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Talk - 영화 '파묘'

■ 출  연 : 곽상원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 진  행 : 연현철 기자
■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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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연현철 : 저희 BBS 청주불교방송 충북저널 967 프로그램 개편을 맞아 3월 새로운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매주 목요일 전해드릴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외래교수의 무비톡이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무비톡 코너는 곽상원 교수로부터 영화에 대한 소개를 받고 영화 속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서 이 청취자분들께 전해드릴 수 있는 코너입니다. 앞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약속드리면서 바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곽상원 교수의 뮤비톡 곽상원입니다.

▷연현철 : 교수님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주실 첫 영화 파묘 소개해 주신다고요?

▶곽상원 : 예 그렇습니다. 파묘는 지난달 22일에 개봉한 영화고요. 장재현 감독,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이 주연했습니다.

▷연현철 : 오늘로써 개봉 3주차에 이제 접어든 거죠.

▶곽상원 : 네. 그런데 이제 지금까지 한 600만 이상이 들었고요. 이 속도라면은 서울의 봄보다는 굉장히 빠른 흥행 속도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공포영화로서는 이렇게 많이 흥행한 적이 없는데 게다가 오컬트 영화가 이렇게 많이 흥행한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만큼 좋은 영화 잘된 영화는 멜로가 됐든 공포영화가 되었든 계절에 상관없이 모든 관객들이 사랑해 준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연현철 : 교수님 저는 개인적으로 사실 오컬트 영화 장르를 좋아하거든요. 오컬트 영화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해 주시죠.

▶곽상원 : 오컬트라는 말은 오컬티즘이라는 말 라틴어에서 오게 됐는데 원래 의미는 덮어주다 감추다 비밀이라는 아트에서 유리한 말이기도 합니다. 즉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인 초자연주의 현상을 소재로 만드는 영화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포가 갖고 있는 어떤 괴물이나 크리처들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심령이라든지 보이지 않는 공포들을 통해 가지고 관객들을 압박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 영화에 대한 장르에 대한 애정도가 굉장히 높은 감독일수록 잘 만들 수 있는 심령 심리 공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연현철 : 이렇게 말씀을 들어서는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이런 영화가 오컬트 무비다 라고 정리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교수님

▶곽상원 :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1973년도 작품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가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그리고 최근 영화로 볼 때는 재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 시리즈가 오컬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나홍진 감독 곡성이 오컬트 영화고요. 그리고 오늘 소개시켜드리는 파묘의 감독 장재현 감독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들 검은 사제들, 사바하 그리고 파묘까지 모두 오컬트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현철 : 네 저도 검은 사제들, 사바하 참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도 공포 영화의 미덕이겠습니다만 사실은 너무 쓸데없이 놀라기만 하는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관객들도 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입니다.

▶곽상원 : 예 맞아요. 너무 깜짝깜짝 놀라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다 보니까 관객들이 공포 영화를 보러 가는데 조금 꺼리게 되는 것 같아요.

▷연현철 :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파묘 영화는 어떻습니까?

▶곽상원 :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 파묘는 정말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퀘어는 거의 영화상이 없고요. 오컬트 영화답게 분위기로 압박을 하면서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이 스크린의 영상과 음향으로 중력을 느낀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고요. 뭔가 압박감을 받으면서 그 무거운 영상을 보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무언가의 무서움 같은 걸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한국적인 정서와 소속적인 무속 신앙 등이 어느 정도 적당히 녹아 있으면서 친근한 공포영화라는 느낌으로 이질감 없이 공포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연현철 : 종교에 대한 내용들이 지금 장재현 감독에 대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곽상원 : 예 그렇습니다. 장재현 감독의 모든 영화가 지금까지 종 종교에 관련된 오컬트 무비가 다 그 감독의 영화거든요. 그만큼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감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단편 대부분부터 지금까지 한우물만 판 감독입니다. 첫 단편 영화가 영화 12번째 보조사제인데 이것을 확장시킨 영화가 2015년에 검은 사제들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이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한국 오컬트 영화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게 바로 사바하라고 할 수 있고요. 전작인 검은 사제들이 어떻게 보면 엑소시스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영화였지만 사바하를 통해서 한국의 무속 신앙과 기독교, 불교, 도교 심지어 사이비까지 영화를 통해서 인간의 탐욕과 욕심 그리고 한국형 오컬트 무비를 완성을 하게 되죠. 그리고 이번 파묘라는 영화를 통해서 조상이 우리 조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땅에 대한 느낌들, 그리고 그 안에 아픔의 그림자, 우리 민족의 아픔의 그림자가 한 스푼 넣어지게 되면서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되게 됩니다. 영화 생각보다 길어요. 2시간 15분 정도 되는데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면서 영화 보는 중간까지는 정말로 지금까지 나온 한국에서 나온 최고의 오컬트 무비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연현철 : 최고의 찬사를 보내시네요. 교수님 중간까지는 최고인데 후반으로 진행이 되면서 뭔가 좀 달라지면서 영화의 만들어짐이 좀 흐트러집니까? 어떻습니까?

▶곽상원 : 오컬트적인 요소에서 영화 중반을 넘어가면 크리쳐 물과 같은 판타지 요소가 가미가 되게 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톤앤 매너를 파괴하는 단점으로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를 반대로 보게 된다면 사바하가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들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가 오컬트 성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많이 찾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사바하를 좀 더 쉽고 그리고 직관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놓다 보니까 중간쯤에 톤앤 매너가 달라지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걸 참 좋게 보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이것이 더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장재현 감독의 정말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연현철 : 앞서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이미 한 600만 명을 돌파했어요. 영화 흥행 속도가 빠른 것도 한국적인 정서로 쉽게 다가오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곽상원 :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게 땅에 대해서 얘기를 합니다. 우리 민족은 땅이라는 단어가 다른 민족들하고 굉장히 다른 지점이 있거든요. 집에 돈이 많아와 집에 땅문서가 많아라는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땅을 지키려고 5000천 년 동안 굉장히 많은 위기를 겪었죠. 그러니까 땅이라는 것은 우리 민족에게는 확장의 개념이 아닌 지키는 개념 그리고 심지어 하나가 되어야 된다라는 어떤 대의명분을 가진 특별한 단어이기도 하죠. 땅이 가지고 있는 한국적인 정서를 한국인만 느낄 수 있는 미신적인 무속 신앙과 그리고 종교를 잘 녹여냈다고 얘기할 수 있고요. 그런 영화의 분위기를 연출적인 면과 미술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과 디테일한 미장센을 통해가지고 너무나 사실적으로 영화 언어로 잘 표현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연현철 : 그렇군요. 이 600만 명이 봤는데 아직 제가 못 봐서요. 조만간 보러 갈 예정이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좀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교수님 어떻습니까?

▶곽상원 :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4명의 배우가 나오게 돼요. 연출은 분위기로 끌고 가게 되고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를 통해서 캐릭터를 보여주게 됩니다. 최민식 배우 아무 말 안 하겠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최민식 했습니다. 패스하고, 유해진 배우는 정말 담백하게 연기를 진행하면서 3명의 연기자로 든든하게 받쳐주고요. 그러니까 염하는 염장이로 등장하게 되는데 그냥 염하는 아저씨예요. 중간중간에 무거워질 수도 있는 그게 분위기를 간단한 코믹 연기를 통해서 긴장감을 해소하는 해소제 역할로 사용하기도 하고요. 코믹 연기는 절대 아니지만 그가 가진 유쾌함도 더 잘 보이게 됩니다.

▷연현철 :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죠?

▶곽상원 : 그리고 김고은이라는 배우 이번 영화를 통해서 또 다른 면을 보여줬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카리스마와 광기적인 눈빛도 있기는 하지만 역할에서 묘하게 풍겨나오는 섹시함까지 있습니다. 예고편 장면에서 보여주는 손에 재를 묻혀서 얼굴에 바르는 장면들이라든지 그냥 허투루 지나가는 장면이 없어요. 그리고 주술을 읊는 장면에서도 정말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 이번에 혼을 갈아 넣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마지막 이도현 배우라고 얘기를 한다면 그동안 잘생긴 배우, 드라마 배우라는 티를 이제 완전히 벗었다 중간에 특별하게 빙의 되는 장면에서 볼 때는 "이제 영화배우로 거듭날 수 있는 또 다른 충무로의 차세대 젊은 배우를 찾았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연현철 : 그렇군요. 보기 드문 한국형 오컬트 영화 파묘 한 우물만 판 장인 감독의 연출, 전작과 다른 직관적인 대중 친화력 영화의 디테일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좀 흠잡기 어려운 재미있는 영화가 탄생했다는 평가입니다. 오늘 교수님께서 파묘 추천해 주셨습니다. 오늘 교수님 저희 첫 시간인데 말씀 너무 감사하고요. 저희 다음 주에 인사드리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연현철 :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여러분 함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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