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올해 들어 개봉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습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파묘'의 누적 관객 수는 이날 오전 1천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개봉 32일째에 달성한 기록입니다. 지난달 22일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파묘'는 단 하루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천만 고지를 향해 달렸습니다.

같은 달 28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듄: 파트 2'도 '파묘'의 흥행세를 꺾지 못했습니다. 국내 극장가에서 천만 영화의 탄생은 지난해 12월 24일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수 1천만명을 넘어선 이후 석 달 만입니다.

'파묘'는 역대 개봉작 가운데 32번째 천만 영화가 됐습니다. 한국 영화만 놓고 보면 23번째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개봉작으로는 '범죄도시 2'(2022), '아바타: 물의 길'(2022), '범죄도시 3'(2023), '서울의 봄'(2023)에 이어 5번째 천만 영화입니다.

'파묘'는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엮은 오컬트 미스터리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속인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거액을 받고 부잣집 조상의 묘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렸습니다.

악령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오컬트 영화가 1천만명을 돌파한 것도 처음입니다.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로 'K-오컬트'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장 감독은 자신의 첫 번째 천만 영화인 '파묘'로 한국 오컬트 장르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됐습니다.

배우 최민식에게 '파묘'는 '명량'(2014)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입니다. 유해진은 '왕의 남자'(2005),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김고은과 이도현에겐 첫 번째 천만 영화입니다. 이도현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가 되는 행운을 안았습니다.

'파묘'는 비수기로 통하는 2월에 개봉했다는 점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역대 천만 영화 중 2월 개봉작은 '파묘'를 빼면 '태극기 휘날리며'(2004) 한 편뿐입니다.

비수기인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에 이어 비수기 개봉작이 다시 기록을 내며 극장가의 흥행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파묘'의 최종 관객 수가 어디까지 갈지도 관심사입니다. '서울의 봄'은 1천만명을 돌파한 뒤에도 뒷심을 발휘하면서 누적 관객 수가 1천300만명을 넘어 역대 9위에 올랐습니다.

'파묘'의 흥행으로 연초부터 극장가에 훈풍이 불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24일에는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4'가 개봉합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기대작들이 릴레이 달리기를 하듯 흥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는 국내 극장가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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