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에서 멀어졌다는식으로는 생각 안해'

 ▲원희룡 제주도지사
 
 양창욱 : 2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이슈&이슈'로 시작합니다. 오늘 이슈&이슈 시간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만나보겠습니다. 지사님, 안녕하십니까?
 
원희룡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네. 아침 일찍 감사합니다.
 
원희룡 : 네.
 
양창욱 : 서울은 춥습니다. 제주도는 어떻습니까?
 
원희룡 : 네. 제주도는 아무래도 따뜻하고요. 이제 한라산에는 눈이 하얗게 덮여 있어서 눈꽃 구경들을 가고 있고요. 바닷가 마을 쪽에는 개나리, 유채꽃 이렇게 피어있어 따뜻합니다.
 
양창욱 : 아, 꽃이 피어있군요?
 
원희룡 : 네.
 
양창욱 : 아, 참 마음 놓고 쉽게 가기는 힘든 곳이죠. 그런데 제주도도 서귀포 쪽이랑 북제주랑 기온차이가 많이 나나요?
 
원희룡 : 네. 평균 한 3도 정도 차이가 나고요. 제주시에 눈보라가 치는데 서귀포를 가면 햇볕이 쨍쨍 나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주 공교롭게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지난주에 서귀포로 전지훈련을 왔는데요. 그런데 그 때 한반도랑 중국대륙 전체가 가장 추울 때 와서요, 서귀포도 그 때는 좀 추워가지고 여기가 제주도 맞느냐, 고 이렇게 당황하시더라고요. 살짝 죄송했습니다.

양창욱 : 아휴, 날씨가지고 지사님이 죄송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바람도 참 많이 불고 그런다고 들었어요.

원희룡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지난 7월에 취임하셔서 이제 5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도정운영해보신 자평을 좀 해주세요.
 
원희룡 : 우선 제가 한 12년가량 국회의원을 했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우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능이 주로 많고요. 또 정당이라는 틀 내에서 의정활동이 주로 이뤄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떤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고, 그 때 그 때 이슈나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주기능인데 행정은 사실은 정당 정치랑은 큰 상관이 없는 것 같고요. 인생이라든지, 행정의 여러 가지 현안들을 일선에 아주 구체적인 결과를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좀 이것저것 의사결정하거나 챙겨야 할 일이 많고요. 책임질 일이 훨씬 많네요. 노동량도 훨씬 세고, 일이 좀 더 구체적이고 복잡합니다.

양창욱 : 네. 아무래도 입법 활동 하시는 게 더 좋으신 것 같습니다. 행정보다는. (웃음) 그런데 도지사 관사에는 왜 입주를 안 하신 거예요? 거기 잔디밭도 있고, 연회장도 있고 좋지 않나요?
 
원희룡 : 아마 전국에서 시설이 가장 좋은 곳이에요.
 
양창욱 : 아, 제주도지사 관사가 제일 좋다고 소문이 나 있군요.
 
원희룡 : 네. 과거에 우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때 지방 청와대로 쓰던 건물입니다.
 
양창욱 : 아, 지방 청와대로 쓰던 건물이요? 오죽이나 좋았겠습니까.
 
원희룡 : 네. 도지사가 쓰는 건 한 쪽 구석이고요. 전체는 지 방청와대로 되어 있는데 김영삼 대통령 때 문민시대가 됐다, 해서 청와대 기능을 폐지해버렸어요. 그러다보니까 시설은 큰 데 관리하려다보니 예산만 많이 들어가고 좀 시설이 권위적이에요. 그래서 우리 의견들을 수렴해서 아이디어를 공모한 끝에 어린이 도서관으로 만들자, 그리고 도지사가 필요한 관사는 제 개인 살림 다 털어서 살림집을 마련했고요. 다음 지사들은 아마 영빈관 기능이 필요할 텐데 좀 시간을 두고서 다음 지사를 위한 관사를 마련해드리고 나가야되겠죠.
 
양창욱 : 그렇군요. 사실 지금 제주도 도정, 하면 중앙에서 제일 궁금한 것은 중국자본을 경계하는 목소리들이에요. 제주도가 중국에 넘어갈 거다, 이런 우려도 있고 그런데 지금 현황은 어떻습니까?
 
원희룡 : 우선 중국인 관광객들이 작년에 180만 명에서 올해 한 260만이 넘어갑니다. 그리고 중국 분들에게 물어봤더니 평생에 한 번씩 다 다녀가고 싶어 하는데 중국 국민들이 1년에 5백만 명씩만 와도 300년이 걸린대요. 한 번씩 다녀가려면...
 
양창욱 : 그렇죠. 엄청난 인구죠.
 
원희룡 : 중국 상해에서 비행기로 50분이거든요? 그래서 워낙 제주도를 좋아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죠. 거기다가 이제 투자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그래서 토지를 대규모 개발단지 위주로 구입하다보니까 현재로는 한 우리나라 평수로 한 70만평 정도, 아니, 한 200만평 정도를 중국 대규모 투자 개발 위주로 매각되어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이 제주도 땅이 넘어가는 거 아니냐, 하는데 저희가 중국 자본만 차별할 수는 없고요. 대신에 한라산 중턱 이상은 그게 중국 자본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투자자본도 난개발을 할 수 없도록 하고, 그 다음에 투자 내용을 좀 투기성이랄까, 아니면 자연을 파괴하는 쪽이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는 쪽으로 저희들이 내용을 유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창욱 : 200만평이면 제주도 땅의 몇 % 정도 되나요?
 
원희룡 : 아, 제주도 땅의 %로는 0.3%입니다.
 
양창욱 : 아, 그럼 0.3% 정도를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나요?
 
원희룡 : 개발 가능한 땅에서는 한 2%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양적으로 그렇게 많은 건 아닙니다.
 
양창욱 : 네, 그러네요. 저희들이 체감하는 것보다는 작군요...
 
원희룡 : 그런데 문제는 개발의 중심지, 또는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노른자 땅, 이런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죠.
 
양창욱 : 그렇군요. 그런데 한라산 중턱 개발은 허용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도 하시는데 이렇게 하면 제주도 개발이 좀 더뎌지는 거 아니냐, 이런 반대편 의견도 있습니다.
 
원희룡 : 난개발을 막자는 거고요. 그런 해안 쪽으로 개발할 것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한 20여년부터 개발하겠다고 투자를 와서 허가는 받아놓고 개발이 안 된 관광개발지도 아주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난개발을 막고, 투자 내용을 관리한다고 해서 개발이 더뎌지는 건 아니고요. 제주도는 온 국민의 것이고요. 우리 세대만의 것이 아니라 30년후, 100년 후의 우리 후손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고 제주의 청정 자원과 제주의 어떤 독특한 문화와 조화되면서 장기적으로 더 빛날 수 있는 그런 투자에 우리가 초점을 맞춰줘야지 당장 홍콩이나 싱가폴 처럼 빌딩 숲을 만들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양창욱 : 네. 그런데 저희 외부인들 시선으로 보면 중국인이 제주도 토지를 소유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만 제주도민들 입장, 특히 땅을 소유하신 분들 입장에서 보면 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이 제주도 땅값이 올라가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제주도지사 인기도 좀 올라가지 않습니까?
 
원희룡 : 땅값이 올라가면요, 지금 파는 사람은 당장 차익은 보겠지만 그 후손들은 그 돈 가지고 다시 되사지 못하거든요.

양창욱 : 아, 그런 문제가 있군요.
 
원희룡 : 그렇기 때문에 당장 나 혼자쯤이야, 아니면 지금 우리 세대만 먹고 살고 끝낼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정말 이 땅의 주인이고, 이 땅에 두고두고 대한민국의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보물섬으로 장기적인 이익을 가지겠다, 라는 그런 시야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양창욱 : 그런데 중국 자본 투자를 촉발시킨 것이 당초에 제주도가 마련한 투자이민제도 때문은 맞죠?

원희룡 : 네. 영향이 생각보다 상당히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투자가 오는 투자가들하고 저희가 쭉 상담하다보면 그 제도에 의해서 어떤 투자 유인된 면이 상당히 많은 걸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중국 자본 침투 얘기는 이쯤 하겠습니다. 전기차에 대한 얘기 좀 해볼게요. 이게 참 전기차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생소하기도 했지만 지사님 열정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타고 다니시는 차도 전기차라면서요?
 
원희룡 : 관용차 1호가 전기차입니다.
 
양창욱 : 아,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자주 충전해야 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렇잖아요.
 
원희룡 : 급속충전 30분이면 되고요. 커피마시는 시간이면 충분히 되고요. 그 다음에 한 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한 120-130km 됩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한참 걸리는 거 아닙니까?
 
원희룡 : 서울에서 부산은 아직 적합하지 않고요. 제주도는 남북이 40km 아닙니까? 그래서 제주도의 지리적인 환경이 전기차에 한마디로 말하면 딱이죠, 딱. 딱 어울립니다.
 
양창욱 : 전기차를 이렇게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원희룡 : 우선 청정 자연을 에너지나 교통부문에서도 더 청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고요. 이산화탄소라든가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이 안 되지 않습니까? 또 하나는 에너지 독립을 위한 겁니다. 지금 유가니 세일 가스니 하는데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안 나오고 세일 가스도 없지 않습니까? 대신 제주도 같은 경우는 풍력으로 거의 무한대로 발전이 가능합니다.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가지고 바람으로 달리는 자동차, 이게 앞으로 에너지 독립과 청정 제주를 고도화해나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핵심적인 고리가 된다고 보고 있죠.
 
양창욱 : 이런 추세라면 언제쯤 상용화가 가능해지는데요?
 
원희룡 : 올해 지금 한 800대가 이미 다니고 있고요. 내년에 1500대로 갑니다. 그래서 우리 전기차는 이미 내년에는 버스, 택시, 렌트카, 일반 자가용으로 도입할 생각이고, 2030년까지 100% 전기차로 가려고 저희들은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양창욱 : 2030년까지 100%?
 
원희룡 : 네.
 
양창욱 : 네. 한전이나 이런 곳에서도 투자를 좀 하고 있다면서요?
 
원희룡 : 한전도 앞으로 전기자동차랄까, 아니면 전기, 전력을 평상시에 배터리처럼 저장해뒀다가 가정용으로, 산업용으로 쓰는 이런 차세대 사업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과거와 같은 발전은 힘들겁니다. 앞으로 탄소배출권 거리라든가 이런 것들 때문에 도저히 경제성이 안 맞거든요. 그래서 한전도 대규모 미래 에너지를 위해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제주도가 전기차랄까, 아니면 전기충전 및 전기 저장장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최적지라고 보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지금 실무적으로 협의하는 중에 있습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원희룡 : 제주도에 앞으로 오시면 렌트카든, 버스든 전기차를 꼭 한 번 타보고 간다, 여기가 전기차 시험주행장이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오시면 되겠습니다. 저희들이 준비를 잘 해놓겠습니다.
 
양창욱 : 네. 지사님 취임하시고 이게 본격화된 그런 사업으로 보면 되는 겁니까?
 
원희룡 : 아뇨. 계획은 이미 되어 있었고요. 저희가 좀 박차를 가하고 있죠.
 
양창욱 : 알겠습니다. 사실 지사님 이렇게 나오시면 전국의 청취자 분들이 제주도 도정이나 이런 현안 같은 것도 궁금해 하시지만 사실 사적으로 궁금한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원희룡 지사님 공부를 어떻게 그렇게 잘 하셨을까, 지금 우리나라 사회 곳곳에서 82학번들이 활약을 하면서 이끌어 가고 있는 데, 82학번이 그런 학번인데, 이 82학번 학력고사 전국 수석을 하셨고, 그 뒤에 사법고시 수석을 하셨습니다. 뭐 특별한 공부 방법이 있습니까? 이런 게 중요합니다. 학부모님들 입장에서요.

원희룡 : 학교 공부를 좀 억지로 시키다보면 사실은 성격만 나빠지고 자신감만 잃고 인생 참 비뚤어지기 쉽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학교 공부를 그렇게 잘했느냐, 하는데 저는 학교 공부 가기 전에 사실 서점을 하다 망해서 집에 전기불도 안 들어오고, TV도 없고 해서 어렸을 때 무지무지한 독서를 그것도 뭐 부모님이 정해주는 독서가 아니라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만화책까지 포함해가지고 제 나름대로 어떤 상상과 독서를 통한 두뇌의, 머리를 갖고 스스로 노는 그런 자기주도적인 놀이 같은 학습, 이런 경험이 깔려있어요. 그래서 그런 점들이 나중에 크게 도움이 됐던 것 같고요. 뭐 과외 같은 거 다른 사람들처럼 받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됐고, 그 다음에 제 성격이나 생활습관에 있어서 어떤 일, 특히 공부 같은 거 하기로 하게 되면 제 머릿속이나 제 주변, 신변을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도 많이 하고 요령을 많이 개발한 편이죠.
 
양창욱 : 그렇군요. 서점이라는 어떤 그런 책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집중력, 이런 것을 꼽아주셨습니다. 사실 기자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시험을 봐서 대통령을 뽑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원희룡 의원이 가장 유리하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원희룡 : 그건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네요.
 
양창욱 : 아닙니다. 그저 우스개 소리죠. 어릴 적에 그러니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으셨군요?
 
원희룡 : 시골이 다 그랬죠, 뭐. 전기나 수도가 없었다고 하면 그걸로 얘기 끝난 거 아니겠습니까?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전깃불이 안 들어왔으니까요.
 
양창욱 : 그랬군요. 그러면 서귀포에서 자라셨으면 어릴 때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무조건 바다에 뛰어들고 그랬나요?
 
원희룡 : 뭐 산골에 살았으니까 산속에서 보리 베러 다니고 그랬죠.
 
양창욱 : 그러셨군요. 그런데 요즘은 서울 엄마들이 방학 때 제주도에서 한 달쯤 살거나, 아니면 아예 1년씩 제주도에 가서 자녀들을 제주도 초등학교에 보내는 게 인기라고 해요. 옛날에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요즘 완전히 거꾸로 된 거죠.

원희룡 : 특히 자연 체험학습, 이런 것을 통해서 도시에만 있다 오면 아무래도 성격적으로 좀 갇혀있지 않습니까? 와서 대자연만큼 좋은 학습과 놀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제주에 와서 대자연의 품에서 인성도 좀 기르고, 또 제주도가 생각보다는 학습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요. 그리고 이것저것 유혹환경도 좀 있지만, 그래도 서울 대도시보다는 유혹하는 환경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니까 사회적으로도 그런 면에서 아마 부모님들이 아이들 데리고 오고, 여기 친구들 사귀어두고 그러면 평생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겁니다.
 
양창욱 : 네. 그런데 숙소 구하기가 좀 만만치 않다는 불만도 있던데요.
 
원희룡 : 네. 요즘 이주민이나 계절적으로 제주도에 오시는 분들이 많아가지고 다양하고 저렴한 이런 숙소들을 꾸준히 제공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양창욱 : 저도 경험했습니다만, 진짜 숙소 구하기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렇게 추억 속에서 떠나온 고향이고, 이제 고향으로 갔는데 사실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보면 좀 떠밀려서 가신 느낌도 듭니다.
 
원희룡 : 고향에서 봉사한다, 라는 건 언제든지 영광이고 보람된 일이죠. 그런데 그 시기에 그런 식으로 갈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좀 당황스러웠던 건 사실이죠.

양창욱 : 그렇죠. 그 당시에 저희들이 봐도... 그런데 그 때 원래 국회의원은 3선만 하시고 더 이상 안 하려고 하신 거예요?
 
원희룡 : 초선 때 그렇게 선언하기도 했었습니다.
 
양창욱 : 그럼 3선까지 하시면 다른 걸 하시고 싶으셨군요?
 
원희룡 : 네, 뭐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서 사실은 특별히 주어진 자리가 없으면 4-5년 좀 더 탐색도 하고 방황도 좀 하고 그렇게 할 생각이었죠. 그래서 책을 쓰면서도 자꾸 어디 가냐고 하는데 나는 아래로, 현장으로 가겠다, 아래로 가겠다, 좌나 우가 아니라 아래로 가겠다, 그게 제 화두였는데 이제 또 제주에서 일하라는 부름을 받게 되어서 이제 마음을 정리하고 아무튼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거죠.
 
양창욱 : 그렇군요. 지사님 나오셨다니까 문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좀 읽어드릴게요. 3115님, 원희룡 지사님 웃는 얼굴이 참 좋습니다. 제주 시골 출신인데 대단하십니다. 이런 의견을 주셨고요. 3960님, 저도 제주에 살고 싶습니다. 어려운 나라에 힘이 되어주세요. 1746님, 제주도 개발이 늦는다고 해서 우리가 피해보는 것은 없지 않나요? 천천히 우리 것을 지키며 소중하게 가꿔야 합니다. 8889님, 원희룡 지사님 음성이 참 편안하고 좋네요. 제주도 소식 들으니까 고맙고 좋습니다. 3670님, 9월에 제주도 다녀왔어요. 앞으로도 아름다운 제주 잘 지켜주세요. 9287님, 제주도 땅을 중국인들이 왜 매입할까요? 아름다운 우리 문화는 우리가 보호해야 합니다. 이렇게 의견 주셨습니다.
 
원희룡 : 당근입니다.
 
양창욱 : 네. 중앙정치에서 좀 멀어졌다, 이런 불안감 같은 건 없으세요?
 
원희룡 : 제주는요, 지리적으로는 그리고 과거 역사적으로는 변방이었지만 지금은 외국 투자나 미래의 어떤 세계의 추세, 미래 에너지라든지 서비스 산업이라든지 문화라든지 이런 게 가장 먼저 봄 꽃 소식과 함께 오는 곳입니다. 그런 면에서 좀 글로벌 흐름과 미래의 어떤 실험적인 무대가 바로 제주도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제주에서 일하는 것이 저는 주변적인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주어진 무대에서 자기가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한 거지, 어디에 간들 그 장소나 무대 자체가 중심이 있고 주변이 있고 그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양창욱 : 그렇죠. 그래도 여의도에서 참 거리가 멀긴 멀어요.
 
원희룡 : 네. 이런 소식이 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거 보니까 지리적으로 먼 것도 있지만 일의 성격 자체가 여의도와는 물론 저희들이 국회에게 협력 받을 일이 많기는 합니다만, 저희들이 24시간 고민하는 문제가 여의도의 문제랑은 조금 각도가 틀린 것 같아요.
 
양창욱 : 그렇군요. 대권의 꿈 있으시죠?
 
원희룡 : 물론 이제 나라를 위해서 자신을 잘 가꾸어서 일을 감당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 관리를 그만큼 엄격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뜻의 표현이기도 한데요. 구체적인 대권 계획이나 이런 부분들은 그건 하늘이 알고, 그 때 그 때 그 시대의 국민들의 선택과 국민들의 작품이지, 그게 뭐 개인이 계획한다고 되는 거겠습니까?
 
양창욱 : 그래도 기본적으로 본인의 권력의지가 있고, 꿈이 있어야 실현이 되는 거잖아요.
 
원희룡 : 그것은 최소한의 요건에 불과하죠. 그게 없으면 말할 자체가 성립이 안 되지만 그게 있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건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양창욱 : 네. 어떤 지인 분이 여쭤 봐달라고 해서 제가 언뜻 생각이 나서 지금 여쭤봅니다. 제주도 관련 소식인데 서귀포 출신 도지사 처음이시죠?
 
원희룡 : 서귀포 출신 제주도지사, 처음이죠.
 
양창욱 : 그런데 이게 제주도 지역 정치에서는 북쪽 제주시 출신이냐, 서귀포 출신이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요?
 
원희룡 : 그렇죠. 지연, 학연 따질 때는 그게 큰 게 되는데요. 제가 하면서는 지역이나 이런 게 크게 문제가 되었던 건 아닌 것 같고요. 나름대로는 중앙정치에서 제주도의 입장을 잘 대변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리고 아무튼 그 좀 개혁적으로 왔던 그것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달라, 이런 도민들의 공통된 기대와 요구가 저를 도지사라는 일로 맡기게끔 한 거지 자기와의 연고를 따져서 하는 그런 부분이었다면 제가 많이 불리했겠죠. 그걸 뛰어넘은 선거였다고 뜻을 받아들입니다.
 
양창욱 : 네. 그런 것이 분명히 있긴 있었지만 그것이 선거를 치르는데 충분히 극복할만했다, 이런 뜻으로 제가 받아들이겠습니다.
 
원희룡 : 네.
 
양창욱 : 또 카지노 얘기를 물어보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이게 지금 대형 리조트개발 사업에 신규 카지노를 허가하려는 거 아니냐, 이런 것에 관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원희룡 : 이미 작은 카지노가 8개가 있고요. 거기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개수로 하나를 더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요. 지금 대형 카지노를 전제로 건축 허가를 낸 곳들이 이제 몇 군데 있죠. 그런데 그 자체를 저희가 허가를 안 내줄 방법은 없고요. 대신에 우리가 급한 것은 카지노가 대부분 제한된 구역에 국제적인 수준의 투명성을 가지고 세금이나 아니면 그 안에 어떤 운영에 여러 가지 법을 지키는 이런 면에서 관리 감독이 잘 될 수 있는 이런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카지노 감독 기구와 카지노 감독 조례를 지금 만들고 있는 중이고요. 그게 만들어지면 오히려 자꾸 이미지가 나쁜 이런 카지노들이 여기저기 난립하는 것보다는 싱가폴 같은 경우는 제한된 구역에 카지노가 딱 2개, 그리고 베팅하는 순간 세금이 매겨질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을 모델 삼아서 제한된 숫자, 제한된 지역에 엄격하게 관리 감독되는 카지노, 이게 맞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알겠습니다. 지사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희룡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네. 자금까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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