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이 지난해 연말 한국문화산업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출마 여부 최대 관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 등 당 강세지역에 비례대표 의원들의 공천을 배제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비례'라는 혜택을 한 번 입었기 때문에 오는 4월 총선에서는 어려운 지역에 나가 당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22명의 당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조윤선 의원에 대한 활용 방안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치1번지인 종로에 내보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박진 의원이 불출마하는 종로에 조윤선 의원과 같은 젊고 참신한 인물을 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면서 "종로가 정치1번지이긴 하지만 올드(old)한 느낌이 강해 의외로 임팩트(impact)를 주고 승산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해 4월 분당을 재보궐 선거에서도 강재섭 전 대표 대신 조윤선 의원이 나갔으면 손학규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었다는 얘기가 야권 내에서도 공공연하게 나왔다"면서 "설사 (민주통합당 후보로 유력한) 정세균 전 대표와 만나 패하더라도 명분 있게 지는 것이기 때문에 조윤선 개인으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왕 격전지에 나와 싸워야하는 형편이라면 당이 정말 필요로 하는 곳에서 제대로 진검승부를 펼쳐보고 장렬히 산화하는 것도 이후의 정치행보까지 내다봤을 때 전혀 무용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조윤선 의원이 과연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 한나라당의 아이콘으로서 정치 성지에 나가기에는 아무래도 아직 정치 경력과 파괴력이 부족하다. 또 이것은 박근혜 비대위원장 출마 여부와도 깊이 연관돼 있다. 만약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종로 출마를 결심한다면 조윤선 의원은 종로를 생각조차 안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는 "박근혜 위원장이 그대로 대구에 나갈 지, 아니면 서울의 어떤 지역으로 나갈 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는 "사실 박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전국을 누비며 선거 유세지원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하고 총선을 넘어 자신의 대선가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종로든 대구든 지역구에 출마하면 사실상 유세지원은 힘들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 성남 분당을을 저울질 하고 있는 조윤선 의원은 자신의 '종로 차출설'에 대해 "당이 어렵고 총선 전망이 어두운 만큼 모든 것을 당의 결정에 겸허히 따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불교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종로구에 독실한 불자인 조윤선 의원이 나오는 게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와 관련해 불교계 관계자는 "불교계에서 일고 있는 자성과 쇄신 결사가 한나라당에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낙후된 이미지가 있는 종로에 젊은 세대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창욱 기자wook1410@bb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