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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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 원장

■ 진행 : 신두식 BBS 정치경제부장

신두식 : 오늘은 민족 고유의 명절 설입니다.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보통 명절이 되면 가족 친지들과 시간을 갖게 되고요. 우리 전통과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곤 하는데요. 지난해 말 경복궁 담장 낙서 사건이라든지 지난 2008년 숭례문 방화사건이라든지 이런 문화재에 큰 상처를 남긴 사례들을 접하면 마음이 아파집니다. 오늘은 설을 맞아서 국립문화재연구원 김연수 원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우리 문화의 소중함과 보존 방안 등을 생각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계속하겠습니다.

오늘은 국립문화재연구원 김연수 원장님 모셨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김연수 : 네, 안녕하십니까?

신두식 :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김연수 : 네, 감사합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두식 : 원장님께서는 국립문화재연구원장에 지난 2022년 7월에 임명이 되셨는데, 어떻게 그동안 끌어오셨는지 소회를 한 말씀 해주시죠.

김연수 : 지난 1년 반은 제가 정말 인생에서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낸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바쁜 만큼 가장 즐거운 일도 많았고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제까지 제가 공직에 담아온 기간 동안 가장 보람있는 기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두식 : 기관 평가에서도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요?

김연수 : 네, 바쁘고 어려운 시기였지만 여러 가지 부분에서 굉장히 보람있는 시기였는데요. 저희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책임운영기관이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책임운영기관이 된 지는 2007년부터인데요. 그 이후에 처음으로 S등급을 저희가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로서도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았고요. 그리고 또 다들 직원들이 어려운 여러 가지 평가라든지 이런 것을 2007년 이후로 계속 해왔는데 S등급을 받으니까 그게 큰 동기부여가 되어서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졌습니다.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진 만큼 저도 덕분에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희 직원들이 여러 가지 분야에 걸쳐서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고고학이라든지 아니면 미술사, 건축, 보존과학, 자연유산과 관련된 자연과학분야도 있고 많은 영역의 직원들이 같이 있는데요. 그 직원들이 다종다양한 부분이다 보니까 어느 한 쪽만 잘해서는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데 모든 영역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저로서는 직원들한테 굉장히 고마운 마음이었고 또 직원들도 그 부분이 이제는 어려운 연구나 이런 것들을 해온 것에 보상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나봐요. 그래서 굉장히 힘내서 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신두식 : 원장님 약력을 보면요. 문화재청에서 원장급을 많이 맡으셨더라고요. 국립고궁박물관장, 국립무형유산원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 그리고 국립문화재연구원장까지 다 맡으셨는데. 이렇게 모두 맡은 사람은 처음이라고요?

김연수 : 네, 제가 어떤 면에서는 운이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특히 처음 시작은 박물관 큐레이터로 시작했습니다만 국립고궁박물관이라고 하는 조선왕실의 정수를 가지고 있는 그런 박물관에서 오랫동안 전시와 유물 관리를 해왔던 그 경험을 살려서 관장직을 했었고요. 그리고 또 그 이후에 국립무형유산원이라고 제가 그동안 다뤄왔던 유형문화유산과는 또 다른 분야, 무형문화유산 부분을 함께 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한편으로는 약간 유형에 치우친, 문화 전반에 있어서는 편식이나 마찬가지로 한 쪽에 치우쳤던 부분을 굉장히 폭넓게 볼 수 있게끔 기회가 주어졌었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는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라는 곳에서 또 일할 기회를 얻게 됐어요. 특히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육지에 국한되어 있는 여러 가지 문화재 관리나 발굴 이런 부분을 넘어서서 바다에 펼쳐진 우리 문화유산과 관련된 것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기였습니다.

 

신두식 : 국립문화재연구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좀 설명해주십시오.

김연수 : 이름에서 느끼실 수 있듯이 다양한 문화재를 연구하는 그런 기관입니다. 특히 문화재라고 하면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저희는 자연유산까지도 함께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연구기관인데요. 간략하게 저희 연구원의 연혁을 말씀을 드리면 이미 1969년에 문화재청의 전신인 문화재관리국이라고 하는 곳의 부속으로 문화재연구실이 있었습니다. 그 연구실로 시작한 기관이고요. 그리고 69년으로 치면 지금 벌써 55년이 된 것이죠. 그리고 다루는 분야도 고고, 건축, 미술 같은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명승 같은 자연유산 부분을 망라하는 그런 다양한 분야의 학술조사연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런 문화재 관련돼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존과 복원에 관련된 부분인데, 보존, 복원에 관련된 연구진들이 지금 내부에 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학술조사연구, 보존, 복원에 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해서 국가유산에 대한 보존, 정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책지원을 저희 쪽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전에 위치한 본원 이외에도 경주, 부여, 창원 이런 등지에 7곳의 지방 연구소를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문화재보존과학센터라고 하는 일종의 문화재 병원이죠. 문화재 병원을 저희가 운영하고 있어서 총 지방 연구소까지 다 하면 18개 부서에 한 6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요즘 세계적으로 보면 K-컬쳐, K-문화가 굉장히 선풍적인데요. 문화재연구원도 600명보다는 좀 늘어나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나라 문화재를 우리가 잘 알고 보존하고 이런 것을 바탕으로 해서 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거니까요. 조금 인력확충이라든지 이런 데 신경을 써주셔야 되겠습니다. 원장님이.

김연수 : 저희의 큰 바람 중에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지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국을 다 커버하다 보니까 지금 600여 명이라는 것이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본원 플러스 7곳.

 

신두식 : 전국을 다 하려면 600명이 적은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김연수 : 그렇습니다. 저희가 또 본원을 중심으로 해서 국제협력도 추진하고 있거든요. K-컬쳐가 세계로 나아가듯이 우리나라 문화재 보호기술이라든지 수준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그런 저희 인력들이 주축이 돼서 국제적인 협력, 또 교육프로그램 이런 것도 다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그런 전문인력들이 필요한 부분이 저희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이제는 또 저희가 연구진이 탄탄합니다만 연구에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한테도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알려서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서 또 다양한 발굴이라든지 조사연구를 이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현장설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계속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온라인 콘텐츠나 이런 것을 개발해서 일반 국민들께서도 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끔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다양한 인력군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신두식 : 그런데 보호기술 이야기도 해주셨지만 지난해 12월이죠. 경복궁 담장에 낙서가 되는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거의 초유의 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 부분 보면서 어떻게 느끼셨어요?

김연수 :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작년 12월 16일에 발생한 일이죠. 그날 저도 실은 직원들과 저희 문화재연구원에 봉사단체가 있습니다. 연탄 기부행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전에 갑자기 급하게 연락이 와서 이런 일이 있다, 하고서는 급하게 관계 직원들이 현장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 들은 바로는 약 36미터 정도의 경복궁 주변의 담장 부분에 청색과 적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되어 있는 상황이고 이 부분이 빨리 무언가 처리가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래서 직원은 직원들대로 급박하게 급파됐고 저희도 그에 대응하기 위해서 관련된 전문가, 석조 담당하는 전문직원을 중심으로 해서 한 4개 부서의 총 65명 정도가. 그때가 굉장히 추운 날씨여서 순번을 정해놓고 투입돼서 담장에 있는 스프레이를 지워나갔습니다. 제가 그때 중간에 한 번 현장에 방문해서 일 진행되는 상황을 살펴보니까 워낙 날씨가 그때가 한파주의보가 있었던 때라서 일하는 게 만만치 않았고 그리고 담장의 상태별로 오래된 석재가 있는 곳, 신석재가 있는 곳마다 상황들이 달라서 굉장히 우리 직원들이 그 상황들을 다 체크해가면서 보존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신두식 : 이제는 복원이 다 됐다고 봐야 되나요?

김연수 : 네, 거의 마무리를 다해서 잘 처리는 되었습니다만 이게 그 다음날도 또 누군가가 와서 낙서를 추가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한 번 했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고요. 계속 지켜봐야 되는 부분이죠. 그래서 그 이후에 문화재청 내에서도 CCTV라든지 이런 것들을 주변에다가 추가 배치하는 이런 계획을 발표를 했고요. 그리고 또 경복궁 주변뿐만이 아니라 다른 궁궐들, 그리고 종묘사직단 같은 경우에도 좀 더 추가해서 하기로 하고 또 전국 전체에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도 훼손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파악해서 CCTV 추가 설치하고 또 훼손된 부분들이 있으면 그 부분들은 추가로 보존조치하는 이런 일들을 지금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두식 : 예방을 위해서 CCTV도 설치하고 사전에 준비를 하시는데. 경복궁 이전에도 이런 담장 낙서 같은 그런 문화재 훼손사례가 있었다면서요?

김연수 : 네, 기억하시는 분들이 좀 계실 것 같은데요. 2007년에 서울에 있는 삼전도비, 그 삼전도비에 페인트 낙서가 벌어졌던 그런 훼손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그때는 페인트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보존처리기술도 체계화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연구원의 전문가들이 한 3개월 동안 고생해서 제거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걸 반면교사삼아서 석조문화유산 페인트 낙서제거매뉴얼도 그 당시에 만들었고요. 그것과 관련된 기술특허도 꾸준히 등록해오고 있습니다. 또 근래 들어서는 2017년에 울주 언양읍성에도 이번과 같은 유사한 낙서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붉은 스프레이로 광범위한 낙서가 있어서 석조 보존전문가, 저희 직원이 자문을 하고 지자체에서 보존처리하는 그런 일들이 있었죠. 그 이후에 또 올 1월 5일에도 울산 대왕암, 아주 최근이니까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거예요. 낙서사건들이 계속 모방범죄처럼 일어나고 있어서 이런 부분들은 많은 분들이 좀 경각심을 가지고 그 부분에 대해서 같이 관심을 쏟고 또 더욱더 애호하는 그런 분위기가 촉구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오늘이 설이면서 또 2월 10일인데 2월 10일하면 2008년이죠. 숭례문 방화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때 기억나세요? 어떠세요?

김연수 : 저는 그날 너무 생생합니다.

신두식 : 그러세요? 지금 한 16년 정도 됐는데.

김연수 : 왜냐하면 제가 그때 경주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경주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그 소식을 접했어요. 그래서 그때는 단신으로 KTX 내부에 숭례문 화재 이렇게만 났고 거기에는 간단하게 방재 작업이 진행 중인 것처럼, 그래서 왜 거기에 불이 났지, 그렇지만 잘 되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때 올라오는 길에 남편한테서 문자를 받았어요. 숭례문에 화재가 크게 났다더라. 그래서 그런 상황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서울역에 제가 내려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탄 상황에서 화재가 갑자기 확 번지는 상황을 목도하고 아마 그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때 많이 지체됐거든요. 주변 화재 때문에. 다들 탄식을 했어요. 다 같이 동일하게.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게 문화재가 무생물입니다만 마치 저의 조상님 한 분을, 할아버지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으로 굉장히 눈물이 많이 났어요. 같은 심정이었던 것 같아요. 버스 안에 탔던 분들도. 다들 너무 안타까운 마음으로 탄식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두식 : 알겠습니다.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을 하시는 군요.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바로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님은 어떤 노래 듣고 싶으세요?

김연수 : 제가 최백호 선생님의 노래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낭만에 대하여>를 듣고 싶다고 말씀드렸었거든요.

 

신두식 : 사연이 있으신가요? 혹시 이 노래에 대해서? 잘 부르세요?

김연수 : 가끔 과거에는 노래방에서 부른 적은 있습니다만 잘 부르진 못합니다만. 낭만에 대하여, 라 그 가사 자체도 좋지만 가사 중에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또는 다신 못 올 곳에 대하여, 그러면 실은 낭만은 지금 그 노래를 부르는 시점은 낭만이 다시 못 올 것처럼 됐잖아요? 그런데 누구나 모든 사람들이 그런 감정은 한두 번은 다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게 모든 사람의 정서를 자극하는 그런 노래라고 생각해서 신청하겠습니다.

 

신두식 : 국립문화재연구원 김연수 원장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최백호 씨의 <낭만에 대하여>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오늘은 국립문화재연구원 김연수 원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문화재를 복원, 보존하는 과정에서도 요즘에는 최첨단 기술과 장비가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어떤 과학기술들이 활용되고 있습니까?

김연수 : 문화재 보존 분야는 기본적으로, 전통적으로 아주 세심한 전문가들이 세심한 손길로 문화재를 복원하는 약간 장인정신을 가진 그런 거에서 시작했습니다만 지금은 거기에 덧붙여서 첨단과학기술이나 장비가 아주 일상으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사용되는 X선이나 CT같은 것은 아주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고요. 그 문화재가 담고 있는 손상된 부분이라든지 잃어버린 부분까지도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3D 스캔 같은 것도 아주 일상적으로 하고 있어서 표면의 정밀한 측정, 실측 이런 것들을 가지고 디지털로 모델링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많이 쓰고 있고요. 그리고 지난 번에 경복궁 낙서작업에 쓰였던 레이저 세척기 같은 것은 그 이전부터, 2003년에 국보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 잘 아실 거예요. 국립중앙박물관에 지금 전시되고 있는데 전시되기 전 2003년부터 저희 연구원에서 그걸 보존처리 했거든요. 표면에 오랫동안 오염됐던 흑색 오염을 제거하는 것에 이러한 레이저 세척기 같은 것을 쓴다든지. 그래서 많은 부분 이제는 첨단장비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분위기에 있습니다.

 

신두식 : 문화재 이야기를 하다 보면 불교계에도 많은 문화재가 있어서 관심이 많이 가는데요. 불교계 문화재 같은 경우에도 그렇고 우리나라가 역사성이 있으니까요. 오랜 시간 흐른 문화재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 훼손이 자연적으로 되기도 하잖아요. 그런 시급한 문화재도 많을 것 같은데요. 불교 문화재의 경우에는 어떤 것들이 기억에 남으세요?

김연수 : 저희가 지금 연구원에서 보존처리하고 있는 불교유산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손꼽아서 말씀드리면, 국보인 부석사 조사당 벽화가 있습니다. 이 벽화는 고려시대 사찰벽화입니다. 그래서 한 600년 정도 된 굉장히 오래된 사찰 벽화인데요. 이게 오랫동안 사용되다 보니까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 일제강점기 때 원래 위치에서 떼어져서 그 당시에 보존처리를 진행했었는데, 그 당시에 석고 재질로 파손된 부분을 서로 접합하거나 이런 보존처리를 진행했었습니다. 이 보존처리된 것도 100년이 되다 보니까 석고 부분이 원재질인 흙벽 부분하고는 서로 다른 재질이다 보니까 이게 점점 주변으로 균열을 발생시키고 또 채색된 부분으로 석고층이 덮여서 뿌옇게 되는 백화현상이 발생해서 그것을 보존처리하기 위해서 저희 연구원의 보존과학센터에 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처리들을 하고 있는 사례가 있고요. 그 이외에도 다른 석조 문화재들이 내부에서도 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경주에서 한국 고고학 사상 처음으로 고분을 다시 쌓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사례입니까?

김연수 : 저희가 작년 가을 굉장히 대서특필한 사항인데요. 경주 쪽샘 44호분 발굴 결과를 저희가 일반 국민들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이 쪽샘 44호분은 지름 30미터 정도의 중급의 적석목곽분이라고 하는 무덤인데요. 2014년부터 작년까지 약 10여 년에 걸쳐서 발굴조사와 그것과 관계된 연구를 했었습니다. 발굴 내내 주변에 무덤 위로 건물을 지어서 일반 국민들께 발굴과정을 상세하게 보실 수 있도록 전 과정을 보실 수 있도록 했던 것이 굉장히 특기할 만한 사항이고요. 그리고 거기서 발견된 주인공이 장착했던 금동관, 금귀걸이, 가슴걸이 이렇게 화려한 장신구뿐만 아니라 거기에 비단벌레장식이 되어 있는 말다래라고 하는 것이 발견되어서 굉장히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전 과정들을 연구를 통해서 거기 내부에 있는 직물, 또 비단벌레로 장식된 말다래의 형태 이런 것들을 그대로 재현해서 일반 분들에게 아주 이해하기 쉽게끔 했다는 아주 특징적인, 저희로서는 굉장히 자랑할 만한 발굴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일종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단계 별로, 졸속으로 하지 않고 연구를 차근차근 해나가서 많은 정보를 꺼내온 그런 발굴사례고요. 그게 올해부터는 축조실험까지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문화재, 국가유산 이런 것들과 굉장히 오랫동안 생활해오셨는데. 우리가 문화재를 복원하고 또 보존하는 그런 역할을 생각해야 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연수 : 이건 너무나, 모든 분들이 국가유산, 문화재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씀일 수는 있겠는데요. 우리 국토 전체가 문화유산, 자연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발 붙이고 사는 지금 이곳도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굉장히 오랫동안 우리 선조들이 살아온 바로 그 터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현재 이 장소가 과거의 그 장소부터 연이어 온 역사적 현장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모두, 살고 계신 모든 분들의 고장을 역사의 현장으로 인식하고 계시고 거기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당연히 그 부분을 알고 배워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 연구원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도 그 역사와 정체성을 확인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이제는 그냥 연구자들을 위한 연구 부분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과거의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디지털이라든지 여러 가지 첨단 방법을 통해서 그려낼 수 있는 그런 수준까지 왔습니다. 그런 부분은 아마 많은 국민 여러분들께서 공감하시고 그리고 당연히 우리 역사에 대해서 잘 알아야 되는 부분, 또 기억해야 되는 부분으로 인식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국가유산기본법이 지난해 제정이 돼서 올해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그래서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출범할 것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과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서 좀 전해주시죠.

김연수 : 국가유산이라고 하는 용어 자체는 이제 문화재라는 용어를 대체할 건데요. 문화재라고 하는 말 자체가 재산이라고 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이제는 문화재를 재산이라는 것 이외에 우리의 역사적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는 용어로 좀 더 격상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문화재라는 용어보다는 국가유산으로, 국가유산 안에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 이런 식의 여러 개념들을 갖고 있는 좀 더 가치있는 용어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런 부분은 아마 올 5월 17일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뀌게 되면 저희 문화재연구원도 국가유산연구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두식 : 이제 갑진년 새해 설이 지나고 있으니까 본격적으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준비하고 계실 텐데.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올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김연수 : 저희가 올해 좀 더 야심차게 생각한 것이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문화재 훼손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 중에서도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요즘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거든요. 그래서 기후변화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칩니다만 특히 문화재에 있어서는 더더욱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저희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야외에 굉장히 많은 곳에 펼쳐져 있어서 국토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그런 문화재들이 기후변화로 인해서 석조든 목조든 많은 부분 훼손되고 침해되고 있는 부분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런 대형 문화재들을 훼손되지 않고 보존처리할 수 있도록 대형문화유산 첨단보존기술관을 건립을 지금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요. 그렇다고 하면 많은 불교유산들도 포함되고 있는데요. 그런 유산들도 원스톱으로 분석부터 시작해서 보존까지 갈 수 있는 그런 단계를 밟아서 더욱더 보존하고 복원하는데 힘을 얻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시간이 다 됐는데요.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연수 : 오늘 이렇게 불교방송과 좋은 시간을 갖게 돼서 우선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고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국가유산기본법 이후에 저희 문화재연구원이 아마 국립국가유산연구원으로 새로 명칭을 바꾸게 될 겁니다. 명칭만큼이나 새롭게 거듭나면서 저희가 우리의 문화유산, 자연유산을 더 잘 지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문화재 지킴이로써 저희의 연구를 지켜봐주시고 항상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두식 : 앞으로도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보존하는 일에 더욱 힘써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연수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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