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4년 3월 1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현재 인류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기대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챗GPT에 이어서 이제 컴퓨터로 사람과 같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구현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전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고전적인 가치관과 교육관을 다시 되새겨봐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 시대일수록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인도의 유명한 시인 타고르가의 자녀 교육을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네,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타고르라는 인물과 그가 우리와 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얘기부터 좀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타고르는 1929년 4월 30일자 동아일보에 게재된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시인입니다.

타고르는 1861년에 태어나서 1941년에 작고했는데요.

타고르는 인도의 신분 제도인 카스트 제도에서 상위급인 브라만 계급으로 사회적 성공이 보장된 계급입니다.

타고르가는 힌두왕국의 5대 명문가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또 타고르 가문은 막대한 재력으로 정치가와 예술가를 배출했지만, 문화예술가를 후원한 것으로 더 유명하기도 합니다.

타고르는 1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는데요.

타고르 가의 응접실에는 늘 시인과 학자, 종교개혁가, 철학자, 무용가, 음악가, 화가 등 천재들이 몰려들었고, 또 음악회도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타고르는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는 7살이 되기도 전에 혹독한 가정교사 밑에서 교육을 받아 늘 지치고 파김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들 때까지 꽉 짜인 프로그램으로 힘이 들었지만 타고르는 틈틈이 시를 적으면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합니다.

또 학교에 다녔지만 짜증을 잘 내고 신경질적인 선생님들 때문에 힘겨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어린 시절의 교육 경험이 나중에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했고, 평생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되게 했습니다.

타고르는 17살에 영국 유학을 갔지만 잘 적응을 못해 평생 학교 졸업장 같은 걸 한 장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대신 집에서 독서에 굉장히 몰입을 했다고 합니다.

10대 후반에 이미 셰익스피어, 괴테, 단테를 읽었고 경전, 시 등을 통해 학문의 깊이를 습득했다고 하죠.

이런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그는 ‘기탄잘리’로 동양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에 소설, 단편, 희곡, 평론, 전기,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펴냅니다.

또 뮤지컬을 비롯해 2천여 곡이 넘는 작곡을 했고, 그중 600여 곡은 오늘날에도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열창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와 방글라데시 국가는 타고르가 작사 작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3천여 점의 수채화를 남겼고, 근대 과학 인문서인 우주의 문도 펴내 아주 다방면에 걸쳐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하신 대로 다방면에 걸쳐서 능력을 가지신 분이었군요.

타고르가의 자녀 교육관이 좀 특별하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있는지 좀 정리를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어릴 때부터 타고르 가는 음악과 대자연에 접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했다고 합니다.

타고르 가의 자녀 교육 10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첫째, 집안에 문화의 향기가 가득차게 한다.

둘째, 독서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보완해 준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셋째, 학교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안교육을 찾는다. 아마 타고르가 정도 되니까 그런 대안교육을 찾을 수 있었겠죠.

넷째, 가정교사를 두고 재능을 다양하게 개발해 준다.

다섯 번째, 아이에게 지갑을 맡기면서 경제 교육을 한다. 이 대목은 지금 우리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섯 번째, 다른 종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다.

일곱 번째, 부자가 되면 문화예술을 후원한다.

여덟 번째, 자녀와 함께 대자연 속에서 여행하며 상상력을 키워준다.

아홉 번째, 여행을 가서도 마냥 놀게 하지 말고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시행하게 한다.

열 번째, 음악과 미술은 어릴 때부터 자주 접하게 한다.

지금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우리가 여기에서 다시 짚어볼 것은 집안에 문화의 향기가 가득하게 하는 것.

독서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보완한다.

또 아이에게 지갑을 맡기면서 경제 교육을 한다.

대자연 속에서 여행하며 상상력을 키워준다.

음악과 미술을 어릴 때부터 자주 접하게 한다.

삶을 잘 향유할 수 있는 자질은 어릴 때 배양해 줘야 한다는 걸 생각해야겠습니다.

오늘의 우리 부모님들이 인공지능의 시대라도 이 점에 대해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타고르의 교육에 아버지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데요.

아버지가 타고르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타고르가 10살 되는 해, 성인식을 마친 기념으로 아버지와 함께 4개 월 동안 여행길에 오르면서 더욱 성숙해졌다고 하는데요.

첫 여행지는 현재 타고르의 대안학교가 있고, 노벨상을 배출한 세계적인 교육 도시인 샨티니케탄입니다.

이곳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지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계산된 계획에 의해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타고르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단순한 자연 경치를 감상하는 여행이 아닌 계획된 여행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이런 점에 중점을 뒀죠.

대자연의 한가운데서 우주의 신비와 무한한 상상력을 맛보게 했습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여행 경비를 관리하게 하여 실전을 통해 경제 교육을 실천하게 했습니다.

힌두교와 불교 발상지를 통해 타종교에 대한 이해심을 길러주었습니다.

대자연 속에서 교만이나 나태함,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영어 및 고전을 가르쳤습니다.

우리가 바쁘지만, 4개월 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라도 주말에 아빠가 문학, 음악, 미술 등 고전 이야기하면 정말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신뢰, 대자연에서 호흡한 경이로움, 아버지로부터 흡수한 지식에의 열정, 종교에 대한 이해와 인간에 대한 배려 등은 모두 이 여행에서 비롯됐다고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여행지에서 돌아온 타고르는 학교에 입학해서 6개월도 못 되어 그만두었지만, 아버지는 아이를 나무라지 않고 타고르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뒀습니다.

훗날 아버지로부터 샨티니케탄의 땅을 물려받은 타고르는 자녀들과 여러 명의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세웁니다.

이게 1901년입니다.

그 학교가 1921년 비슈바바라티 대학교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연구하는 대학으로 발전하여 현재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갖춘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해 있습니다.

이곳 출신인 타고르가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또 아마르티아 센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샨티니케탄에서는 규제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 좋아하며 억압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분위기에서, 즉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배우며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을 중시합니다.

오늘 우리는 타고르가의 교육관을 지난 시대의 것으로 그냥 가볍게 상기해 보는 정도가 아니고, 인공지능의 시대일수록 이런 덕목이 오히려 더한 경쟁력과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원칙만 있다면 아이들이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 다양한 독서와 체험을 통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키워나가게 할 수 있다는 것, 최소한 병행할 수 있다는 걸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부모님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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