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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BBS 뉴스가 마련한 기획보도 ‘불교와 자이나교’ 두 번째 시간입니다.

고행의 종교,무소유와 불살생의 종교 자이나교의 수행 전통을 보면 오늘날 한국 불교가 놓치고 있거나 참고해야할 부분들이 발견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이나교에서 불교는 무엇을 배우고 참고해야하는지를 전경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터 >

지난 10세기말 이슬람 세력이 인도에 침입하면서 당시 인도의 정신문화를 이끌었던 자이나교와 불교는 사찰이 파괴되고 스님들이 희생돼 세력이 크게 약화됐습니다.

당시 인도 불교는 정체성을 지키고 못하고 힌두교에 흡수되면서 소멸의 길을 걸었지만 자이나교는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수행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자이나교가 이처럼 인도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유권에 대한 엄격한 규정과 신도들의 확실한 역할 분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이나교 출가자들은 철저한 무소유의 원칙아래 모든 소유권을 내려놓은 반면 재가 신도들은 사원 관리와 운영을 맡아 출가자들이 오직 수행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강성용/서울대 교수(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

[(자이나교) 사원에 있는 승려들은 다 죽이거나 쫓아냈지만 그 사원을 소유한 그 사원이 위치한 마을의 공동체는 남아있습니다. 즉 재가 공동체가 소유자거든요. 즉 마을 사람들을 전부 학살하지 않는한 소유자는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2백년 3백년 지나면 그 소유자들이 어떻게 합니까 ? 재건하죠. 왜? 저 사원은 우리 거니까] 

자이나교의 재가신도들은 사원을 관리하지만 운영에 대한 중요한 사항은 출가자의 조언을 듣고 결정해 출가수행자들에 대한 예우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진리에 대한 배타적인 해석을 경계하고 상대주의, 다원주의를 인정해 다른 사상과 의견도 온전하게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 역시 불교인들이 참고할만한 대목으로 여겨집니다.

[인터뷰]강성용/서울대 교수(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

[모두가 상대적인 진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한계에 있는 인간이라는 걸 너도 나도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불교도들끼리도 맨날 불거지는 배타적 진리에 대한 주장에 조심하자는 것이죠.]

[인터뷰] 양영순/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

[타자에 대해서도 함부로 재단을 하거나 비판을 하거나 하기보다는 그 자체로 일단은 온전하게 존중을 하고 이해하려는 그런 성향이 강합니다. 현대 사회에 사람들이 갖고있는 많은 갈등과 폭력을 근본에서부터 치료할 수 있는 그런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부분입니다.]

자이나교의 살레카나,즉 임종 수행은 단식과 같은 신체적 고행과 명상을 통해 영혼의 자유 상태인 죽음을 맞이하는 수행으로 현대인들의 존엄한 죽음, 웰다잉 문화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인터뷰]양영순/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

[올바르게 자기 죽음을 준비하고 주체적으로 죽을 수 있는 그런 수행을 자이나교에서 우리가 본받아서 불교 전통에서 그리고 현대 사회에 그것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강성용/서울대 교수](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

[내가 선택한 그 형식에 따라서 내가 죽음을 맞는다는 이 가능성이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주체성에 대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요. 고행으로 죽자라는게 아니고요. 그런 것을 구현하고 있는 그 예를 보고 우리가 고민을 좀 하자는 것이고] 

자이나교의 수행 전통을 보면서 한국 불교도 개인의 복을 구하는 기복 위주에서 벗어나 정법을 추구하는 수행 중심의 종교로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해 선 명상 보급 등에 주력해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인터뷰]강성용/서울대 교수(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

[출가자들을 복전이라고 부르는 전통은 불교에도 자이나교에도 다 있습니다. 하지만 대웅전에 있는 신상에 가서 기도를 할 때 주고받는 관계를 생각하는 사람과 그 신상이 나타내는 어떤 성취를 했던 인물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죠.]

한국 불교가 자이나교의 수행 문화를 참고삼아 청정한 승가 공동체를 회복하고 부처님 법을 철저히 지키는 ‘지계 실천’으로 갈등과 혼란의 시대, 불교중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입니다.

BBS 뉴스 전경윤입니다.

영상 취재 강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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