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의 축구 대항전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의 4강 진출팀이 가려졌다. 아시아의 호랑이 대한민국과 중동의 복병 요르단,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과 개최국 카타르가 나란히 4강에 올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호주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종료 직전 황희찬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고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매 경기마다 정규 시간이 다 지나고 추가로 주어진 시간에 골을 터뜨려 그야말로 더욱 극적인 승리의 기쁨과 짜릿한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좀비에 빗대 한국 축구팀에게는 ‘좀비 축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 1순위였던 일본은 이란에게 1대2로 역전패해 일찌감치 짐을 쌌다. 결승에서 한일전이 펼쳐지기를 고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좀 더 부담을 던 상태에서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나갈수 있게 됐다. 사실 일본 대표팀은 역대 최강 멤버로 구성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6명의 선수들 가운데 유럽에서 뛰는 이른바 유럽파가 20명이나 되고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독일과 스페인을 잡고 8강 진출의 목전까지 갔을 정도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 팀도 월드 클래스로 꼽히는 손흥민과 황희찬,이강인, 김민재 등 호화멤버를 갖췄지만 전체적으로 일본의 전력에는 못미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시작되자 일본은 '내부'에서부터 균열이 시작됐다. 주전으로 내세운 혼혈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은 잇따른 실책으로 수비 불안을 초래했고 주축 공격수 이토 준야는 성범죄 혐의로 고소당해 대표팀에서 이탈했다. 이런 악재 때문에 일본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었고 결국 13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접어야했다. 무엇보다도 일본 축구가 몰락한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간절함’과 ‘애국심’ 부족때문이라고 보고 싶다.  이강인의 절친으로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소시에다드 소속인 구보 다케후사는 아시안컵 대회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시즌 중에 개최돼 유감이라면서 “내게 급여를 주는 팀은 레알 소시에다드다. 이런 토너먼트 대회에 부름을 받으면 참가할 의무가 있고, 강제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뛰는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도 시즌 중 대회가 열리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대한민국을 4강으로 끌어올린 손흥민은 호주와의 경기를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선수를 하면서 연장전을 두 번 연속으로 치른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핑계입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직전까지 소속팀 토트넘의 주포로 활약하면서 올시즌 모두 12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상태에서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소화하고 있고 브라질 국가대표인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이 뛰지않은 리그 3경기에서 무려 4골이나 넣으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차출되지 않았다면 올시즌 토트넘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연봉도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손흥민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서는 것은 나라를 위한 봉사라는 마음가짐과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간절함이 있기에 그런 아쉬움 자체를 접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승까지 남은 경기는 이제 단 2게임, 간절함으로 무장한 태극 전사들의 해피엔딩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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