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뜻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오늘 제322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이승만기념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최재란(더불어민주당·비례) 시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해 11월 27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진우 스님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진영에 따라 다르다"며, "하지만 적어도 불교계에는 좋은 인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처승과 비구승 간의 갈등을 부추긴 장본인 뿐 아니라, 기독교 사상에 심취한 인물이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또, "미국에서 교육받고 정치를 시작하고, 불교에 관한 식견이 전혀 없었다"며, "그런 가운데 불교 관련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불교계가 심각한 혼란을 겼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시의회 답변에서 오세훈 시장은 이승만 기념관 "건립 장소로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광장"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지난번에 건립추진위원회가 서울시를 방문해 논의할 때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전제로 송현동도 검토하겠다고 결론이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그래서 지금 영화 '건국전쟁' 등이 상영되는 것이 일종의 공론화와 공감대 형성의 과정"이라며 "이제는 입지가 어디가 바람직한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에 왔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원로배우 신영균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이 기념관 건립을 위해 기부하기로 한 4천평 규모 사유지에 대해 오 시장은 "하나의 선택지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접근성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은 "송현동은 교통이 매우 편리한 곳"이라며 "기증지는 강동구의 외진 곳이라 대중교통이 닿기 힘들어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관련해 시민들 설문조사를 진행할 의사가 있느냐는 최 의원의 질의에 오 시장은 "필요한 때가 되면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불교계 반발에 대해선 "송현동 입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불교계와 협의도 하고 설득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4년 '사찰정화 유시' 등을 발표해 불교계를 분열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송현광장 인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본산 조계사 등이 있으며, 이승만 기념관을 송현광장에 건립하는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어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지난 60년 이상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선 공(功)은 애써 무시하고 철저하게 과(過)만 부각해왔던 '편견의 시대'"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제라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초대 대통령의 공과를 담아낼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11월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에 기념관 건립 기금 4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