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마을, 일제시대 일본 조동종 '총천사' 스님과 신도들의 유해 모신곳
-부산 아미초등학교...일제당시 일본 조동종 '총천사' 부지
-교내에 불상 등 사찰 흔적 남아있지만 방치돼
-일제의 아픔과 미래 상생이 공존하는 역사공간
-폭넓은 기초조사와 함께 세계적인 문화역사공원으로 조성 목소리도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 앵커 >

부산에 6.25당시 피난민들이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지은 판잣집이 있습니다.

이른바 '비석마을'인데요, 최근에는 관광명소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 비석마을이 일제 강점기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함께 일본의 참회의 역사가 함께 공존하는 역사적인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지 부산 BBS김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터 >

부산 서구 아미동에 위치한 '비석마을'입니다.

6.25 당시 갈곳 없던 피난민들이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그대로 집을 지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사실이 신기한듯 최근에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일본인 공동묘지는 어떻게 조성됐을까?

부산 아미초등학교
부산 아미초등학교

비석마을 바로 인근에 위치한 부산 아미초등학교입니다. 

학교 뒷편으로 올라가면 수호탑이라는 이름의 돌기단에 일본풍의 석조불상이 하나 모셔져 있고,  곳곳에 사찰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1907년도 일본 불교 조선 아미동 총천사 전경(한일문화연구소 제공)
사진=1907년도 일본 불교 조선 아미동 총천사 전경(한일문화연구소 제공)

이곳은 바로 일본 불교의 가장 큰 종단인 조동종이 한일병탄에 앞서 1907년에 미리 조선에 진출해 부산에 세운 '총천사'라는 절이 있던 자립니다.  

사진=아미동 총천사 위치도(한일문화연구소 제공)
사진=아미동 총천사 위치도(한일문화연구소 제공)

불상 안내판에도 학교 자리가 총천사가 있던 곳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당시 총천사의 스님과 신도들이 사망하면 현재 비석마을인 공동묘지를 조성해 유골을 이곳에 모시고 비석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총천사는 단순 포교라기 보다 조선인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를 알선하고 내선일체를 강요하는 등 일제의 요구에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히로세 유이치/고고학자
히로세 유이치/고고학자

[인서트1. 히로세 유이치/고고학자]본래는 평화스러운 종교였지만 20세기가 되면 군국주의가 그 종교를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식민지 지배하기 위해 그런 일본 종교는 각지에 절을 만들었어요.그 하나가 여깁니다. 그러니까 식민지 지배하기 위해, 식민지 교육하기 위해 세웠던 절이었습니다. 굉장히 외로운 역사입니다.

훼손된 불상 뒷면 표지
훼손된 불상 뒷면 표지

때문에 광복이후 불상은 외부 접촉없이 존재도 잘 알려지지 않은채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고, 앞면과 뒷면의 표식은 의도적으로 지워졌습니다. 

훼손된 이치노에 쇼코 스님의 사죄문
훼손된 이치노에 쇼코 스님의 사죄문

특히 10여년전 일본 조동종의 '이치노에 쇼코' 스님이 일제침략을 참회하는 사죄 비문을 이곳에 세우기도 했지만 두번이나 훼손됐습니다.

주민들이 다시 설치한 사죄문도 최근 훼손됐다
주민들이 다시 설치한 사죄문도 최근 훼손됐다

보다못한 일부 주민들이 마음을 내 사죄문을 복구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다시 훼손되는 등 주민들 사이에도 반일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는게 현실입니다. 

일제의 상징이냐, 화해와 상생의 상징으로 보전해야 하느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안명석/부산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안명석/부산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인서트2. 안명석/부산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마음이 좋지는 않지만 저는 여기 사는 주민들의 입장이나 또 일본에 대해서 아주 감정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분으로 볼 적에는 제가 이해가 됩니다. 우리 자식들, 손자 세대에는 더욱 화합이 되고 또 서로가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됩니다.

불상에서 바라본 부산시 전경
불상에서 바라본 부산시 전경

현재 비석마을은 부산시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고, 부산의 첫번째 등록문화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의 아픔과 일제의 참회의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역사적인 공간인 만큼 폭넓은 기초조사와 함께 이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장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장

[인서트3.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장]이 불상을 이대로 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아마 두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세계 평화를 위해서 부처님이 여기 계시는데 이 부처님이 앞으로 부산, 도시 허브도시라 할 수 있는 이 도시를 지키고 세계 평화를 지키는 하나의 상징물로 많은 불자들이 와서 기도할 수 있도록 성역화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BBS뉴스 김상진입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