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전경윤의 아침저널 설 연휴 특집 대담 (2011.2.4(금))

■ 방송 : FM 101.9 (07:00~08:55)
■ 진행 : 전경윤 앵커
■ 대담 : 최광식 국립 중앙박물관장

전경윤: 여러분, 국립중앙박물관 한번쯤 가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서울 용산구로 이전해 재개관한 지 5년 2개월여 만에 관람객 1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은 G20서울정상회의 환영리셉션과 업무만찬을 개최하고, 고려불화대전, 실크로드와 둔황 - 혜초와 함께하는 서역 기행 등 의미 있는 전시를 마련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오늘 아침저널에서는 박물관을 단순한 전시 관람 공간이 아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최광식 관장을 모셨습니다. 최광식 관장은 서울에서 태어나셔서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고구려 연구재단 상임이사, 고려대 박물관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한국고대사 학회장을 지냈고, 지난 2008년 3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맡고 계십니다. 최광식 관장은 해방과 함께 시작된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 사상 첫 역사학자 출신 수장이십니다. 관장님께서 직접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최광식: 네, 안녕하세요.

전경윤: 2011년, 설 연휴 사흘째를 맞이했는데요. 먼저 청취자 분들에게 새해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광식:네, 신묘년 새해에 건강하시고 토끼와 같이 슬기롭고 재치있는 생활이 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전경윤: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취임하신지 어느덧 4년째를 맞이하셨는데요.
그동안 관장 일을 해보시니까 어떠셨습니까? 소감이나 소회를 말씀해 주시죠.

최광식: 국민들이 많이 사랑을 하고, 아껴주셔서 관람을 많이 하시고, 외국인들도 많이 오시고 그래서 저희들이 늘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오신 분들이 더 자주 오셔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관장님께서는 그동안 굵직한 기획과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 수를 세계 톱 10에 드는 박물관으로 만드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계신데요. 그간의 성과, 어떻게 보십니까?

최광식:2008년에 와서 대중화, 정보화, 국제화를 방향으로 해서 끌어왔고요. 2009년에 박물관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박물관의 위상을 제고시키려 노력했습니다. 작년에는 고려불화전이라든지 G20정상회의 환영리셉션 및 만찬을 통해서 박물관의 위상을 국내외적으로 드높일 수 있었던 해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그 결과로서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시게 됐고, 관람객 수가 2009년에는 세계 10위 213만, 2010년에는 정확한 수지는 안 나왔습니다만 세계에서 8위, 7위 아니면 8위가 될 것 같습니다. 304만명이 왔기 때문에 10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경윤:지난 해에 여러 가지로 뜻깊은 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말씀하신대로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이 서울 용산구로 이전해 재개관한 지 5년 2개월여 만에 관람객 1500만 명을 돌파한 거죠?
최광식:네, 그렇습니다.

전경윤:그렇다면 올해 목표 관람객 수는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최광식:그런데 사실 쭉 성장을 해왔는데요. 관람객 수는 박물관의 용량으로 봐서 하루 평균 만명 정도가 적절 수준입니다. 365일 중에 휴일을 빼면 310만 명이 적합한 수준이기 때문에 양적인 것 보다 질적인 프로그램에 신경을 써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전경윤:지난 해, 가장 눈여겨 볼만한 성과가 있다면 바로 G20 서울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과 업무만찬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우리나라에서 박물관이 국제회의 장소로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는데, 관장님께서 직접 제안하셔서 이를 성사시킨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개최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최광식:처음에 G20정상회의를 서울에서 하게 된 걸로 알고, 이 기회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제안을 했고요. 정부에서도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시고, 그걸 잘 활용하도록 많이 도와주신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네, 당시 세계정상들이 관장님의 영접을 받아 만찬장에 참석을 하셨고, 당당한 박물관의 모습, 화려한 유물들이 전 세계로 많이 알려지게 된 거죠?

최광식:CNN, BBC, NHK등 세계 유수 언론을 통해 생방송 됐습니다. 우리 역사와 문화, 유물, 박물관 시설이라든지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졌으니까 박물관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유구한 문화유산, 이런 걸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경윤: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문화가 이렇게 독창적인 줄 몰랐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던데 그동안 많이 생소했는데 많이 알게 된 거죠?

최광식:환송할 때 제가 오바마 대통령께 직접 물어봤습니다. 박물관에 대한 인상, 그랬더니 한국문화에 대한 독창성, 그 다음에 박물관 시설이 이렇게 훌륭한지 몰랐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로 신흥국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또는 중국의 문화와 좀 유사한, 어떻게 보면 좀 아류, 이런 혹시 그런 외국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독특한 것이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이번에 정상회의를 통해서 한국이 개최국이면서 의장국 역할을 한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신흥국이 아니라 찬란한 유구한 역사문화를 갖고 있었던, 전통 있는, 품격 있는, 그래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경윤:당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25만여 점의 전체 소장품 가운데 박물관의 ‘대표 선수’ 20선을 선발하고, 다시 12건을 택해 만찬장으로 이동하는 동선에 배치했는데요. 어떤 기준에 의해, 어떤 유물들이 선정 된 건지 궁금합니다.

최광식: 그러니까 G20이기 때문에 마스터 피스 20, 이 분들이 시간이 없어서 다 볼 수가 없으니까 대표 유물을 전시를 하는데 역시 시대 순으로 신석기, 청동기, 삼한, 삼국시대, 고려, 조선 이렇게 시대별로 했고요. 그 중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빗살무늬 토기, 반가사유상, 금관, 백제 같으면 금동 대향로, 고려자기, 청자, 조선시대의 백자, 이렇게 해서 그 시대와 대표, 또는 희소성, 이런 걸 했고요. 내용은 뭐냐면 불상은 돌로 된 건 무거워서 가져올 수 없고 회화는 조명이나 이런 것 때문에 가져올 수 없는 그런 건 그 자리에 두고 이동하기 편리한 것을 앞에 배치를 했습니다.

전경윤:세계 각국 정상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

최광식:대부분 오바마 대통령 얘기 했듯이 다 비슷합니다. 한국문화의 독창성, 이러한 훌륭한 박물관 시설을 보면서 흔히 하는 말로 한국이 졸부인줄 알았는데, 뼈대 있는 집안이구나, 이런 인상을 가지고 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지난해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희귀한 고려불화를 전시해 많은 국내외 인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 그 기획의도가 궁금합니다.

최광식:첫째는 우리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 소박함, 검소함,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고려 불화를 보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화려하고, 우아하고, 섬세하고 한국의 아름다움의 잃어버린 반쪽을 보여드려야 되겠다, 그런데 다만 우리가 갖고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세계에 남아있는 게 160여점인데, 우리는 불과 10여점 밖에 없고, 일본에 130여점이 있고 구미 선진국에 10여점, 그동안 우리가 잘 못 봤는데 이런 걸 보여드림으로써 한국문화의 독특함, 한국 문화의 다양성, 이런 걸 보여드리려고 의도로 했습니다.

전경윤:
모두 108점의 불화들, 현지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던 희귀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의 대표적인 불화,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물방울 관음'으로 불리며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일본 센소지 소장 '수월 관음도'를 빌려올 수 있었던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사연이 있었다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광식:

처음에는 원래는 잘 공개를 안 합니다. 그런데 그래도 우리가 부단히 이야기를 해서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러나 빌려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서 촬영도 하고 도록과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빌려와야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수월 관음도를 펴자마자 저도 모르게 삼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지스님이 불교신자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고개를 조금 끄떡끄떡하시더라고요. 이게 뭔가 가능성이 있겠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얘기를 했죠. 했더니 관장 정도면 가서 잘 모시겠구나, 이렇게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스텝들은 문화재 환수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못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해서 일본 정부의 보증을 하면 빌려주겠다, 그래서 동경국립박물관이 다행이 보증을 서서 가지고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경윤 :고려불화전에 대해서 부처님의 가피로 이뤄진 전시였다....

최광식: 그것뿐만 아니라 백점 정도가 전시가 되었는데, 우리 미술부에서 노력을 많이 했는데 어려운 열점은 제가 직접 갔는데요. 처음에 가면서도 반만 되면 성공이다, 했는데 예상했던 열점을 다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건 인력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피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전경윤:
불교계뿐 아니라 다른 종교계에 계신 분들도 관심 가지셨죠?

최광식:
그렇죠. 스님들께서는 신도들과 와서 많이 오셨고, 수녀님들도 많이 오셨어요. 그 다음에 다른 종교 기독교나 민족종교나 원불교, 천도교, 대표자들도 와서 보고 가셨습니다.

지금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과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힐 만큼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인데, 프랑스가 소장하고 있습니다만, 실크로드와 둔황’ 이게 전시 명칭인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광식:
2008년부터 세계문명전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 박물관이 한국 유물 중심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다양함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페르시아 특별전, 잉카문명전, 이집트 문명전, 그리스 문명전.. 이번엔 실크로드 문명전을 보여드렸는데요. 이 실크로드는 비단이 왔다갔다 했지만 사실은 불교문화가 왔다 갔다 한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 불교문화를 보여드리려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물은 중국에서 가져왔고요. 혜초스님이 왕오천축국전, 페르시아라든지 파미르 공원, 실크로드를 직접 자기 발로 걸으면서 쓴, 4년 동안 여행을 하셨습니다만 기록, 왕오천축국전이 1908년에 펠리오라는 프랑스 학자가 가져가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이 되어 있는데, 공개를 안 합니다. 전문가들 정도만 보지... 이걸 이번에 빌려올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사실 고려불화를 보면서 해보자, 안 될거다, 그래서 해보자고 기세를 몰아서 했는데 의외로 이게 돼서 부처님 가피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아쉬운 것은 규정상 90일밖에 못 빌려오기 때문에 3월 중순에 돌려줘야 됩니다. 앞으로도 볼 수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꼭 보시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불교문화재이기도 하고, 하나의 친견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얼마 전에 자승 총무원장 스님이 친견을 하고 가시면서 정말 너무 감격스럽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서 불자들은 반드시 보는 게 좋겠다는 그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전경윤:
신라의 혜초 스님이 인도와 중앙아시아 다섯 천축국을 여행한 기록인데 세계 4대문명 기행서이고, 이걸 보면서 많은 분들이 감탄을 한다고 그러죠? 그 옛날에 4년간 대장정을 감행한 혜초의 탐험정신, 대단하다는 것 아닙니까?

최광식:
불교에 대한 구법, 순례이면서도 4년 동안 걸어서 그 당시 19살이었습니다. 19살에 가서 23살에 돌아온 건데, 대학생이 배낭을 메고, 4년 동안 기차나 버스 없이 맨발로 4년 동안 했기 때문에 거기에 정말 그 당시에 길도 안 좋았지만 산적, 해적 많은데 그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문화에 대한 새로운 종교에 대한 호기심, 그것으로 했기 때문에 글 하나하나에 그 분의 혼과 땀이 배어있기 때문에 그걸 보면 가히 감동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고 자승스님께서 눈시울을 적실 정도로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경윤:
세계문명전, 이걸 계속 계획하고 계시다는 말씀이신데, 특히 동서고금의 교차로가 실크로드인데 전시장 구석구석에 실크로드에서 교류한 유물들이 수천년의 세월을 넘어 펼쳐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관람객들에게 이런 거에 포인트를 맞춰서 봐야 된다, 이렇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십니까?

최광식:
비단이 왔다갔다하는 길인데요. 비단은 오히려 동쪽에서 서쪽으로 갑니다. 반면 그 길을 따라 불교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오고 있어요. 불교문화가 어떻게 오고 있는가, 이런 것과 사막의 토양 속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뭘 느끼고, 뭘 생산해내는가, 이런 생각을 보면 천년 전에 여러 가지 역사적 문화유산이지만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될 것인가 그런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전경윤:

고려불화, 왕오천축국전을 빌려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봐도 되겠죠?

최광식:
그렇죠. 대한민국의 위상, 국립중앙박물관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경윤:
지난 2009년,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렸는데요. 그 당시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전시가 됐습니다. 하루 1만여 명의 사람들이 1∼2분 관람을 위해 3∼4시간씩 기다리는 그런 진풍경이 벌어졌었죠. 당시에 상당한 화제가 됐었죠?

최광식:

네, 몽유도원도 자체가 굉장한 작품이고요. 왜냐하면 남아있는 회화 중에서 연대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이고, 안평대군이 꿈에 본 무릉도원을 안견에게 이야기하자 안견이 3일 만에 일필휘지로 그린 그림이고, 인간의 유토피아를 그렸다는 점, 그 당시의 21명의 선비들이 그 그림을 보고 자기 생각을 썼어요. 그러니까 이것은 조선 전기에 우리 인문학의 하나의 금자탑이다, 그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군다나 우리 것인데 일본에 가있고, 또 빌려올 때 열흘밖에 못 빌려 왔어요. 한정된 시간이니까 우리 국민들이 여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서, 우리 유물을 보기 위해서 한두시간 이상, 서너시간 기다린 것은 처음이고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래서 이걸 몽유도원도 신드롬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우리가 그 국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고려불화를 기획을 한 것입니다. 이어서 고려불화도 더군다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서 불교문화, 한국문화에 대해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경윤:
이런 걸 보면서 많은 걸 보면서 이런 명품들을 왜 이제야 가져왔느냐, 우리 전통문화가 소박하고 검소하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화려하고 우아하고 섬세한 줄 몰랐다, 이렇게 많이 하셨다면서요.

최광식:

그런 질문을 저한테 뭐라고 하냐하면 관장님,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 보여주십니까? 이런 질문이 뇌리에 남는데요. 그게 뭐냐면 여태껏 소박함, 검소함이 우리 문화의 특징인 줄 알았는데 이걸 보니 화려하고 세련되고 섬세하단 말이죠. 우리 문화에 대해 제대로 몰랐다, 근데 왜 이런 걸 봤으면 안 그랬을 텐데,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게 우리나라에는 별로 없습니다. 외국에 있기 때문에, 그런데 외국에서도 빌려주질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인연이 돼서 보여드릴 수 있게 됐고, 많은 분들이 반쪽 밖에 몰랐구나, 올바르게 알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전경윤: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우리 혼이 담긴 문화재가 흩어져 있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세계에 퍼져있는 우리 문화유산, 실태는 어떻게 파악이 됩니까?

최광식:

공식적인 조사는 대개 한 10만여 점이 나가 있는 것으로 조사는 되는데요. 실제로는 그것의 2-3배 정도는 나가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왜냐면 조사는 대개 알려진 것을 조사한 거거든요 .박물관, 미술관, 콜렉션 등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도 제법 있어서 그것의 2-3배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특히 프랑스에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최광식 :
제일 많기는 일본에 제일 많고요. 프랑스는 병인양요 때, 외규장각도서를 가져간 것도 있고요. 프랑스 사람들이 한국도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가져간 것도 있고, 외규장각도서는 외교부에서 서로 협상을 해서 조만간 타결이 된다고 보고요. 해결이 되면 한 5월 말이나, 6월 초에 국민들에게 선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문화재를 잃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되찾아오는 데는 정말 긴 시간과 험난한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이 드는데요. 이와 관련된 대책,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최광식: 지금 말씀하신 걸 잘 반증하는게 숭례문 화재사건이라고 할 수 있죠. 수백년동안 보존해 온게 하룻밤 사이에 싹 사그라지는, 그때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그냥 문화재 하나가 없어지는 느낌이 아니잖아요. 우리의 자긍심, 자존심이 허물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 문화의 자존심과 자긍심이고 정체성이다, 그런 의식을 가져야 됩니다. 물론 외국 사람들이 우리걸 많이 가져간 것도 문제지만 우리가 소홀히 한 점도 반성을 해야 됩니다. 남 탓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된 점을 깊이 반성하는 데서부터 우리 문화에 대한 보전, 그렇게 해야 남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거든요. 우리 스스로가 업신여겨 보면 남들이 더 업신여겨 보는 거죠.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경윤:국립중앙박물관 올해 한국의 초상화 전시, 바로크와 로코코 바티칸 박물관전 등 대형기획전을 기획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최광식: 영국의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으로부터 바로크, 로코코 우리로 치면 조선시대에 해당합니다. 그 다음에 한국의 회화 중에서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게 초상화입니다. 그래서 이걸 준비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우리가 불교 특별전을 많이 하는데 그래서 이번에 바티칸 박물관에서 기독교 관련 특별전을 하려고 하고요. 그 다음에 앞으로 인도나 이슬람, 이런 걸 계속 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전경윤:

세계 각 종교 별로 다양하게 전시를 하시는 군요

최광식: 다양한 문화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한 거고, 불교를 많이 한 건 제가 불교 신자라서 오해를 하는데, 제일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쉬운 것부터...

전경윤:설 연휴기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고 있다면서요?

최광식 :네, 그렇습니다. 설마다 한 마당으로 해서, 민속놀이라든지 전통 문화 체험, 실크로드 문명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영화상영이라든지 이렇게 설에 와서 옛날의 우리 조상들이 설을 어떻게 보냈는지 느껴볼 수 있는 체험 코너라든지 이런 것들을 마련하고 했습니다.

전경윤:영화관, 공연장 같은 경우 영화가 바뀌거나 공연이 바뀌면 가고 그렇지 않습니까?
박물관은 개관할 때 한번 보면 그만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최광식:
잘못된 생각이죠. 왜냐면 극장이 생겼다고 극장 한번 가는 게 아니잖아요. 영화 프로그램이 바뀌면 가듯이 반드시 우리 박물관도 한 달에 한 두 번씩 프로그램이 바뀝니다. 그리고 큰 전시는 계절에 한 번씩,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박물관에 한 달에 한번, 적어도 또는 계절에 한번 오시면 새로운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물관의 문턱을 넓히려고, 노력을 한 것이죠.

전경윤: 전시콘텐츠가 1년이면 수십 차례 바뀐다고 봐야겠죠?

최광식: 기획특별전을 1년에 4번, 그 다음에 테마전을 한 달에 한번 하거든요. 그러니까 1년에 거의 20차례, 테마가 특별전이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두 번이죠.

전경윤: 볼 것도 많고 비용도 안 든다고 봐야겠죠?

최광식: 네, 상설전시실은 2008년부터 무료로 해왔고요. 다만 기획특별전은 외국에서 빌려오고,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그것은 유료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데서 하는 것보다 국립이기 때문에 기획특별전도 내용은 알차면서도 요금은 저렴하게 저희들이 책정을 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많이 찾아가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군요.

최광식: 박물관은 소통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내가 과거와 미래로 소통하고 가족, 친지,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는 그런 공간으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경윤: 관장님께서는 기존의 엄숙한 박물관의 이미지를 깨고, 대중 친화적 박물관이 돼야 함을 강조하셨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최광식: 박물관, 그러면 어떻게 생각 하냐면 구닥다리, 짜증나, 좀 오래된 것, 오래되면 박물관에나 갖다 놔라 이런 얘기를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가, 박물관 스스로도 권위, 내지는 엄숙 이런 것만 강조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턱이 높았던 곳이다, 이 문턱을 낮춰야 된다, 대중친화 공간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한 거죠. 박물관은 공원이나 놀이터같이 언제든 가고 싶을 때 갔다가 또 어떨 때 내가 힘들 때, 괴로울 때 일이 안 풀릴 때 이럴 때 박물관에 갔다 오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하던 일을 다시 또 새로운 기분으로 할 수 있는, 사실 이게 제 경험이거든요. 박물관만 가서 보고 오면 머리가 맑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모든 사람이 이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입니다.

전경윤:관장님께서는 박물관을 국민놀이터로 만들자는 말씀도 하셨죠?

최광식:박물관을 특별한 사람이나 특정한 엘리트나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즐기고, 느끼고, 돌아오는 그런 곳이 돼야 된다는 거죠.

전경윤: 관장님께서는 직접 일일 큐레이터로 나서 관람객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기회도 마련한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광식:
네, 왜냐면 관장이라고 해서 관장실에 앉아서 결재만 하면 안 되고, 대중과 소통을 해야 되거든요. 대중들에게 그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안내도 해야 되지만 관람객들은, 대중들은 뭐에 관심이 많은가, 어느 유물에 관심이 있는가, 이런 것들 그 분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보면서 대중들의 트렌드가 이렇구나, 이런 걸 알아야 되고 ,그러니까 현장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가서 안내도하고, 질문도 받고, 해야 어떻게든지 변화를 시켜야 하고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들의 욕구가 뭔지, 요구가 뭔지 잘 알기 위해서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전경윤:

그럼 어린 학생들 입장에서 관장님을 할아버지 같은 존재로 생각하겠군요.

최광식: 네, 이웃집 아저씨라든지 이렇게 해서 관장 그러면 뭔가 권위적이고 엄숙한 게 아니라 쉽게 우리가 흔히 아는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래서 박물관을 소통하는 곳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전경윤: 또 관람객들의 편의 향상을 위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전시 안내 서비스도 마련 하셨다고 하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광식 : 작년 연말부터 시범 운행하고 있는데요. 서비스의 전시관, 전시실, 전시 내용, 내가 지금 박물관이 어디에 있는가 이것을 한글, 영문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어, 일본어는 나중에 할 계획이고요. 지금은 kt휴대폰만 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활용하면 확대하려고 하고요. 또 하나는 스마트폰, 우리 국립중앙박물관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했습니다. 작년 G20 정상들이 오는 것을 계기로 해서 삼성전자와의 협찬을 받아서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해서 박물관의 유물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그때 의욕적으로 400점을 해서 다운로드 받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지금은 100점만 해서 2월 중순이면 다시 됩니다. 그때 많은 활용을 하시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전경윤: 박물관도 점점 진화를 하고 있군요.

최광식:네

전경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서비스도 많이 향상시켰는데요. 어린이박물관의 주요 관람객 층인
미취학 아동을 위한 공간도 마련이 돼 있습니까?

최광식: 네, 우리가 그래서 어린이 박물관이 있는데요. 거기에 유아방이라고 해서 5세에서 7세, 미취학 어린이를 위해서 교육 놀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서 유물 속의 동물 이야기를 테마로 해서 퍼즐 맞추기, 동물 관찰하기, 이런 걸 할 수 있도록 진짜 놀이터를 만든 거죠읽어 주는 박물관도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박물관장님께 이런 질문 드리는 것은 방송 처음에 물어봤어야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관장님께서는 박물관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광식:
박물관은 소통하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국립중앙박물관은 대한민국의 거울이다,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기가 우리나라의 역사문화 유산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걸 통해서 현재나 미래에 나갈 곳을 비춰가는 것이다,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1945년 12월 3일에 국립박물관이 개관이 됐다, 해방 이후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에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국립박물관이 존재하는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최광식: 지금 아주 좋은 말씀을 하셨는데요. 대한민국 정부수립은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도 되지 않았는데 들어오자마자 박물관장을 임명하고, 서둘러 12월 3일에 개관을 했고요. 평양에서는 12월 1일에 개관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 이틀 사이에 박물관을 경쟁하듯 개관한 이유는 남쪽에는 미군이, 북쪽에는 소련군이 있었잖아요. 이걸 통해서 정통성을 강조하려고 했던 같습니다. 마치 장개석이 모택동한테 쫓겨서 대만으로 가면서도 고궁박물관의 유물을 가져간 이유가 영토는 빼앗기더라도 중국에 정통성을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당시에 박물관은 국가 정통성의 상징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전경윤: 박물관이 현대인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광식: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들어와서는 문화콘텐츠의 보고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이걸 통해서 과거의 역사, 이런 걸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을 비춰 보고, 나아가 미래에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것을 생각하는 그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소통을 하는 곳이고요. 이걸 통해 영감도 얻고, 아이디어도 얻고 나아가 문화로 산업화 하는 비교하는 얘기가, 디자이너들 같은 경우 세계 유수한 디자이너들은 사실 다 창조하는 것 같지만 모티브는 전부다 박물관, 미술관에서 나오는 겁니다. 베르사체도 마찬가지고요. 디자이너들도 우리 것에 관심이 있어서 2009년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면서 패션쇼를 했었어요. 디자이너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저는 옷 디자인뿐만 아니라 핸드폰이라든지, 자동차, 비행기 이런 디자인도 상감 청자에서 나오는 색깔, 선, 이런 걸 활용하면 정말 세계적이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이런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도 마찬가지고요.

전경윤: 세계적인 박물관들이 많이 있죠.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 이런 곳에 가보면 세계 각국 여러 나라의 유물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 건물 규모로 보면 세계 6위권이고, 관람객 수도 세계 10위 안에 들고, 국립중앙박물관의 위상을 따져본다면 세계적 수준입니다만 소장 유물이 좀 부족하다고 봐야 될까요?

최광식: 그렇죠. 루브르나 브리티스나 메트로폴리탄은 사실 자기 유물이 아니고요. 이집트, 로마, 중남미, 남태평양, 동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 뭐 세계적인 것입니다. 그중에 대부분 약탈한 게 많죠. 물론 구입한 것도 있지만, 남의 나라를 식민지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클린 뮤지움이라고 자부를 합니다. 그렇지만 다양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죠. 그래서 방법이 페르시아, 잉카, 이집트, 그리스, 실크로드 문명전 이렇게 남의 나라 박물관에서 빌려서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것만 아니라 사실 외국의 박물관의 유물들은 기증, 기부한 게 많습니다. 자기가 컬렉션 한 것을 기증해서, 누구의 기증이었다, 또 소유권까지 안 남기게 되면 기탁, 소유권을 안 남기고 전시를 할 수 있게 많은 사람을 위해서 볼 수 있도록 이런 것들이 서양만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도 앞으로 그렇게 돼야 또 유물이 풍부해지고 또 외국유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제법 있어요. 그러니까 혼자만 보지 마시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 그런 운동이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전경윤: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그런 노력이 필요하시단 말씀이시죠?

최광식: 그렇죠.

전경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사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은 대부분이 지방의 11개 박물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우리 유물 밖에 없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유물들을 기증하거나 기탁하시거나, 이제 사업비가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부에서 더 많이 문화에 관심을 가져서 확대 돼야 겠고요. 외국의 경우 독지가, 기업, 이런 데서 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기업이나 개인들의 기부가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이루어져서 국민들에게 많은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그래서 유물은 기증이고요. 이런 기금은 기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공연 쪽에서 되고 있고, 박물관, 미술관은 많지 않은데 이런 게 더 확산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경윤:
관장님께서 올해 목표를 이렇게 말씀하셨군요. 내적으로는 내실화, 외적으로는 국제화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연구와 전시 역량을 더 키우고 문화재 기증, 기부 운동을 확산시키는 그런 방안이 필요하고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런 말씀입니까?

최광식:

규모는 세계 6위고, 관락객 수는 세계 8위가 되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이거는 세계 중요한 박물관이 되는데 문제는 유물이 부족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유물이 확충이 돼야 하고 이걸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 거기에 대한 정부와 민간, 왜냐면 일본이나 중국이 그런 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해외에 특히 박물관 가서 보시면 중국실이나 일본실은 잘 되어 있는데 한국실이 보잘 것 없는 이유가 그게 다 그 나라 정부에서 한 게 아니고교포들이 유물도 내고, 기금도 기부한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그런 것들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것이고요. 외국 것도 가져오지만 우리 것을 외국에 보내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이런 게 더 중요하고, 특히 우리가 올해부터 아세무스라고 아셈에서 하는 아시아유럽 박물관, 네트워크, 거기에 의장 기관이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3년 동안 의장기관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걸 통해서 국제적 교류를 통해서 우리 박물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우리 박물관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역점사업으로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개인 소장 유물 등에 대한 체계적 관리도 필요할 텐데, 그에 대한 대책도 가지고 계십니까?

최광식: 사립박물관이나 개인들이 갖고 있는 컬렉션들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사립박물관을 운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개인이가지고 있는데, 개인이 집에만 묵혀두고, 밖에 공개를 잘 안 하는데 이런 것들을 어떻게든 많은 분들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국립박물관에서 도와드리려고 하고요. 그런 면에서 학예사를 지원한다든지 유물의 보존상태가 안 좋은 거라든지 이런 것은 저희들이 보존 처리 이런 걸 도와드리려 하고, 특별전을 하려고 하는데 예산이 모자르는 경우, 특별전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든지, 어느 한 박물관이 혼자 가기 어려울 때 그 지역 박물관의 연합, 그래서 연합 전시회를 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저희들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일부 지역 사립박물관에서 정부보조금을 편취한 혐의로 검찰에 적발된 바 있어, 지역 사립박물관 지원 관리 시스템도 구축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광식:
그래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하려고 하고요. 직접 와서 못하게 되면 사이버 교육을 한다든지, 학예사들이 전문성을 더 강화해야 될 것 같고 그러한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그것에 대한 감독이라고 할까요. 그것을 강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전경윤:

관장님께서는 수요자의 입장을 늘 생각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야말로 공급자의 자세가 아니고 수요자 입장에서 모든 걸 생각하겠다는 뜻이죠?

최광식:

그렇죠. 기업이 대부분 그렇잖아요. 왜냐면 상품이 소비자가 어디에 관심이 있나를 봐야 하듯이 박물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박물관을 한번 보고 가서 안 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뀌지 않잖아요. 상설 전시관도 2008년부터 하나하나 바꿔서 작년에 통사전시를 확 바꿨습니다. 그게 고고고, 역사고, 미술부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걸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등으로 바꾸었습니다. 근데 그래서 관람자가 와서 쭉 시대를 보면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고, 스토리텔링을 스스로 하게 만드는 거죠. 그 전에 왔던 분도 또 오게 되고, 자기가 알고 있었던 역사적 지식을 유물을 통해 확인을 하게 되고, 이러다보니 전시도 입체적이 되고 이거야 말로 소비자의 입장이고, 조각공예관이나 서화관 같은 경우 옛날에는 미술관1, 미술관 2였어요. 그런데 미술관 1이 뭔지, 2가 뭔지 소비자는 모릅니다. 그런데 서화관 그러면 내가 그림을 보려면 서화관을 가야겠구나, 내가 조각공예, 내가 반가사유상을 보려면 조각공예관을 가야겠구나, 이게 딱 들어오잖아요. 사실 어떻게 보면 별로 어려운 것 같지 않은데 관점이 어디냐에 따라 매우 달라집니다. 친절하잖아요. 벌써...

전경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으시는 분에게 어떻게 하면 박물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 키포인트라고 할까요. 팁이라고나 할까요. 이런 게 있으시면 좀 말씀을 해주시죠.

최광식:그런 질문을 할 때 제가 굉장히 여러 생각을 하는데, 일단 보세요. 왜 그러냐면 사람들이 박물관에 안 오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박물관 내가 좀 알아야 가는 것 아니야? 부담을 좀 느끼세요. 아는 사람만 가고, 사전 지식이 있어야 가서 보는 것 같이...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냥 와서 보셔 보시고 보다가 관심 있는 부분이 생겨요. 마치 새 학년이 돼서 새 반에 들어갔을 때 눈에 들어가는 애가 한 둘 있듯이 박물관의 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그 유물에 대해 자꾸 보다 보면 찾아보게 되고, 비교하게 되면 어떤 관점이 생기고요. 그러다 보면 다른 유물에도 관심이 생기고,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정도다, 처음부터 이 유물은 양식이 언제고, 어느 시대 것이고, 그게 사실 쓸데없는 지식입니다. 시험을 볼 때는 필요할 지 모르지만 오히려 저는 그래서 학교와 박물관의 차이는 학교는 지식 교육기관이지만 박물관은 감성 교육기관이다, 박물관에 와서 느껴라, 느끼다 보면 더 궁금해지고 자료를 찾아보게 되고 그렇게 해서 알게 되는 것이 자기 것이지 처음부터 지식을 외우는 게 자기 지식이 아니다, 그렇게 하시는 게 좋고 그러다가 박물관에 시간이 있으면 이번에는 선사고대관을 보고, 서화관을 보고 부분별로 보시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러다가 특별전도 보고, 기획특별전도 보고 사실 제대로 보려면 1주일은 꼬박 보셔야 되는데 한 번에 보실 필요는 없고, 한 달에 한번 오셔서 오늘은 이만큼 보고, 내일은 이만큼 보고, 물론 처음에는 오셔서 쭉 한바퀴 도시고, 그렇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경윤:

관장님께서는 국가정통성의 상징이 국립중앙박물관이다, 대중들이 스스로 찾아와 즐기는 곳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돼야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더 이상의 유물 창고가 아니라 미래를 담는 그릇이 돼야 된다, 그런 말씀 아닙니까?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최광식:

우리가 보통 옷의 문화를 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옷을 디자인 할 때 서양의 것만 우리 고분 벽화라든지, 고려 불화, 디자인이 멋있습니다. 그런 걸 잘 활용을 할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집의 문화를 입히다, 집 그러면 전부 빌딩만 하는데 우리 고유한 전통 양식이 있어요. 보통 조선시대의 기와집만 생각을 하는데 그 때 말고도 삼국시대나 이때 건축이 어땠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습니다. 이런 걸 활용한다든지, 또 음식에 문화를 입히다, 한식 세계화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음식을 어디다 담아낼 것인가. 막걸리를 종이컵에 내는 것과 도자기에 내오는 것은 다르잖아요. 음식을 내놓는 것도 같이 먹는 걸로 아는데 원래 우리 문화는 독상입니다. 소반, 한정식도 고급 같은 건 소반에다 내놓는다, 음식을 도자기에 담고, 이런 유물들을 보면서 생각을 해낼 수가 있죠. 그래서 그것은 특정 분야 뿐 아니라 이런 걸 잘 활용을 해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하는, 예컨대 온돌이 그런 건데요. 처음에 아파트는 라디에이터를 다 뒀는데 이게 안 들어와서 파이프를 밑에 깔아서 온돌식으로 했어요. 이게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유럽에서도 이렇게 합니다. 이렇게 우리 문화를 활용할 방법이 여러 가지 있으니까 물론 박물관을 반드시 목적만 가지고 오는 것 보다는 보면서 그런 게 떠오를 수 있다는 거죠.

전경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주요 사업과제라든지 추진 목표는 무엇입니까?

최광식:일단 추진 목표는 양적으로 됐다고 생각을 해서 질적 발전 내실화, 우리 문화를 외국에 알리고 외국 문화를 우리에게 알리는 국제화가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에 작년까지 소통을 많이 얘기 했는데 소통을 넘어서 공감까지 가야 된다, 우리가 대중을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대중과 하나가 돼야 된다, 이런 것이죠. 이런 것들 속에서 기본적 방향을 가지고 전시 같으면 바로크, 로코코전, 우리의 대표적 초상화도 보여주고, 여태껏 불교문화를 많이 했으니까 기독교 문화도 보여주고, 그 다음에 외규장각 도서가 5월말이나 6월 초에 들어올 테니까 국민들의 많은 관심, 그런 것을 보여주면서 조선시대의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 이런 것도 보여드리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2011년의 키워드를 ‘공감’으로 정하셨다고 하는 데, 소통을 넘어서 공감으로 구체적으로 말해서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최광식:
소통도 수요자의 입장을 생각하는데 생각만 하는데, 내가 아예 수요자가 된 입장에서 수요자와 하나가 돼서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소통도 마찬가지겠지만 공감은 쌍방 소통이 이뤄지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전시 같은 것도 오히려 우리 박물관 뿐 아니라 다른 분들, 수요자들과 같이 모여서 이야기도, 의견도 나누고 그런 기회를 더 많이 갖고자 합니다.

전경윤: 박물관을 찾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도 많이 하시겠군요.

최광식: 그렇죠. 그러니까 현장에 자꾸 나가야 되고, 거의 하루에 한번 정도는 전시실에 가서 그 분들이 뭘 생각하고, 어디에 주목하고 있는지,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얘기 안 하고도 관람객들의 모습이나 동선을 보면 어느 정도 간파할 수가 있습니다.

전경윤: 올해도 대형 기획전을 많이 준비하고 계신데 특별히 눈여겨봐야 할 전시가 있다면 소개를 좀 해주시죠

최광식: 첫째는 지금 하고 있는 실크로드 문명전이죠. 왜냐면 특히 그 중에서도 왕오천축국전, 이것은 평생 보지 못하실 거기 때문에 전시가 4월 3일까지 합니다만, 왕오천축국전은 3월 중순이면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고, 그 다음이 바로크는 서양 거고요. 초상화, 이것도 아마 볼만 할 것입니다. 한국 회화의 세계적 독창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 다음에 우리가 국립박물관 그러면 한국 것을 많이 봤는데 기독교, 비잔틴 박물관의 기독교 문명도 볼만할 것이고, 최고의 관심사는 외규장각도서가 최고의 관심사가 될 수 있겠죠.

전경윤: 네, 어느덧 시간이 다 됐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앞으로도 내실 있는 전시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아서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의 최광식 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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