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부친 과거사문제때부터 변하기 시작"

 
 양창욱 : 24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 시간입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네. 통합진보당 해산 건으로 많이 수그러들기는 했습니다만 이른바 정윤회 문건, 청와대 문건 이야기부터 먼저 해보겠습니다. 박관천 경정의 1인 자작극으로 결론이 나는 것 같아요. 검찰 수사 결과 수긍하시는지요?
 
이상돈 : 조금 납득이 어렵죠. 무엇보다 박 경장이 왜 단독으로 이런 문서를 만들어서 유출 했는가, 상식적으로 자기가 만든 문건을 자기가 유출하면 그거 위험부담이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왜 그랬는가, 좀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죠. 또 하나는 시사저널 기사문제입니다. 시사저널이 그래도 우리나라 주간지에서 부수가 가장 많은 잡지 중에 하나고, 기획탐사보도에 굉장히 강한 매체입니다. 거기서 과연 이렇게 불확실한 근거로 커버스토리 기사를 썼겠느냐, 그리고 사실 시사저널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갖다가 부인하는 성명을 냈죠. 우리도 근거가 있다면서 말이죠. 세 번째는 과연 유출된 문건이 이른바 검찰이 밝히는 그것뿐이겠는가, 과연 일주일 동안에 검찰이 그렇게 확실한 수사를 했겠는가, 너무 서둘러서 결론을 낸 게 아닌가, 그런 상식적인 의문이 남습니다.
 
양창욱 :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를 좀 갑작스럽게 서둘러 발표한 것도 정윤회 사건을 덮기 위해서다, 이런 의혹도 있더라고요.
 
이상돈 : 뭐 오비이락처럼 된 측면이 있죠. 그러나 헌법재판소 소장이 정윤회 문건 사건이 생기기 전에 국회에서 연내에 판결을 하겠다, 이렇게 진술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뭐 근거가 없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었을지는 몰라도요.
 
양창욱 : 그런데 이 문건 정부, 문건 파문의 핵심이 정윤회 씨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비선 개입 의혹이잖아요? 유진룡 전 문화부 장관이 김종 2차관과 이재만 비서관 등 한양대 출신들이 문화부 인사에 개입을 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거든요? 그래서 어찌보면 실체가 있는 얘기가 됐고 이 대목만큼은 규명이 돼야 하지 않나요?
 
이상돈 : 그러한 부분을 이제 규명이라고들 많이 하는데요. 과연 그 부분이 사법적으로 규명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국장이건 과장 인사건 간에 통상적으로 장관에게 맡겨야 하겠지만 행정부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게 맞으니까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어떻게 인사 지시가 되면 그것은 사실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고 볼 수 있죠. 다만 그것이 합리적이냐, 관례에 맞느냐,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겠어요. 그러나 그것 외에도 사실상 비서관 몇몇이 그들에게 부여된 직무, 그들의 능력 이상의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의혹은 상당히 팽배한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죠.
 
양창욱 : 네. 교수님께서는 지금 문건파문을 놓고 근본적인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시기에 지금 박근혜 정부 가장 큰 문제가 뭔가요?
 
이상돈 : 대통령의 리더십의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소통부재를 이야기할 수 있고, 소통부재라는 것이 제일 근본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 없죠. 국민과 소통이라는 게 뭐 시간 빼서 유권자 만나는 게 아니고, 언론과 기자회견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이런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고, 뿐만 아니라 수석비서관과 각료와의 어떤 소통이 있느냐, 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이 저는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틈새를 타서 이른바 비서진들이 그들의 역할 이상의 영향을 행사한다, 이런 의구심이 나오는 것이죠.
 
양창욱 : 대통령이 이런 여론이나 고언, 진언들을 지금 전혀 못 듣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상돈 : 전혀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죠.

양창욱 :그럼 , 들어도 말을 안 들으시는 건가요?
 
이상돈 : (대통령도) 이런 문제를 이해를 하고는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치기가 어렵죠. 특히 그들, 비서관들, 오랫동안 같이 한 비서관들을 후퇴시킨다는 것은 못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대통령의 어떤 한계고요. 문제로 생각하고 있죠.
 
양창욱 : 원래 교수님께서 처음에 박근혜 대통령하고 출발을 같이 했다고 볼 수가 있잖아요?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요.

이상돈 : 네. 2011년 말 부터죠.
 
양창욱 :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상돈 : 지금은 뭐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는 저하고는 완전히 소통이 없다고 봐야죠. 저도 뭐 제가 기대했던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접은 지가 꽤 됐습니다.
 
양창욱 : 그렇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이상돈 : 계기라기보다 이 정부가 나가는 것이 약속을 다 파기했지 않습니까? 모든 대국민 약속, 공약을 다 파기했고, 또 하나는 대통령이 자신과 같이 갈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들과 (끝까지) 같이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하면서 나왔는데. 그런 부분에서 저는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 지 오래입니다.
 
양창욱 :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처음 모습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 2년이 지난 지금 모습, 많이 변했나요?
 
이상돈 :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이 변한 것은 본선 중간에 변했다고 봅니다. 부친 과거사 문제가 나왔을 때 대통령이 그 전에 보여줬던 모습에서 바뀌었다, 이런 감을 제가 느꼈습니다.
 
양창욱 : 그러시군요. 어쨌든 이번 문건파동에 의해서 국정운영에 누가 되고 방해가 되니까 3년차를 맞는 내년에 한 번 일신해보자, 이런 차원에서 지금 연초 개각설이 자꾸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또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주영 장관 관련 언급을 하고, 또 진인사대천명 발언을 하고 이러니까 당장 다음 달이라도 개각이 이뤄지는 거 아니냐, 이런 전망들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개각을 하더라도 아마 소폭이 아닌가 싶고요. 개각을 해도 이미 떠난 민심을 붙잡기에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 단번에 개각이 될 가능성이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누가 총리가 되던, 누가 장관이 되던, 누가 수석비서관이 되던 정부의 어떤 불통, 소통이 안 되고 수석비서관의 대통령을 재직 중에 거의 보지 못하는 이 정부는 사실 저는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양창욱 : 그런데 교수님 아직 3년이 남았잖아요? 2년밖에 안 지났고, 그렇다면 지금부터 각성해서 좀 고치면 나아지지 않을까요?

이상돈 : 그런 원론적인 이야기는 누구나 하는 거지만 현실적으로 대통령 본인께서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저는 하기 어렵다고 보죠.
 
양창욱 : 네. 알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 이후에 조금 올랐어요, 
 
이상돈 : 조금 오를 수도 있죠. 그러나 이 통합진보당 사건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는 거니까, 그리고서 국정상황이 좋아질 이른바 호재가 별로 없죠. 사실 국정아젠다가 다 소멸되어버리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뭘 하느냐, 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뭘 하겠다는 것도 없고, 말만 꺼내놓고 다 실패했기 때문에 저는 별로 좋아질 게 없다고 봅니다.
 
양창욱 : 앞으로 3년이 남아 있지만?
 
이상돈 : 네, 그렇습니다.
 
양창욱 : 알겠습니다. 자연스럽게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 관련해서 몇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여기까지, 해산 선고까지 오게 된 데에 있어, 이석기 의원이나 이정희 대표의 책임이 크다, 이런 주장들이 정치권 일각에서 자주 나오더라고요?
 
이상돈 : 네, 그 두 사람의 책임이 크죠. 그래서 통진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들 이석기, 이정희 두 사람을 지지한다고 볼 수도 없는 면도 있죠. 막연하게 우리 기성 정치권이 희망이 없다고 해서 진보 정치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두 사람의 실패가 통진당 뿐만 아니라 전 야권을 굉장히 궁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전 야권이라고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양창욱 : 네. 이번 사태가 진보정치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던데요?
 
이상돈 :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해서 야권이 이른바 통진당과 그 추종 핵심 세력과 쉽게 이야기 해서 흔히 말하는 종북이라고 이렇게 꼬리표를 붙이면서 말이죠. 그런 추세와 확실하게 결별을 하고 좀 야권이 노선과 정책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이런 게 되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양창욱 :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돈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지금까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얘기 나눴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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