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17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FM 101.9 MHz (서울)] 2부, '집중인터뷰'로 이어갑니다. 한국소극장협회 정대경 이사장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이사장님 나와 계시죠?

정대경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아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정대경 : 아닙니다. 예예.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대학로에 지금 위치한 소극장 수가 몇 개나 되나요? 아니, 그전에 일단, 소극장이라면 어느 정도 규모를 소극장으로 볼 수 있나요?

정대경 : 법적으론 500석 미만을 소극장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저희는 약 250석 미만을 소극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면 대학로에 이런 소극장 수가 몇 개나 되나요?

정대경 : 네, 공공극장까지 포함하면 지금 160개 정도고요. 그리고 민간, 순수 민간 극장이 작년 말 기준으로 142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올 1월에 한 상상아트홀이라는 곳에서 두 개 관이 폐관되고 요즘 문제가 됐던 그 대학로극장, 바로 옆에 붙은 극장이 또 폐관이 되고. 또 현재 폐관 예정인 극장이 한 세 군데 되고요. 또 주인에게서 퇴거 요구를 받은 극장이 한두 개 정도 돼서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 지금 한 8개 정도가 폐관을 하거나 할 상황이죠. 130여 개로 줄은 상태입니다.

양창욱 : 예에. 아휴, 이렇게 폐관이 갑작스럽게 많이 된 이유가 뭡니까?

정대경 : 아마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연극도 대부분 경제 논리를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양창욱 : 예예.

정대경 : 예전에 대학로라는 곳은 인근 명동이나 신촌에 산재돼 있던 몇몇 극장들이 당시에 제일 임대료가 쌌던, 81년도에 대학로에 아르코대극장이라는 극장이 생기면서 그 주변으로 하나 둘씩 모여들면서 이렇게 형성이 됐는데요.

양창욱 : 원래 명동 일대 등에 있던 것들이. 예.

정대경 : 명동이나 신촌에.

양창욱 : 예, 거기에 있던 것들이 좀 싼 곳을 찾아서 이동한 곳이 이제 대학로군요.

정대경 : 그렇죠. 이제 아르코대극장이라는 연극 중심 극장이 그때 당시에 설립됐고, 서울대가 이전한 다음에 그 공간에 생겼죠. 그래서 하나 둘씩 모이던 것들이 쭉 늘어나서 2004년도에 그러니까 그 지역이 문화지구로 이렇게 지정이 될 당시에는 60개 미만, 정확하게 57개소의 민간소극장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양창욱 : 예.

정대경 : 근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경제논리를 벗어날 수 없다고 하는데요. 그 연극이 예전처럼 뭐라 그럴까요, 인문학적 수단의 예술로 인정받기보다는 뭐, 요즘은 오락이라든가 또 흥미 위주의 소비재로 아무래도 성격이 좀 변한 측면이 있죠.

양창욱 : 그럼요. 예, 안타깝죠, 그런 대목이.

정대경 : 네. 그래서 결국은 이제 공연시장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할까요? 또 결국은 요즘 그 소상공인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나오는 골목 상권, 이런 현상이 공연계에도 여지없이 적용이 되고 있는 거죠.

양창욱 : 예. 그러니까 예를 들어, 뭐 기업이라든지 어떤 대형 상업뮤지컬 위주의 공연을 하는 곳들, 이런 곳들이 이제 많이 밀려들어오면서 소극장공연들이 더욱 설 자리를 잃은 그런 현실도 있겠네요?

정대경 : 일부 그런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죠. 뭐 기업이 공연산업에 아무래도 뛰어들게 되니까 나름대로 시설 좋은 극장을 운영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전반적으로 연극제작 환경이 못 따라가고 있는 거죠. 현실적인 여러 측면을 이렇게 이겨내기에 힘든 부분이 좀 있죠.

양창욱 : 그니까 연극제작 환경이 못 따라가고 있다는 것은 임대료라든지 이런 것들이 지금 부담스럽다는 말씀이시잖아요?

정대경 : 그렇죠. 2004년도에 이제 문화지구를 좋은 뜻으로 지정을 한 거죠, 그 당시에는. 그러면 대학로 자체를 어떻게 좀 특화시켜서 공연예술의 중심으로 조금 더 개발하자라는 좋은 뜻으로 시작한 것이죠.

양창욱 : 아, 그 당시에 문화지구 지정은 소극장 중심의 어떤 공연예술의 구심점, 이런 의미로 만들었던 건가요?

정대경 : 그렇죠.

양창욱 :  때 취지는 그랬던 거죠? 본래 취지는.

정대경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런데요?

정대경 : 그렇게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젊은 층들이 많아지고 그렇니까 예전의 명동이나 신촌처럼 임대료가 아무래도 상승하게 됐죠. 상업화가 되다보니까.

양창욱 : 그렇죠, 그렇죠.

정대경 : 임대료 상승은 결국, 대관료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요. 뭐 그런 것들 때문에. 또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관객의 취향 변화랄지 이런 것들 때문에, 아무래도 최소한 관객이 찾는 연극은 200석 이상의 뭐 스타마케팅이랄지 아니면 뮤지컬이랄지 아니면 코미디물이랄지 이런 것들 위주의 공연이 되는데요. 나머지 어떤 기초예술로서의 연극이라고 할까요? 예술성을 띠는 공연들은 그렇게 장기적으로 공연하기는 힘든 상황이고 이러다보니까 결국, 소극장 공연은 제작해서 발표를 해도 처음부터 적자를 감수하고 시작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양창욱 : 예. 이게 그러면, 문화지구 지정과 관리 이런 대목을 맡고 있는 서울시나 종로구청이 해야할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금 현 시점에선?

정대경 : 현 시점에서는 처음에 문화지구를 만들 때가 기업을 조성하기 위한 조례나 법이었다면 10년 정도 흐르면서 이제 많은 변화가 있었으니까 이제 지속적으로 운영을 하는 지도관계법의 개정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양창욱 : 지도관계법의 개정?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정해야하는 거죠?

정대경 : 지금 문화지구라는 건 실제로는 이렇게 지도에다가 구역을 정해놓고 권장시설과 규제시설이라는 걸로 나누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이런 문화지구를 지정하면서 조금 더 빨리 발전시키기 위해 건축주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인센티브가 있었어요.

양창욱 : 예에.

정대경 : 용적률을 100%를, 극장을 짓는 대신 그만큼 또 보상을 해주는 거죠.

양창욱 : 어떻게보면, 건축주들의 배만 불리는 일이 될 수도 있었겠네요, 그런 부분은. 그쵸?

정대경 : 예, 뭐 꼭 배불린다는 거보다는 그렇게 유도를 한 거죠. 주차면적도 50% 정도 감면해주고.

양창욱 : 예, 혜택이 많았네요.

정대경 : 조세 감면 혜택도 있었고. 그래서 나름대로 지금 250석 정도의 극장들이 꽤 들어선 이유가 그런 쪽의 인센티브를 통해서 좋은 극장 짓기를 유도한 그런 결과로 지금의 대학로가 이렇게 이루어지게 된 거죠. 긍정적인 측면이 뭐 분명히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런데요?

정대경 : 그러나 원래부터 대학로에 어떤, 자기 공연을 상설로 공연하기 위해서 굉장히 어렵게 극장을 만들어서 운영하던 순수 공연예술인들은 이제 설 자리를 잃은 거죠. 결국은 지금 전세난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강남에서 강북 가고 아파트에서 빌라로 옮기듯이 점점 있기가 어려워진 상황된 거죠.

양창욱 : 음... 그러면 대표님께서는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전반적으로 어떻게 해결했으면 좋겠어요?

정대경 : 아, 종전에 말씀드린 대로 이게 지금 운영을 좀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관리 좀 됐으면 좋겠고요.

양창욱 : 법률 개정이 좀 됐으면 좋겠고요?

정대경 : 예. 또 제가 판단하기에는 지금 종로구가, 종로구에 나름대로 뭔가 좀 더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권한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뭐 도로법이랄지 건축법, 광고물법 이런 건 전부 상위 입법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상위 입법이라면 서울시에서 지금 좌지우지한다는 건가요?

정대경 : 서울시도 아니고 정부법이죠.

양창욱 : 정부법에서? 중앙부처? 문화부에서?

정대경 : 아뇨. 문화부가 아니라 국토부랄지...

양창욱 : 아, 예예.

정대경 : 이런 건축에 관한 법, 그리고 도로에 관한 법, 광고에 관한 법이기 때문에...

양창욱 : 그런 것을 정부 부처에서 좌지우지하는군요. 예예.

정대경 : 결국, 지금은 문화지구라고 해서 특화를 시킬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얘깁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그런데 그러면 정부 부처나 이런 데에서 종로구청에 그런 거에 대한 많은 힘을 실어주면 종로구청에서는 지금 소극장 운영주들이나 지금 대표님 같이 원하시는 분들의 마음에 맞게 움직여줄 의향이 있나요?

정대경 : 아, 물론이죠. 물론, 서울시나 문화부 등에서도 이런 환경 때문에 올해 같은 경우 64억이라는 대관료를 지원해주는 사업, 결국은 극장에 직접적인 지원보다도 연극단체에 대한 지원이긴하지만 어쨌든 그 결과는 안정적인 소극장 운영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긴 있어요. 또 대학로의 특성이 결국은 창작의 산실이거든요. 창작 기능을 좀 회복해야 되는데 현재 지금 너무 상업화돼있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도 연극환경 개선사업이라든지 그런 사업을 지금 또 시행하고는 있어요. 여러가지로, 다각도로 굉장히 고민하고 상의도 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지원이나 이런 것들이 이 모든 판을 바꾸기에는 너무나 규모나 이런 면에서 아직은 작다라는 것이죠.

양창욱 : 그렇니까 좀 더 활성화돼야하고 문화부, 서울시, 종로구청 등 정부부처와 관계기관에서 좀 더 노력을 해야된다는 말씀이시죠?

정대경 : 그렇죠. 같이 노력하고 방법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양창욱 : 예, 알겠습니다. 이사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대경 : 네네.

양창욱 : 아휴, 어떡하든지 간에 지금 뭐 소극장들이 다 죽게돼서 상여제까지 대학로에서 열렸다고 하는데, 이 소극장들, 살리기 위해서 각 계에서 여러가지 노력들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소극장협회 정대경 이사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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