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의과대학 / 이승원 기자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 이승원 기자
 

< 앵커 >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증원을 놓고 충북도와 의료계가 갈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 교육 환경에 대해서도 양측은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충북도는 내년도 입학 의대생이 본과 과정을 밟기까지 2년 동안 교육시설과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교수진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인력을 뽑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터 >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생 증원을 두고 의대 교수진은 교육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00명에 달하는 학생을 가르칠 공간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실습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손현준 교수는 어제(25일) 의대 해부학 실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의료 교육 환경에서 200명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손 교수는 "최소 4년 이상 전문적으로 훈련된 인력을 대량으로 뽑아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인력도 없다"며 정부의 대책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 인서트 1)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입니다. 
"만약에 200명이 된다면 교수가 한 4명이 필요하고 최소한 조교도 4명이 필요한데 지금 훈련돼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어 해부학 실습을 위한 시신이 부족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손 교수는 "충북대는 기증 서약을 통해 들어온 시신만을 이용해 실습을 진행하는데, 매년 기증되는 시신은 15구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부가 해부용 시신을 수입해오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이는 기증 서약을 한 고인과 유족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교육 시설과 기자재 확보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도 입학하는 의대생이 2년 동안 의예과 교육을 거쳐 본과 1학년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설과 인력 확보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 인서트 2)
김영환 충북도지사입니다.
"시설의 확충 문제든지 교수들의 확충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아직 2년 내지 2년 반은 있으니까…"

김 지사는 또 "충북에서 시신을 1년에 100명 이상 더 기증받는 운동을 전개해 대학에 제공하겠다"며 해부학 시신 확보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충북대도 의대 건물 내 유휴 공간과 오송 캠퍼스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정원 확대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당초 오늘(26일)로 예고했던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입장차이로 인해 의·정 갈등 봉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BBS 뉴스 이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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