양창욱 : 아, 예. 뭐 3배가 넘네요, 저희보다.

김성우 : 근데 매출이라든가 이제 종서로 보면은 5배 내지 한 10배 정도로 추정이 됩니다.

양창욱 : 아이고, 예. 매출 기준으로는 또 더 차이가 나고요. 왜 이런 거죠?

김성우 : 한마디로 책을 안 읽는 분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안 팔리는군요.

김성우 : 예. 안 팔리고 또 스님들이 책을 보지 마라 이런 식으로 이제 그런 말씀을 하다 보니까...

양창욱 : 아, 스님들께서?

김성우 : 예예. 책을 좀 경시하고 또 심지어는 이제 깨달음에 장애가 된다, 이런 풍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예.

김성우 : 그러다보니까 점점 독자들은 줄어들고 시장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니 스님들께서는 왜 책을 보지 말라 그런 말씀을 하실까요? 내려오고 있는 수 많은 불서들, 이런 것들이 깨달음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김성우 : 예. 시비분간을 조장하게 되고 또 알음알이가 늘어나서 깨달음을 얻는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그러니까 스님들께서 책을 좀 경시하시는 것 때문에 불서시장이 영향을 받는군요.

김성우 : 예. 이게 지금 상당히 누적이 됐고 성철스님께서 이제 책 보지 마라 한 말을 오해를 해가지고 스님들 사이에 많이 회자가 되었고 그런 말씀들이 이제 안거 기간에는 참선만 하고 책을 보지 마라 이렇게 하신 말씀인데, 해제 때라든지 평상시에도 책을 보지 마라 이렇게 자꾸 오해가 되어가지고.

양창욱 : 성철큰스님 말씀을 그렇게 오해들을 하시는군요?

김성우 : 예예, 그런 여파가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근데 이 불서 하면은 참, 불교 서적하면 참 어려울 것 같아요.

김성우 : 예예.

양창욱 :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성우 : 예. 지금 경기도 워낙 불황이고 또 지난해 이제 11월 21일 날 도서정가제가 발효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제 불교 출판은 기획력이라든가 이제 자금력이나 마케팅파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더 영향이 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럼 불교서적에 대한 주 소비층은 그래도 어디로 지금 잡고 계시는 거예요? 스님들이시고 또요?

김성우 : 지금 뭐 법정스님이나 혜민스님의 에세이류 같은 경우는 일반인들도 많이 봅니다.

양창욱 : 아, 그렇죠. 예.

김성우 : 예. 그렇지만은 경전이라든지 그 교학서적은 전문적인 수행자나 스님, 또 중급 이상의 불자들이 주로 이제 보는데요. 시장은 그렇게 생각보다 넓지 않고 한 5,000명 정도가 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예.

김성우 : 굉장히...

양창욱 : 열악하네요, 예.

김성우 : 예예.

양창욱 : 아, 참... 이게 뭐 불서, 불교 서적 출판업계가 호황일 때도 있었습니까, 지금까지? 뭐 그렇게 느끼던 때도 있었나요? 법정스님 '무소유' 이런 책들이 나왔을 땐 좀 호황이었나요?

김성우 : 예. 예전에 이제 고승이나 법정스님이라든지 그 인기 스타들이 있을 때에는 불교 출판도 상당히 좀 호황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근데 이제 이렇게 점점 책을 안 읽는 풍토가 만연되다 보니까 점점 시장이 위축된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그렇죠. 심지어 이제 큰 서점에 가서 조용히 독서하고 싶으면 그 불교서적 코너로 가라, 뭐 이런 얘기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이 규모나 어떤 이런 부분에서 그 이웃종교 서적 코너하고 정말 비교가 되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극복을 해야 될까요?

김성우 : 글쎄요, 뭐 대안들은 많이 나왔지만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그 책을 읽는 풍토를 조성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어떻게 하면 그 풍토를 좀 조성할 수 있을까요? 사실 책 읽자, 책 읽자, 해서 책 읽는 게 아니거든요.

김성우 : 예. 그 조계종에서 이제 사찰 도서관을 만들고 뭐 여러가지 캠페인을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은 이제 일선 사찰에 있는 스님들의 인식이 아직 변화되지 않다보니까 그 책 읽는 문화가 정착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예.

김성우 : 예. 이제 그 기독교 쪽은 이제 하느님 말씀을 많이 읽고 묵상을 하고 또 생활에, 현실에 적용하는 이런 노력을 많이 하는데 불교에서는 경전이나 책을 멀리 하고 오로지 이제 수행 위주로, 화두라든가 염불 위주로 하다보니까 이런 출판문화가 굉장히 지금 열악해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그게 가장 큰 원인이군요.

김성우 : 예예.

양창욱 : 아니 그런데 그러면 그걸, 스님들께서는 책을 보시지 않으면 부처님 말씀을 어떻게 익힐 수 있죠? 주로 들어서, 큰스님들한테 계속 구두로 전수받으셔서 또 전해주고 이렇게 하시나요?

김성우 : 예. 그래서 이제 부처님이 유언으로 이제 “법등명 좌등명”을 말씀하셨거든요. 경전을 이제 법등명, 진리의 등불로 삼아서 좌등명, 이것들을 통해 자기를 발전시켜 수행을 해야 되는데 지금은 법등명이 상당히 지금 위축된 상황입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김성우 : 그러다보니까 이 불교 자체가 이제 생명력을 잃어가고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이 위축되고 또 심지어는 지탄까지 받는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양창욱 : 아, 책을 안 읽어서 지탄까지 받는 상황에 도달했군요.

김성우 : 예, 악순환이 된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까 큰 서점에서는 불교 코너가 지금 거의 사라지는 상탭니다.

양창욱 : 아이고, 예.

김성우 : 예. 심지어는 매대까지 지금 거의 자취를 감추는 상황이거든요. 심각한 상황입니다.

양창욱 : 아, 저는 좀 이렇게 최근 스타 스님들께서 그런 좋은 에세이집들을 많이 판매하시고 이러셔가지고 뭐 괜찮다 싶은 느낌이 있었는데. 사실 혜민스님 책, 많이 나갔잖아요? '멈추면 보이는 것들'. 그래서 늘 읽혀져 괜찮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굉장히 더 어려워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군요?

김성우 : 예. 그 불교 입문단계라든지 에세이 같은 경우는 일반인도 많이 읽고 불교 입문자들도 많이 이렇게 다가오는데, 전문서적으로 들어갈수록 이게 이어지지 않는 그런 상황입니다.

양창욱 : 예예. 그게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군요. 그럼 스님들께서 많이들 좀, 이렇게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그런 에세이류들을 좀, 맑고 향기로운 그런 책들을 많이 내셔야 되는 건가요?

김성우 : 예. 그것도 맞지만은 어떤 불립문자에 대한 오해, 특히 조계종 같은 경우는 불립문자를 문자를 버리라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이런 풍토가 제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예.

김성우 : 문자를 자유자재로 쓰되 문자에 매이지 말라는 게 불립문자의 정신인데...

양창욱 : 그렇죠, 예.

김성우 : 예. 문자를, 문자, 책을 멀리하는 이런 풍토가 된 것이 가장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그럼 문제를 가지고 대표님께서 뭐 조계종 총무원 측에 얘기를 하거나 고언을 드려보셨어요? 큰 스님들에게, 원장스님이나.

김성우 : 예. 제가 이제 스님들한테 이런 말씀 많이 드리거든요. 선종이 가장 왕성하던 당나라, 송나라 때에 역설적으로 서적이 가장 많이 출판이 됐어요.

양창욱 : 아, 예.

김성우 : 예예. 이런 분들은 이제 경전 말씀을 인용하고 법문을 하더라도 매이지가 않거든요. 자유자재로 사용을 합니다. 육조스님도 그렇고요. 이게 원래 선종의 전통인데 너무 불립문자를 강조하고 책 보지 마라, 이런 말을 자꾸 오해해가지고 그것을 너무 그냥 당연시하고 그러다보니까 불자들은 책을 보면 안 되는구나, 이런 오해를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이 문제가 가장 먼저 극복되고 타파 돼야겠군요. 알겠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좀 해결이 됐으면 좋겠네요. 아침저널도 응원하겠습니다. 도서출판 비움과 소통의 김성우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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