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을 보내고 2009년을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2008년초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생소한 뉴스를 접할 때 우리는  그저 미국일이겠거니 했었습니다.


그런데 9월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지면서는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생겼다는 걱정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가 우리의 주가가 반토막이 나고 환율이 치솟는 것을 보고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본질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였습니다. 2009년에는 실물경제의 위기가 본격화 되고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된다는 충격의 뉴스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지금은 세계대전급 경제전시상황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한국경제가 입게 될 전쟁피해가 가장 클지도 모릅니다.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중의 하나여서 내년에 본격화되는 세계경제침체의 피해를 제일 먼저, 본격적으로 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가계부채가 사상최고수준이고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등 금융시장의 여건이 취약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날로 떨어지는 부동산가격이 앞으로 20%이상 떨어지면 정말 큰일이 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국회에서는 여야간 전쟁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경제전시상황인데 불필요하게 싸움거리를 만든 여당이나 대안없이 모든 사안을 몸으로 부닥쳐보려는 야당이나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지금 상황을 역사가 기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내년에 밀어닥칠 엄청난 위기를 앞두고 우리 국회는 몸싸움만 하고 있었다고 말입니다.




사실 지난 10년간 우리는 너무 놀았습니다. 세계경제가 한창 좋을 때도 이념논쟁놀이를 하면서 너무 놀았습니다. 재벌과 가진 자들을 일단 악으로 간주하는 못된 습관도 생겼습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부자 2%에게서 세금거두어 98% 국민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평등이라는 단어하나에 집착해서 다함께 못사는 길을 택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2009년이후 우리 경제와 우리 국민들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소용없을지도 모릅니다. 하나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국회에서의 싸움을 중단하고 속히 경제대책관련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모든 지혜를 짜내야 합니다. 그동안 써보지 않은 처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의 위기는 통상적인 처방으로 극복하기에는 너무 크고, 그동안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정책 메뉴 대신 특단의 대책으로서 대규모 세금 환급이나 쿠폰을 나눠주는 정책 도입도 논의해볼 만합니다. 최근 호주는 9조 원을 지원해 퇴직자, 저소득자에게 쿠폰을 나눠주어 저소득층을 보호하면서 내수를 진작시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언론도 보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정치공방이나 이념공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어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정치권이 만들어내는 감각의 슬로건들을 순화시켜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포퓰리즘이나 책임전가성 주장과 발언들을 무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대신 외환위기 당시 금모우기를 유도해낸 우리 언론의 힘을 다시한번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이야 말로 위기때마다 빛을 발하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월드컵 4강신화를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힘이 필요할 때입니다. 새해 가내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안종범(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불교방송 객원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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