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하반기 착공 강행’…“관광활성화 도움”
통도사‧환경단체 “시대착오적 발상…자연‧안전‧수행환경 모두 위협”
천도 스님 “가장 위대하고 성스러운 종교는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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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울산시 울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둘러싸고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영축총림 통도사와 울산지역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24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통도사와 시민사회단체는 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지, 또 해법은 없는지 BBS 기동취재팀이 기획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의 현주소를 

이호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터 >

지난해 9월 신불산에서 울산 환경운동연합과, 통도사, 일부 학계 인사들이 절을 하며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신불산에서 울산 환경운동연합과, 통도사, 일부 학계 인사들이 절을 하며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 계획 노선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 계획 노선 

이른바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9개의 봉우리에 속해 있는 신불산과 영축산.

낙동 정맥입니다.

특히 영축산은 통도사 산내 암자 34개를 품고 있습니다.

모두 천 년 이상의 문화유산을 간직한 전통사찰입니다.

영축산 바로 옆 봉우리가 ‘신불산’입니다.

▶ 스탠딩
“저는 지금 신불산 정상 밑 간월재에 서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신불산 정상, 그 너머가 영축산입니다.
케이블카 설치 사업 예정지입니다.
신불산과 영축산 전체가 통도사의 수행 도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갈등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 2018년 환경부가 ‘부동의’ 결정하면서 무산됐던 이 사업은 2019년 민간사업자의 제안으로 다시 추진돼 갈등이 재점화 된 겁니다.

신불산 하부정류장부터 상부정류장까지 총길이 2.48㎞, 총사업비 644억원으로 전액 민간이 투자합니다. 

울주군은 이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신불산 케이블카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도‧핵심 사업으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울주군은 올 상반기 환경영향평가 등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하고 오는 7월 착공한다는 계획입니다.

▶ 인서트 1. 
울주군 관계자 
“울산은 해양도 있고, 산악이라는 두 가지 관광재원을 겸해져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케이블카라는 어찌 보면 앵커시설이죠. 핵심시설이 들어와서 조금 더 구심점을 가지고 관광을 일으킬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군에서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도사를 비롯해 울산지역 환경단체, 일부 학계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시대적 사업일뿐더러, 자연환경 훼손과 세계문화유산인 통도사의 수행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케이블카 설치 지역 일부 경사도가 50도 이상의 초급경사지역으로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안전도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인서트 2.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환경적 측면 말고도 안전에 문제, 경제성의 문제, 경관상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사실 24년째 이 싸움을 하고 있어요…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데, 만약에 예정대로 케이블카가 들어서게 되면 언양읍내나 시내에서 봤을 때 아름다운 산에 거대한 빨래줄이 걸리는 것과 같다…”  

▶ 인서트 3. 
홍석환 교수(부산대 조경학과)
“케이블카의 역할은 오직 그냥 관광용으로밖에 활용이 안 되거든요. 신불산도 양쪽에서 밀양과 울주에서 이미 임도가 조성이 돼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도로를 통해서 정상부까지 훌륭한 경관을 보여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거든요. 그런데 굳이 바로 옆에 케이블카를 놓는다는 것은 굉장히 시대착오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케이블카’로 경제성과 사회적 약자의 관광권 보장, 환경훼손 우려 불식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울주군.

반면,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시대착오적 어불성설에 불과하다는 통도사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양측의 입장차는 극명합니다.

'영축환경위원회'가 지난 19일 통도사에서 울산환경운동연합과 학계 인사, 통도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영축환경위원회'가 지난 19일 통도사에서 울산환경운동연합과 학계 인사, 통도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인서트 4.
울주군 관계자 
“통도사에서는 스님들의 수행환경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을 하시는데, 실질적으로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은 폐쇄용으로 사업자 측에서 설치를 하게 됩니다. 물리적으로 데크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되고, 그러면 절대 수행환경에는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 인서트 5. 
현범 스님(통도사 사회국장‧영축환경위원회 위원장)
“영축총림 통도사는 울산 사암연합회와 환경연합, 신도분들 모두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적극 반대할 겁니다.”

▶ 인서트 6. 
천도 스님(영축환경위원‧울산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저희는 산을 산 그대로 보존하고 싶을 뿐입니다. 가장 위대한, 성스러운 종교는 자연이라고 하잖아요. 산을 자연 그래도 보존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영축총림 통도사 전경.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영축총림 통도사 전경.

 

BBS 기동취재 이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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