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차이로 지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현지시간으로 어제(3/3) 미국 수도에서 첫 승리를 거뒀지만, 대세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일부터 어제 저녁 7시까지 진행된 워싱턴DC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99%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62.8%를 득표해 트럼프 전 대통령(33.3%)을 이겼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공화당 주별 경선에서 전부 패배했던 헤일리 전 대사의 첫 승리입니다. 

워싱턴DC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92%를 득표할 정도로 진보 성향이 강한 도시라 헤일리 전 대사가 해볼 만하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2016년 공화당 경선 때도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승리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DC는 공화당 전체 대의원 2천429명 가운데 19명만 할당돼 있고, 어제 투표에 참가한 사람도 약 2천명에 불과해 헤일리 전 대사의 이번 승리가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의원 배분 방식은 득표율을 50%를 넘긴 후보가 있으면 승자 독식으로 19명의 대의원 전원을 가져가게 돼 헤일리 전 대사가 19명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워싱턴DC의 인구는 약 70만명이지만 지난 1월 31일 기준으로 등록된 공화당원은 고작 약 2만3천명에 불과합니다.

2016년 경선에도 2천800명 정도만 참여하는 등 투표율이 낮은 편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소중한 승리를 얻긴 했지만, 고작 공화당원 2천여명이 참여한 경선을 이긴 것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진단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아이다호, 미주리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대의원 1천215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244명을 확보했고, 헤일리 전 대사는 24명에 그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장 많은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러 총 874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는 오는 5일 '슈퍼 화요일'에도 무난히 승리하면서 후보직을 사실상 확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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