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양창욱의 아침저널' 3부, '금요한마당 주말이 좋다', 두 번째 순서입니다. 한 해 마지막 달 12월은 각종 송년회다, 해서 술자리도 많지만 그 어느 때보다 1년 중에 볼만한 공연이 많습니다. 12월의 첫 주말을 앞둔 오늘 연말 공연가 소식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공연기획제작사 쇼노트 송한샘 이사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송한샘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날이 오늘 많이 추운데 출근하셨습니까?
 
송한샘 : 아니요.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인터뷰를 끝내고 출근하려고 일단은 집에 있습니다.
 
양창욱 : 네. 며칠 사이에 정말 겨울이 된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연극이나 뮤지컬, 이런 공연 같은 것들은 추울 때 가족들, 연인들끼리 봐야 더 재미있잖아요?
 
송한샘 : 그럼요. 뜨거운 콘서트장의 연기는 물론이고 따뜻한 감동의 뮤지컬이나 연극까지 사실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곳에서 충분히 함께 지인 분들과, 가족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공연장에서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네. 그렇게 즐겁게 볼만한 공연들, 어떤 게 있을까요?
 
송한샘 : 올해는 뭐 공연히 풍성하다 못해 넘치는 실정인데요. 먼저 뮤지컬로는 이번 주에 나란히 개막한 브로드웨이 신작 두 편이 눈에 띕니다. 영화 원작으로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하죠. 뮤지컬 원스와 70년대를 풍미했던 팝스타 신디 로퍼컬 작곡한 뮤지컬 킨키부츠인데요.
 
양창욱 : 아, 신디 로퍼, 80년대 가수 그 신디 로퍼 말씀이시죠?
 
송한샘 : 그렇습니다. 마돈나와 함께 쌍벽을 이루었던...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던 원스에서는 락스타 윤도현이, 킨키부츠에서는 제대 후에 어떤 작품으로 컴백할 것이냐, 관심을 모았던 배우 김무열이 출연합니다. 이밖에도 10주년이 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는 조승우를 비롯해서 뮤지컬 배우 류정환, 박은태 등 화려한 출연진이 공연 중이고요. 잠실 운동장 야외에는 빅탑을 설치해서 캐나다에서 날아온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가 수 십 마리의 말들과 함께 특이하게도 가족 관객에게 손짓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센스 공연이나 내한 공연들만 있는 건 아니겠죠. 창작 뮤지컬로도 예매 순위 상위에 랭크되면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요. 고 김광석씨의 주옥같은 히트곡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그 날들은 유준상, 오종혁, 지창욱, 규현 등 초호화 캐스팅과 함께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도 지키고 있습니다. 또 연말인데 콘서트를 뺄 수 없겠죠. 좀 아쉬운 이야기를 잠시 드리자면 세월호 참사 때문에 콘서트들이 어쩔 수 없이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연말 대목을 노리고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실상 춘추전국시대다, 이런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는데요. 특히 하나의 공연에서 두 팀의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어서 두 배의 즐거움을 주는 연말 콜라보 콘서트들이 인기입니다. 플라이투더스카이와 거미의 더 클레임, YB와 바비킴의 동시상영, 바이브와 포맨의 발라드림, 박정현과 다이나믹 듀오의 그 해 겨울 등이 대표적이고요. 뭐 그 뿐 아니라 싸이, 이승철, 김범수, 서태지, 박효신, 김연우, 김장훈, 이승환 등 뭐 이 거 말고도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가수들의 콘서트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양창욱 : 부모님 세대들을 위한 옛 가수들의 디너 콘서트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송한샘 : 네, 맞습니다. 그리고 연극도 빼놓을 수 없는데 최근에 관심을 갖게 하는 연극이 배우 공효진 씨와 강혜정 씨가 출연하는 연극 리타 길들이기, 라는 작품이 있고요. 송일국 씨가 출연하는 안중근을 소재로 한 연극 나는 너다, 를 비롯해서 뭐 연말에 항상 볼 수 있는 유니버셜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라든지, 뭐 국제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신영옥 씨 등의 콘서트라든가, 아니면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마술 체험전 이상한 마법학교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각양각색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어서요. 관객들 입장에서야 골라먹는 재미를 한껏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강혜정, 송일국 씨는 요즘 뭐 아이들 프로그램 부모님으로 나오시는 그 분들이시죠?
 
송한샘 : 그렇죠.
 
양창욱 : 네. 공연도 하시는 군요.
 
송한샘 : 네.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요즘 트렌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그런데 공연이 좀 비싸요. 영화와 비교하면 이게 참 몰상식한 이야기겠습니다만, 뮤지컬 같은 거 자주 보기에는 아직 부담스럽습니다. 왜 이렇게 비싼가요?
 
송한샘 : 네. 뭐 글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작 단가가 10년 전에 비해서 지금 거의 두 배가량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양창욱 : 쉽게 말해서 원가가 뛴 거군요?
 
송한샘 : 그렇죠. 그런데 사실은 티켓 가격은 그동안 10년 전에 비해서 20%에서 30% 밖에 상승하지 못했어요. 물론 여전히 관객 입장에서는 그 가격이라는 게 결코 절대로 싼 편은 아니겠죠. 하지만 그 원인을 들여다보자면 결국 부족한 제작 인프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작품 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제작 쪽의 단가는 계속 상승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현상이 계속 되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또 하나 제가 좀 관심을 가졌던 것 같은 게 맨날 그 얼굴이 그 얼굴이에요. 뮤지컬 배우들은 제가 대학교 때 봤던 분들이 아직도 계시더라고요? 제가 40이 넘었는데 그 분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좀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안 그래도 요즘 TV프로그램들 보면 맨날 똑같은 사람들끼리 나와서 자기들끼리 웃고 먹고 떠들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식상하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뮤지컬이나 어떤 공연계도 좀 이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송한샘 : 네, 뭐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이제 아까도 잠깐 언급 드렸지만 최근 뮤지컬에 비교적 다양한 분야의 출연진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돌 가수나 영화배우들까지도 무대 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남경주 씨나 최정원 씨, 과거의 스타가 지금도 여전히 주인공을 하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대할 때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관객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본인들이 예전부터 좋아하던 스타들이 무대를 계속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양창욱 : 그런 부분이 있겠네요.
 
송한샘 : 그렇죠. 그리고 이제 새로운 장르에서 건너온 스타가 뮤지컬에서 탄생하게 되면 인접 장르의 새로운 관객들이 개발이 되어서 공연장으로 유입되고 이러한 신구 세대가 함께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일어날 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공연 현장에 있으시면 참 우리나라 공연 제작 환경이라는 게 경제적인 여건부터 해서 참 어렵잖아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들고 어려우세요? 가감 없이 말씀해보세요.
 
송한샘 : 네. 뭐 요즘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화두인데 사람이라는 게 결국 다 죽으니까 다 미생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어떤 직업을 가지신 분들도 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 많고, 또 국가나 나라를 상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있을 텐데 우리 양 기자님께서 이런 기회를 주시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콘텐츠의 수량이 과잉이라는 생각은 피할 수가 없어요. 저희들이, 기획자들이 자승자박이라는 소리를 들을 법 한데요. 기획자들이야 장르를 나누어서 생각할지 몰라도, 소비자들은 결국 콘서트나 뮤지컬이나 연극이나 어느 하나를 보면 주머니 사정도 그렇고,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나머지 장르는 못 보게 되잖아요. 결국 엔터테인먼트라는 측면에서 모두 경쟁작이니까... 사실 그런 면에서 볼 때 겨우 인구 천만을 상회하는 서울만 해도 지나치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문화 컨텐츠가 많은 측면은 있어요. 작품 편수만 놓고 보면 뉴욕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다고 생각되지는 않거든요.

양창욱 : 아, 뉴욕 정도 됩니까? 서울의 공연 편수가?
 
송한샘 : 네. 뉴욕을 상회한다고 보셔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뉴욕은 전세계에서 날아온 관광객들이, 게다가 수많은 영어권 관광객들이 그 공연시장을 함께 즐기잖아요? 그런데 서울은 90% 이상이 내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함정이거든요. 그래도 역설적으로 볼 때 공연 기획자들이나 공연계 종사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늘 날의 모습이 결국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거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단지 지금의 산업 구조에서 내한 공연이나 라이센스 공연이 차지하는 비중을...
 
양창욱 : 라이센스 공연은 뭐에요?
 
송한샘 : 아까 말씀드렸던 원스 같은 작품들은 원작은 미국에서 개발이 된 건데 판권을 한국어 공연 판권을 사다가 한국 창작진들과 한국 배우들이 공연을 하는 거죠.
 
양창욱 : 아, 그런 걸 라이센스 공연이라고 하는 군요.
 
송한샘 : 순수 창작은 아니니까... 아무래도 이런 공연들보다도 앞으로는 점차 국내 순수 창작물로 전환을 시켜나가는 작업이 중요하겠죠. 이를 위해서는 기획자들 자체의 노력이 선행되어야겠지만 우리 손으로 만든 창작물이 해외 컨텐츠보다 재미있을 수 있다, 이런 정부 문화 정책 당국자들의 인식의 전환과 일시적이고 전시적인 행정 지원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으로, 이게 또 정권이 교체되면 정책도 바뀌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교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기적인 정책의 수립과, 수립뿐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마찬가지죠. 국가적으로 공연 산업 자체를 하나의 문화강국이 되기 위한 방편으로 인식을 하고... 프랑스처럼... 이를 국민들에게도 지속적으로 함께 홍보해줄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 풍류를 좋아하는 민족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이라면 현재 우리가 느끼고 있는 어려움도 결국 충분히 해소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이사님 말씀을 듣고 있으니까 힘이 나네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에 어디 음악 축제 축하영상 메시지를 보냈어요? 이게 홍콩에서 열리고 있다는데 어떤 공연이기에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까지 보냅니까?
 
송한샘 : 네. Mnet Asian Music Awards 라고 하죠. MAMA라고도 하는데... 굉장히 자랑스러운 어워즈죠. 우리나라의 어워즈지만 세계적으로 발돋움한 어워즈니까요. 뭐 개인적으로는 어제 강소라 배우의 MAMA에서의 드레스가 아주 눈에 띄었던 하루였는데요.
 
양창욱 : 어떤 드레스를 입고 나왔는데요?
 
송한샘 : 가격에 비해서 굉장히 아름다웠는데 알고 보니 강소라의 출중함 때문이었다, 뭐 이런 걸로 이슈가 됐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뮤직비디오 시상식이죠. 현재 아까 말씀드렸던 1999년 시작된 이래 현재 아까 말씀드렸던 MAMA로도 굉장히 유명한데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 시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0년에는 마카오, 2011년에는 싱가폴, 그리고 2012년부터 올해까지는 3년 연속으로 홍콩에서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시상식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치는데요. 또한 전세계 음악 팬들에게 지정된 기간 동안 가장 큰 사랑을 받은 노래와 가수, 앨범을 선정해서 해당 아티스트에게 상을 수여하는 등 그야말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중 음악 축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K-POP, 한류 이런 게 중심이 되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까지 보냈군요. 복지 하면 밥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문화예술 복지가 더 중요하고요. 미래 관객인 우리 자식 세대들이 어릴 적부터 문화 예술 공연에 작은 돈이라도 좀 내고, 반드시 내고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공연예술 현장에서 더 애써주시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송한샘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네. 지금까지 '금요한마당 주말이 좋다' 공연기획제작사, 쇼노트 송한샘 이사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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