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아침저널 제주】
⚈ 출       연: 오승국 제주작가회의 회장
⚈ 진       행: 이병철 방송부장 
⚈ 방송일시: 2024년 3월 26일(화)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아침 8시 30분~9시
                 (제주FM 94.9MHZ 서귀포 FM 100.5MHZ)
⚈ 장      소: BBS제주불교방송/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병철] 올해가 4.3 76주년이죠. 4.3평화공원에 가보면 야외에서 해마다 4.3 시화전을 감상할 수 있죠. 오늘은 이 시화전을 진행하는 제주작가회의, 오승국 회장님 모시고 이 이야기 좀 나눠볼까 합니다.

[오승국] 안녕하십니까? 

[이병철] 예, 안녕하세요. 회장님, 시인이시자 또 이제 4.3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을 지내시기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우선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인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승국] 예, 안녕하십니까. 제주 작가회의 회장 오승국입니다. 저희는 3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4.3평화공원 문주에서 우리 제주작가회의 회원들과 또 육지에 있는 좋은 시인들이 함께 모여서 4.3 추모 시화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4.3의 현장, 4.3 유적지라든가, 4.3 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 그리고 4.3평화재단에서 4.3의 아픔을 통해서 많은 일들을 했고, 또 많은 유족들을 만났는데 요즘은 좀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병철] 퇴임하셨었죠. 그리고 시화전 보면 제목이 분명 있을 텐데, 올해도 제목이 있고 또 전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좀 이루어지는지요?

[오승국] 저희 4.3 76주년 시화전은 4.3평화공원 문주에서, 올해는 '수평선 접힌 자국마다 그늘진 절벽'이라는 이런 주제로 71명의 시인들이 시를 출품해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71명이 이 시를 출품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수평선 접힌 자국마다 그늘진 절벽.'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제목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붙이게 되셨는지, 간략하게 내용을 좀 얘기해 주신다면?

[오승국] 제주 4.3이 76년 전에 우리 제주를 굉장히 피로 물들인 사건이었잖아요. 국가폭력에 의해서 당시 27만 제주도 인구 중에 3만여 명의 희생과 12만 명의 이재민을 낸 그야말로 제주의 역사에 잊을 수 없는 비극의 역사였죠. 그래서 이러한 제주 4.3을 현재를 사는 우리 제주의 작가들이 이걸 넘어갈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이러한 희생자들에 대한 의무와 그리고 제주 4.3의 역사를 올바르게, 이렇게 정리하는 데 기여하고자, 또는 작가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이병철] 아까 71명의 제주뿐만 아니라 타지방에 있는 작가분들도 이렇게 동참하고 계시는데, 그러면 몇 편의 시가 전시되고 유명한 시인들도 참여를 하시는지요?

[오승국] 아까 말했지만 71명의 시인, 우리 제주의 시인 45명과 또 육지부의 시인 25명이 참가합니다. 참가하는데 한 사람 한 사람 시인들이 전부 유명한 시인들이에요. 다 유명한 시인들이고, 다 자기의 창작 스토리가 있고, 또 작가로서의 서사가 아주 무거운 분들입니다. 제주의 작가도 그렇고 육지에서 오신 작가들도 그렇고.

[이병철] 그러니까 이제 육지에서 오신 25분은 타 지방이지만 그래도 제주의 4.3의 아픔을 직접 몸소 와서 체험도 하시고, 견학도 좀 하시고, 그런 분들 아니시겠습니까?

[오승국] 일단 육지 작가들이 제주 4.3에 대해 관심을 갖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은 고맙고, 또 그러한 것들은 곧 제주 4.3이 이전에 많이 전국화되고 또 많이 알려졌다는 그런 것을 반증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그리고 시화전, 꼭 올해뿐만 아니고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시화전을 열어온 것 같으신데 그동안 왜 4.3평화공원에서만 이 시화전을 여는지, 이런 부분 또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오승국] 제주작가회의가 1998년도에 창립했거든요. 창립하면서 저희들의 약속이 있었어요. 우리 제주의 모든 작가들은 그 당시만 해도 제주 4.3을 말할 수 없었고 금기의 역사, 금기의 시대였어요. 이런 것을 우리는 작가로서 깨뜨리자, 그리고 올바른 제주 4.3을 이해해 가는 올바른 역사관 속에서 늘 우리 제주도민과 함께 우리는 문학적 작업을 계속 해내겠다고 다짐했었죠. 그리고 그 해부터 시화전은 계속했어요. 계속했다가 2003년부터 4.3평화공원에서 지금 시화전을 하게 되는데 올해로 한 20주년을 맞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이병철] 20주년이라는 세월, 꽤 긴 시간인데 그동안의 4.3을 주제로 한 시화전도 그 흐름이 좀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 변화상이랄까요? 이런 부분들, 좀 흐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좀 있을까요?

[오승국] 초기에는 4.3의 진상 규명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4.3의 올바른 역사를 드러내는 진상규명이 주제인 시들이 쭉 있었고 다음 넘어오면서는 당시 제주 사람들의 아픔, 희생자들의 아픔, 이런 민중순환사적 쪽에서.

[이병철] 그러니까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시로 승화했다.

[오승국] 그래서 최근에 오면서 4.3의 정신을 바로잡는, 과연 4.3의 정명은 무엇인가, 사건이 아니지 않느냐, 그런 폭압에 대한 항쟁이었다. 제주도민 항쟁이었다. 이런 항쟁적 시각에서의 역사를 바로잡는 쪽으로서의 주제들이 많이 옮겨오는 것 같습니다.

[이병철] 어떠세요? 20년 동안 시를 통해서 4.3을 많이 알려오셨는데 지금 전국화도 지금 많이 됐다. 이렇게 좀 보시는 분들도 좀 계시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은 부족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이제 4.3 같은 경우 유네스코 등록을 하려고 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 봤을 때 그러면 이제 4.3이 세계화되기 위해서 시적인, 문학적인 부분에 있을 때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오승국] 4.3 전국화, 세계화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예술가들의 노력과 또 제도권 속에서 교육의 노력이 필요한 거죠. 커오는 세대들한테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서 4.3의 역사를 올바르게 전승시켜야 하겠고 다음 이러한 4.3의 역사를 다시 예술로 재해석해서 감동적으로 다가서는 그런 역할들, 그런 역할들이 제주의 모든 작가들이 앞으로 같이 해 나가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병철] 이번에 시화전에 좀 보여주고 있는데 그중에서 시 한 편, 또 낭독 안 해줄 수가 없겠죠?

[오승국] 너무너무 좋은 시인들이 많이 있는데요.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제가 여기 출연했기 때문에 제 시를 하도록 할게요.

[오승국] 귀향, 오승국. 여인 잎새 허덕이는 가을날의 억새처럼. 죽음이 사산에서 굶주리던 그 시절. 무도한 총칼질에 한무덤 들꽃으로 사라져간 곱디 고운 사람들. 사멸의 불바람이 휩쓸고 간 폐허의 시대. 목숨 하나 간절했던 마르지 않는 눈물이요. 태사른 땅. 눈물 수건. 땀도 이장 내려놓고 장엄한 제주 바다 쓸쓸히 보이는 한라산 남쪽. 꽃피는 고향 언덕으로 마실 가듯 놀러 오세요.

[이병철] 시를 들으니까 4.3 당시의 좀 뭐랄까요? 악몽 같은 그 시절이 좀 재현되는 듯한 아련한 느낌이 제 가슴까지 파고드는 것 같은데요.

[오승국] 좀 슬프게 형상화된 것 같아요.

[이병철]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제 제주 작가회의 올해 계획 말씀해 주시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승국] 제주작가회의 지난 한 27년 됐죠. 27년의 역사 동안 우리 제주의 작가들, 제주 4.3의 진상을 밝히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작업에 너무 열심히 해왔습니다. 4.3이 돌아오면 4.3 문학제를 하고 있고요. 또 제주 작가의 작품을 모아서 1년에 4번, 개간 제주 작가를 펴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아주 획기적인 일인데요. 전국에 있는 문인단체들이 1년에 4권씩이나 개간으로 내는 데는 아주 드물죠. 그리고 5.18 문학제, 또 김남주 문학제, 5월과 10월에 참여할 예정이고요. 또 회원들과 함께 제주의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고 4.3의 현장을 찾아가는 또 찾아가는 문학 기행, 그리고 뭍으로 떠나는 문학기행, 이런 것들을 통해서 많은 문학적 활동을 통해서 또 감수성을 고양하고 또 이런 과정에서 많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이병철] 4.3평화공원에서 지금 시화전 열리고 있는데요. 5개월 정도, 8월까지 있으니까요. 많은 분들 가셔서 4.3의 그 아픔 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를 통해서. 지금까지 제주작가회의 오승국 회장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이렇게 출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승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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