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복업체 담합 횡포에 중소업체들 줄도산 우려

 

 양창욱 : 10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로 이어갑니다. 지금 2월이 교복 시즌인데요. 천정부지로 치솟는 교복 값을 정부가 잡기 위해서 올해부터 '교복 학교 주관구매제'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게 부작용이 벌써부터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오늘은 한국학생복사업자협의회 김동석 회장님과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나와 계시죠?

김동석 : 예, 안녕하세요.

양창욱 : 예. 교복은 늘 비싼 것 같아요.

김동석 : 이제까지 그래왔죠.

양창욱 : 예. 저는 교복 세대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교복 이거 뭐 정말, 물려받으면 된다고도 생각도 되고 그런데, 한 번 입고 말건데 왜 이렇게 비싼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비쌉니까?

김동석 : 기본적으로 이제 개별구매 시장으로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고요.

양창욱 : 예.

김동석 : 우리나라에서. 그 다음에 이제 전국의 신입생 수가 약 100만 명인데 반드시 3월 2일 날에는 반드시 입어야 됩니다.

양창욱 : 그렇죠.

김동석 : 그런데 그 현재 교복 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 대형 교복 회사는 4개사입니다. 이 4개사가 개별구매일 때는 어떤 통제 없이 자기 스스로 가격을 정해버리면, 일단 무조건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있었죠. 그러기 때문에 단체구매가 아닌 개별 구매로 93년도부터 국가가 잘못 이 제도를 들어선 까닭에 여지껏 이 비싼 교복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양창욱 : 93년도에 개별 구매로 바꿔버려요, 나라에서?

김동석 : 예예. 그전까지는 단체구매였었습니다.

양창욱 : 예. 왜 바꿨어요, 그러면? 이런 걸 알 텐데.

김동석 : 일단 업체를 지정하면 어떤 비리가 있을 수 있다고 해가지고 교복을 업체 지정제도, 소위 단체구매제도를 해소해 버리면, 업자 간의 서로 경쟁이 일어나서 가격은 내려가고 품질은 올라갈 거라는 아주 순진한 생각을 했는데..

양창욱 : 그 때 누가 그런 생각을 했데요. 순진하네요, 정말.

김동석 : 예예. 그래서 3년 만에 8만5천원 짜리 교복이 24만원이 되는 그런 결과가 나왔죠.

양창욱 : 예. 아니 그럼 지금 교복 만드는 곳은 대형업체 4군데 빼 놓고 몇 군데나 되요, 우리나라에서?

김동석 : 예. 총 저희 같은 중소기업들이 약 한 300여개 정도.

양창욱 : 아, 300여 개. 300여 개. 이 정도면 300여 개에서 만들고 대형 업체도 4군데 있고 이러면 좀 충분히 공급할 수 있지 않나요?

김동석 : 예. 이전에도, 대형 4사가 나오기 이전에도 그때 당시에도 약 150개 중소기업이 있었는데 그 때도 다 만들었죠. 지금보다 학생 수도 훨씬 많은 160만 명 정도 됐거든요.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그때도 다 커버를 했는데 뭐 지금 안 될 리가 없는 건데. 그렇군요. 그래서 어쨌든 이렇게 정부가 치솟는 교복 값을 잡기 위해서 올해부터 교복 학교 주관구매제라는 것을 실시하는데 이건 어떤 거예요?

김동석 : 예. 지금 이제 단체구매로 다시 회귀를 한 거죠.

양창욱 : 단체구매로. 예. 말을 쉽게 하지. 어렵게 만들어 놔서...

김동석 : 예. 정상으로 돌아온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까지 학교에서는 관여 안 했고요. 개별구매제를 바탕으로 하는, 예외적으로 공동구매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부모 형태가 학적인 어떤 모임의 형태로 여러 학생을 모아가지고 좀 싸게 사는 그런 공동구매가 최선이었는데 이것 가지고는 도저히 교복 값을 잡을 수가 없어서 학교장이 주관해가지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해서 교복 계약을 해서 학생들한테 나눠주는 이런 단체구매 제도로 다시 회귀를 하는 것이죠.

양창욱 : 예. 그러면은 이제 그 단체구매도 업체선정과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김동석 : 예예.

양창욱 : 이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김동석 : 작년 같은 경우에 이제 최초로 시작이 됐는데 이제 조달청으로 전부 의뢰를 했어요. 그래가지고 전자입찰을 하고 이제 2단계 입찰이라는 걸 거치는데 왜냐하면 최저가 입찰을 하려다 보니까 이제 품질에 대한 문제가 생각이 나니까 1차적으로 품질 테스트해서 80점 이상을 받은 업체들만 한해서 최저가입찰을 하는 그런 2단계 입찰이기 때문에 아주 공정하고 분명하게 진행이 됐습니다.

양창욱 : 예. 굉장히 지금까지 듣기론 참 좋은 제도 같은데 이게 왜 문제가 생겼나요?

김동석 : 국민들이 아직까지 이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양창욱 : 아.

김동석 : 그다음에 이 제도를 흔들려는 대형 4개사의 여러가지 방해 전략 때문에 지금 국민들이 굉장히 혼돈이 오고 있는 거죠.

양창욱 : 혼돈이. 그럼 잠시만요. 그러면 아니, 학교에 어떤 학교에 이렇게 배정이 돼 가면 그 학교에서 단체구매할 것이고 그러면 그냥 따라주면 되는 거 아니에요?

김동석 : 당연한 얘기죠.

양창욱 : 근데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그걸 따르지 않고 개별구매를 하나요, 그럼 또?

김동석 : 그런 사상초유의 사태가 일부 업체들의 상술 때문에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창욱 : 저는 학교 떠난 지 오래 돼서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학교에 딱 입학을 했으면 학교에서 지정해준 대로 단체구매해서 그냥 교복 입으면 되는 거지, 교복으로 무슨 멋을 내겠다고... 교복으로 멋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거 아닌가요?

김동석 : 일단, 교복 사용은 똑같기 때문에 어떤 옷이래도 5m 전방에서 보면 다 똑같습니다.

양창욱 : 아, 예 그렇죠.

김동석 : 아주 미세한 차이를 학생들은 알 수 있지만.

양창욱 : 아, 미세한 차이를 학생들은 알 수 있어요?

김동석 : 예. 학생들은 그렇죠. 본인들은 굉장히 관심사니까.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이제 단체구매제가 되는데도 소위 대형 4사는 계속 반대를 해 왔어요. 이 제도에 반대를. 그러다보니까 지금 이제 아주 극약처방을 하고 있는 건데요.

양창욱 : 극약처방?

김동석 : 예. 단체구매제도의 예외 사항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형편이 아주 어려운 학생들은 이제 교복 물려입기를 하거나, 교복 살 돈이 없어서, 물려입기를 하거나 교복장터에서 아주 저렴하게 교복을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까지 강제로 한 17만 원 정도 되는 교복을 사라고 할 순 없으니까 이제 물려받기나 교복장터에 가서 사는 학생들은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조항을 편법적으로 이용하는 거죠.

양창욱 : 아하, 그걸 또 악용하는군요.

김동석 : 예예. 그래서 학생들한테 뿌리는 전단에 교복 물려주기에다 동그라미를 치고 우리한테 교복을 사라는 아주 기가 막힌 전술이 나온 거죠.

양창욱 : 예. 이게 그러니까 편법으로 학생들은 유도한다는 얘기가 이제 이런 얘기군요?

김동석 : 예예.

양창욱 : 그러면 이제 낙찰업체들하고 당연히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고요.

김동석 : 그럼요.

양창욱 : 예. 그래서 학교 측에서 단체구매를 하는데 이제 또 개별적으로 그렇게 구매하는 일이, 초유의 사태가 발생되는 거고요. 이제 이해가 됩니다. 근데 대형 교복업체들이 지금 또, 최저가 낙찰제도를 악용해갖고 가격을 또 담합한다면서요?

김동석 : 예. 일부, 이제 작년 10월부터 11, 12월까지 이제 1차적으로 교복 입찰이 진행이 됐는데요. 일부 지금 포항이나 울산, 경북 지역 같은 경우에는 동복 때 교복을 안 입고 하복 때부터 입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그런 학교들은 지금 입찰해서 실제로 작년에 한 번 입찰 열풍이 지나간 뒤에 그들도 가만히 있으니까 이게 참 안 되겠구나, 라고 뒤늦게 이제 깨달은 거죠, 메이커 4개 사가.

양창욱 : 아, 대형 교복업체들이.

김동석 : 예예. 그래가지고 끼어들었는데 그 방법이 자기가 어떤 적정한 가격을 내가지고 싸게 파는 게 아니라 아주 일반 업체들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낮은 가격으로 응찰을 해서 거의 이제 싹쓸이를 한 다음에..

양창욱 : 아이고.

김동석 : 이 업체들이 다 죽고 나면 다시 옛날의 부귀영화를 누려보자 이제 이런 얘긴데요.

양창욱 : 지금까지 충분히 누리셨을 텐데.

김동석 : 그렇죠. 근데 벌써 이것이 처음이 아니고요. 이미 3번째 똑같은 방법으로 항상 이런 공동구매나 이런 것들을 그 사람들은 무산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양창욱 : 예. 이번에 공정위가 그래서 조사에 들어갔다고 그러던데요, 대형 교복업체들의 가격담합에 대해서.

김동석 : 예.

양창욱 : 공정위가 조사를 하는 중이고, 그렇지만 결국 이래저래 피해보는 곳들은 중소업체들, 교복 중소업체들이 피해를 계속 보겠습니다.

김동석 : 예. 중소업체들이고 최종적으로는 소비자가 보는 거죠.

양창욱 : 그렇죠. 예, 그렇군요. 어떻게 지금 대응해 나가고 계십니까?

김동석 : 지금 상태에선 대응할 방법이 뚜렷이 없고요. 그저 소비자를 상대로 이제 이 제도의 취지를 호소하는 거죠. 속지 마십쇼, 지금 거기가 싸다고. 지금 저희가 하는 학교들도 입찰에 떨어진 대형업체들이 덤핑을 쳐 가지고 저희가 낙찰한 가격보다 싸게 교복을 팔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소비자는 순간적으로 저쪽이 더 싼데 왜 내가 여기서 사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결국 그쪽으로 다 이전해버리니까 300명이 신청을 하고 150명이 빠져나가는 이런 일이 벌어지거든요.

양창욱 : 아휴, 예, 그렇군요.

김동석 : 결국은 이런 학교가 4개, 5개만 되면 그냥 우리는 올해 안에 도산하게 되는 것이고.

양창욱 : 아이고.

김동석 : 저들이 원하는 게 바로 그런 상황을 원하는 거죠.

양창욱 : 예. 공정위가 대형교복 업체들의 가격 담합, 제대로 좀 조사했으면 좋겠고요. 공정위의 활동뿐만 아니라 지금 소비자 분들,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도 이런 걸 좀 아셔야겠네요?

김동석 : 예. 저희가 이번에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도 지금 교복 학교 주관구매의 취지 소개나 홍보를 충분히 교육부에서 일반 소비자나 학생을 상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거죠.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김동석 : 그런 것이 이루어졌다면 순간적으로 그렇게 덤핑을 친다 하더라도 이제까지 27, 8만원 받던 사람이 갑자기 15만원에 판다고 한다면 저거 참, 너무나 좋다가 아니라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되는데.

양창욱 : 예. 의심을 일단 해봐야 되는데.

김동석 : 예. 그래야 되는데 오, 너무 행복하다 그러니까 저희들도 참 아주 황당합니다.

양창욱 : 예, 그러시군요. 아휴, 참 일단은 여러가지 결과를 기다려보시고 또 홍보를 강화하시고 이런 거 외에는 딱히 지금 하실 방법은 없으신 거네요?

김동석 : 그럼요. 왜냐하면 교복은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시장이기 때문에.

양창욱 : 예, 순간적인 시장이니까.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아침저널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학생복사업자협의회 김동석 회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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