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신의 아침저널 - 문화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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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대담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방송 :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07:20~09:00)
■ 진행 : BBS 보도국 전영신 앵커

▷ 전영신 : 전영신의 아침저널 2부 시작하겠습니다. 대중문화계 소식을 살펴보는 문화저널 시간입니다. 중원대 특임교수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헌식 : 안녕하세요.

▷ 전영신 : 안녕하십니까. 첫 소식은 참 아쉬움이 큰 소식이 아닌가 싶어요. 나훈아 씨가 은퇴를 시사했다. 

▶ 김헌식 : 공식적으로 선언을 한 건 아니고요. 편지를 공개를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사인이 들어간 그런 편지였는데요. 고마웠습니다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편지였습니다. 주목되는 부분은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라는 부분과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 이렇게 표현을 했기 때문에 이것이 은퇴를 시사한 것 아니냐라는 거고요. 그리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높은 소리로 외쳐드리고 싶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이것도 은퇴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라는 거고 특히 편지 끝에는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라는 문구를 이렇게 넣었습니다. 그래서 58년 만에 갑자기 은퇴를 시사하면서 지금 충격을 어제 하루종일 줬던 상황이고 특히 편지 외에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더욱 더 궁금증을 일으켰습니다. 

▷ 전영신 : 제가 유튜브와 보이는 라디오로 편지 보여드렸는데 나훈아 씨 사인이 저렇게 생겼군요. 저는 사인을 직접 받아보지 못해서. 

▶ 김헌식 : 힘 있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 전영신 : 예. 그런데 어제오늘 당장 은퇴하겠다는 게 아니고 4월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 이거 하고 마이크를 내려놓겠다라는 거죠? 

▶ 김헌식 : 그래서 좋게 얘기하면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마지막 콘서트라는 말이 편지에 나오기 때문에 이게 어차피 화제가 많이 되니까요. 그래서 나훈아 씨가 콘서트를 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잘 몰랐을 경우에는 인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 전영신 : 근데 나훈아 씨 정도 콘서트는 사실 표가 없어서 못 가는데. 굳이 이렇게 마케팅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 김헌식 :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이게 마케팅 일환은 아닐 것이다라는 건데 오히려 각인은 확실히 됐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콘서트는 인천에서부터 시작을 하는데요. 4월 27일부터 해서 청주·울산·창원·천안·원주·전주 이렇게 펼쳐지게 되고 하반기 공연 일정은 추후 알릴 예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24년은 상반기, 하반기 나누어서 대대적으로 어쨌든 나훈아 씨가 콘서트를 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 시간을 통해서도 이렇게 알려드리게 된 것이죠. 

▷ 전영신 : 그러면 나훈아 씨가 올해가 77세잖아요. 칠순이 넘은 나이이긴 했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줬었는데 그러면 아직 더 충분히 많이 활동도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은퇴를 시사한 거는 갑작스러운 거 아니냐, 더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저는 더 하실 수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 다음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과연 77세냐. 이런 지적들은 계속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공식적으로는 우리가 47년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마는 이게 원래 나이는 그렇지 않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 전영신 : 보통은 나이를 줄이죠. 

▶ 김헌식 : 그렇죠. 워낙 일찍 데뷔를 했기 때문에 일선에 따르면 나이가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47년생으로 했는데 원래는 51년생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 전영신 : 오히려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를 했으니까 나이를 더 늘렸을 가능성이 있는 거네요. 

▶ 김헌식 : 왜냐하면 한국 사회에서는 약간 장애 요소였던 문화가 있다 보니까 특히 남자들은 또 나이를 높이고 여성들은 나이를 내리거든요. 그런데 서라벌고등학교를 나오셨는데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한 서양화가 이목일 선생 같은 경우 1951년생이고 또 친한 중학교 선배 이희수 야구감독은 48년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가 48년생인데 나훈아 씨가 47년생이다라는 것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 45년생인 남진 씨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적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하게 만들려고 47년생으로 만든 것 아니냐 이렇게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어쨌든 조용필 씨도 작년부터 올해 해가지고 앨범 곡들을 계속 발표하고 계신데 조용필 씨가 1950년생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조용필 씨도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훈아 씨도 활동을 충분히 저는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만 평소에 박수 칠 때 떠나야 된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주변에 있으신 분들이 얘기하는 것에 따르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약간 두려움과 불안이 있다고 해요. 저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활동한다는 게 그냥 단순히 디너 콘서트를 한다든지 이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고 나훈아 씨 같은 경우 계속 신곡을 만들어내고 있고 또 뮤직비디오나 SNS를 통해서도 소통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사실은 창작의 고통 이런 것을 항상 느낄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이번에 반영이 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게 진짜 은퇴를 하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창작의 고통 이런 것에 좀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전영신 : 나훈아 씨가 1966년에 가요계에 데뷔를 해서 무려 58년 동안 인기를 누린 그야말로 가황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데 지난 58년 간의 기록들, 이 시간에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죠. 

▶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일단은 우리가 싱어송라이터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작사·작곡하고 노래까지 심지어 프로듀싱까지 하는데 사실 나훈아 씨는 대부분의 노래들을 자기가 작사·작곡을 한 가수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더구나 수많은 히트곡을 자신의 노래로 히트를 시켰고 그래서 한국에서 노래방 반주기에 수록된 곡이 가장 많은 분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히트곡도 있고 그 다음에 공연료가 부르는 게 값인 단 3명의 가수 중에 하나로 또 일선에 올랐습니다. 그 다른 두 사람은 조용필과 서태지 씨로 이렇게 알려진 바가 있었고요. 특히 가창력만큼이나 자타 공인하는 카리스마로 무대 장악력이 최고죠. 그리고 콘서트에서 한 팔만 들면 자기가 작사·작곡 또는 작곡한 노래이고 또 다 한 노래 같은 경우는 두 팔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이거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김용철 변호사가 예전에 책을 통해서 밝힌 적이 있는데 삼성가에서 개인적 파티에 오라고 했을 때 거부한 유일한 한 사람이 나훈아 씨다 이런 이야기가 있고요. 그리고 남진 씨와 각각 라이벌 구도를 통해가지고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마는 실제로 언론하고도 할 말은 했던 그런 가수이기도 하는 등 대단한 그런 업적을 많이 세웠습니다. 

▷ 전영신 : 5***님께서 ‘으악 비극이에요. 부산 공연 없는 것이 더 슬프게 합니다.’ 노래는 영원하리라 믿지만. 부산에서 공연을 안 하나요? 

▶ 김헌식 : 제가 봤을 때는 하반기 피날레를 그곳에서 할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고향이 그곳이기도 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관련 노래도 작년에 발표를 했기 때문에요. 하반기를 기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산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 전영신 : 그렇죠. 히트곡도 정말 많죠? 

▶ 김헌식 : 히트곡 정말 많습니다. 말씀하셨듯이 1966년에 데뷔했습니다마는 데뷔곡은 내 사랑인데요. 그동안 사랑이라든지 여러 잡초, 무시로, 고향역 등 엄청 많은데 히트곡만 120곡이고요. 그래서 히트곡 숫자에서도 국내 최다이고요. 앨범 발표도 최다입니다. 무려 200장. 그리고 그 200장 가운데 800곡 이상이 자작곡으로 알려져 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2600곡 정도의 노래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2600곡을 다 기억하십니까? 라고 여쭤보고 싶은데 어느 가수 분은 그러더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깜빡깜빡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예전에 해외 연구팀에 따르면 피카소 같은 경우도 작품을 굉장히 다작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해가 있는데 명작을 만드는 아티스트들은 몇 곡, 몇 작품 그리고 이런 것처럼 생각하지만 다작을 많이 할수록 명곡과 명작품이 많이 나온다고 그래요. 그렇기 때문에 나훈아 씨도 이렇게 많은 시도를 했기 때문에 좋은 곡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혹시 아티스트 지망생들 같은 경우도 몇 곡 혹은 소설 몇 작품 쓰고 ‘나는 실력이 없어’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끝까지 많은 작품 이렇게 창작하시고 그걸 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잡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전영신 : 요즘 음악 작곡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 김헌식 : 이제 우리가 일상에서 누구나 다 작사·작곡하고 또 그림을 그리고 또 연기하고 연극 하는 문화로 지금 저는 일정 정도 수준의 문화 국가로 수준이 올라갔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누구나 다 아티스트이어야 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문체부의 문화 정책도 특정 아티스트가 아니고 국민 모두가 다 예술 창작을 하고 공유할 수 있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전영신 : 정말 좋은 생각이세요. 그러면 개인적으로 그 2600곡 중에 최고의 노래 한 곡만 꼽으신다면. 

▶ 김헌식 : 저는 고향역도 좋아하고요. 또 잡초도 좋아하는데 무시로를 가장 좋아하고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영신 : 어떤 의미인가요? 

▶ 김헌식 : 무시로가 일본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무시’라는 게 ‘없을 무’자에 ‘때 시’자입니다. 그래서 정한 때가 없이 수시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1988년에 발표를 했는데요. 이게 사실 그전 곡 같은 경우는 대개 트로트풍의 노래들 같은 경우 시련, 아픔 이런 것을 굉장히 처지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가사도 너무 직접적이어서 어떤 때는 민망한 경우도 상당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 무시로 같은 경우는 시도 때도 없이 이렇게 이미 와 버린 이별인데 이게 그렇다고 해서 울지 마라. 어떻게 보면 약간 초월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노래거든요. 또 음악 특색도 기존의 곡들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느낌들을 많이 주기 때문에 이런 점이 당시 노래 가삿말이나 음악적 형식이 파격적이었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 가사에서 파격성은 잡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 잡초 하나를 보고 이런 노래를 만들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에는 이 나훈아 선생이 굉장히 평소에 책과 이런 고민들을 엄청나게 많이 한다고 그래요. 그래서 그 곡을 작곡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잠적을 하는데 그걸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신비주의다, 은둔주의다 이렇게 지적을 해가지고 상당히 실망을 많이 했다고 그래가지고 나중에 그 부분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바도 있습니다. 

▷ 전영신 : 저희가 오늘 클로징 곡으로 무시로를 준비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헌식 : 테스형이 아닌가요? 

▷ 전영신 : 테스형을 하려고 했는데 지금 무시로를 꼽아주셨으니까 저희가 무시로로. 테스형도 정말 돌풍을 일으켰던 노래잖아요. 

▶ 김헌식 : 테스형 오늘 보니까요. 공식 뮤직비디오가 2900만 조회 수를 기록을 했더라고요. 이만큼 대단했었는데 여기에서 테스형은 소크라테스에다가 형을 붙인 거죠. 그래서 그때 당시에 2020년인데 누구한테나 형이라고 부르는 젊은이들의 그런 표현법을 따왔는데 원래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너무 무거운 곡이 되니까 이거를 테스형이라고 바꿨는데 여러분도 한번 아버지라고 바꿔가지고 노래를 불러보세요. 굉장히 무겁고 약간 슬프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테스형으로 부르니까 오히려 더 그 의미는 알고 있으면서도 초월적인 그런 인생에 대해서 하니까 결국에는 더 히트를 하게 됐는데 좀 우스개가 있는데요. 나훈아 씨가 테스형이라는 노래를 부르자마자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나훈아 씨 이런 부분에 가족 부분이 있는데 의형제가 소크라테스다 이렇게 적히기도 했다고 해요. 그만큼 화제가 많이 됐다는 뜻이고 국정감사장에서도 이 테스형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사회문화나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고 정치권에서도 크게 파급 효과를 보여줬던 곡이 되겠습니다. 

▷ 전영신 : 그리고 기장갈매기도 테스형 말고 댄스형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면서 유튜브를 접수했다면서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뮤직비디오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니까 역시 나훈아 씨는 시대 흐름을 굉장히 따라가려고 조용필 씨와 함께 양두마차로 활동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355만 조회 수를 오늘 보니까 기록을 했더라고요. 근데 이런 뮤직비디오를 대개 시네 뮤직비디오 내지는 드라마 뮤직비디오라고 하는데 의리의 사나이가 조폭을 물리치는 그런 내용인데 기장갈매기는 바로 부산을 지키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서 말씀드렸듯이 부산 공연 없을 수가 없다고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도 신선한 것은 나훈아 씨가 직접 무술을 하고 액션 신을 벌이고 있고요. 심지어는 댄스를 춥니다. 그렇기 때문에 찢어진 청바지에 프린트 티셔츠를 입고 댄스까지 추고 액션 연기까지 하니까 한 편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요. 저는 또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었냐면 뮤직비디오가 끝나고 나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거든요. 거기에 스태프들 이름이 다 나와요. 근데 케이팝도 그렇지만 엔딩 크레디트가 없어요. 뮤직비디오에. 근데 영화 이상으로 굉장히 공들여가지고 많은 제작비를 들이고 수많은 그런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데 이름 하나 없이 흘러가는 것이 뮤직비디오거든요. 그래서 케이팝이 이런 부분은 좀 받아들여야 된다. 엔딩 크레디트에다가 제작진들 다 이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진일보한 면이 기장갈매기 뮤직비디오에서도 있었습니다. 

▷ 전영신 :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영화계 극장가로 가야 되겠습니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 흥행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요. 영화 <파묘>, 개봉한 지 며칠 안 됐는데 300만 지금 돌파한 건가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흘 만에 200만, 지금 평일인데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관람을 하고 계신데요. 저도 의외였습니다. 사실은 이 오컬트물인데 오컬트물은 원래 그렇게 초반부에 이렇게까지 관객 동원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거든요. 더구나 파묘라는 뜻은 묘를 판다, 묘를 옮긴다는 뜻인데 이런 영화를 이렇게까지 많이 본다는 것은 좀 의외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작품을 보게 되면 볼 만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됐습니다. 이런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관객들을 몰입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는 오컬트물이라는 게 해외 장르고 마니아들만 보는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이 작품으로 인해서 이제 대중 영화로 본격적으로 등극을 하게 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전영신 : 최민식 씨가 김고은 배우의 연기를 극찬을 했더라고요. 

▶ 김헌식 : 네. 그래서 사실 서로 극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저는 최민식 씨도 오랜만에 자기의 정체성과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는 영화를 잘 만났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김고은 씨 같은 경우에도 화림이라고 하는 무당 역할을 하게 되는데 무당이라고 그래가지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속에서의 좀 낮은 이미지 이것과는 많이 차원이 달랐어요. 그래서 젊은 신세대이면서도 절제된 모습들을 잘 연기를 해줬고 특히 실제로 무당처럼 퍼포먼스 하는 부분들이 잘 보였는데 저는... 

▷ 전영신 : 신세대 무당의 모습. 

▶ 김헌식 : 그렇습니다. 절제된 모습들을 잘 보여주었고 트렌디하고. 예를 들면 평소에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체력 관리를 하는 모습들이 보였고. 그렇기 때문에 이 무속에 대한 이미지도 좀 다르게 표현해 줬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전영신 : 굿을 연기하는 장면도 정말 대단했어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편집도 저는 잘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무속에서 어떤 굿 장면을 잘못하게 되면 공감을 못하게 되고 불편한 소재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 파묘에 관련된 핵심적인 부분만 잘 편집을 해서 관객들에게 무리 없이 전달했던 점에서 봤을 때 어떻게 전달을 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 전영신 : 근데 이 영화 <파묘>가 흥행을 하면서 지금 걸려있는 영화가 있잖아요. <건국전쟁>. <건국전쟁>이 조금 순위가 밀리기도 했는데 김덕영 감독이 SNS에 이게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파묘에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 <건국전쟁>에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이걸 덮어버리기 위해서 <파묘>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 이런 글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거를 어떻게 보세요? 

▶ 김헌식 : 이거는 좀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파묘> 같은 경우에는 사전 예매량이 <서울의 봄>보다도 훨씬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컬트 미스터리물 같은 경우에는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용이 알려지게 되면 관객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수준이 높아져가지고 영화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반일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예매량과 초기에 흥행이 굉장히 높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무슨 반일이라든지 어떤 특정 정치적 세력 때문에 몰린 게 아니고요. 그리고 관객들이 대부분이 여성분들이에요. 그런 점에서 이런 정치적인 스펙트럼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를 들면 <건국전쟁>을 특정 정치 세력들이 보고 있다라고 하면 감독이 섭섭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건 역지사지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기 때문에 반일이니 그리고 항일이니 이런 관점으로 이 영화를 많은 분들이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작품 자체에 대한 그러한 소구력과 대중성이 있다고 보고요. 오히려 영화 뒷부분에 그러한 반일 부분을 강조하는 특정 캐릭터가 나오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관객들 사이에서도 지금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특히나 이 영화는 영리한 게 뭐냐면 그런 별거 아닐 수 있는 내용을 이렇게까지 끌고 갈 수 있구나라는 점도 있고 <서울의 봄>에서 했던 흥행 비법들이 여전히 관통하고 있습니다. 뭐냐면 <서울의 봄> 같은 경우에도 관객들이 영화관을 가지 않을 수 없는 요인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심박수 챌린지. 도대체 어떻길래 심박수를 그렇게 측정을 하는 거냐라는 궁금증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굉장히 많은 상징과 은유와 코드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게 들어가 있을 때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이거 나만 모르게 되는 거 아니야? 나중에 IPTV와 OTT에 나왔을 때는 너무 늦잖아. 그래서 그걸 확인해야 되겠어.’ 왜냐하면 그런 것들이 SNS에 너무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이기 때문이냐라고 해서 궁금해서 못 참겠다라고 해서 많이 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콘텐츠 자체의 어떤 흥미도 그 다음에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유인, 코드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가 향후에도 영화 제작에 참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고 생각합니다. 

▷ 전영신 : 정파로 나눠서 볼 일은 아니다. 

▶ 김헌식 : 더구나 <건국전쟁>은 100만 돌파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건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을 했기 때문에. 

▷ 전영신 : 그렇죠. 다큐 영화인데 100만 돌파는. 

▶ 김헌식 : 이런 성과에 만족을 해야지 특정 원인을 다른 데 돌리는 것은 우리 영화계에도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불신,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영신 : 끝으로 짧게 마동석 씨 주연의 시리즈물이죠. <범죄도시 4>가 국내에서 올해 개봉 또 앞두고 있는데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호평 세례를 받았잖아요. 

▶ 김헌식 : 호평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1600석 규모의 좌석이 모두 다 매진이 됐고요. 또 현장에서도 질의응답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사실 범죄물인데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는 것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홍상수 감독이 이번에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았습니다마는 주로 예술 영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 것을 생각했지만 이미 칸에서도 이렇게 베를린에서도 이렇게 장르 영화에 대해서 주목을 많이 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칸보다는 베를린이 예술성이 높은 영화들만 선호한다고 오해를 했었는데 베를린에서도 이렇게 장르물, 액션물에도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요. 어쨌든 새로운 빌런인 김무열 씨가 등장하는 그런 보이스피싱에 관련된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한 내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5월쯤에 개봉을 해서 6월까지 밀고 갈 것 같습니다. 대부분 <범죄도시>가 이렇게 5월달에 개봉을 해가지고 여름까지 밀고 갔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작들이 있다 보니까 5월달부터 폭발적으로 많은 분들이 관람을 하시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전영신 : 진실의 방에 이어서 이번에는 어떤 방으로 또 초대를 할지. 

▶ 김헌식 : 진실의 방은 여전히 계속될 것 같은데 옛날 멤버들이 다시 또 의기투합 한다고 하니까 박지환 씨의 활약도 기대를 해봅니다. 

▷ 전영신 : 알겠습니다. 오늘도 가요부터 영화까지 다양한 소식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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