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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보도국장

출연 : 이민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방송 : 2023 12 17(일요일저녁 6 20(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한국불교 중흥의 화두를 제시하고 실천에 앞장섰던 해봉당 자승스님의 원적으로 우리 한국불교의 미래 전망에 대한 우려와 희망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화합하고 지혜를 모아서 한 발자국씩 진전해 나갈 때입니다. 마침 한국불교를 염려하는 재미 원로 불교학자의 책이 나와서 우리 삶에 자화상을 비춰주고 있는데요.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말로 말을 버린다>라는 책의 저자시죠. 이민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님 모시고 말씀 나누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 이 시간에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민용 이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이민용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이민용 : 안녕하세요. 우선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봉래 : 예 반갑습니다. . 우리 이민용 이사장님께서는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오셔서 대학원은 동국대에서 하셨습니다. 인도 사상을 전공하시고 후학 양성을 도우셨죠. 그러다가 미국으로 가셔서 사업을 하시다가 지금은 다시 귀국해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우리 BBS 뉴스와 사람들 청취자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민용 :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제가 뭐라고 얘기하겠습니까. 지금 사회자님이 제 간략한 이력을 소개하는 걸 듣는 순간에도 와우 이 친구 대단히 여러 가지 인생 영역을 겪어 왔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내 자신이 내 자신이지 않게 느껴지는 그런 나이에 제가 이르렀군요. 그래서 아마 사회자님께서 늙은 나이 먹은 불자에 관한 신상털이라고 할까요 요즘 말로 그것을 하라고 여기다가 모신 것 같은데,

 

김봉래 : 최근에 책을 출간하지 않으셨습니까. 책 제목이 특이합니다. <말로 말을 버린다>, 부제가 이민용의 세상 읽기이렇게 돼 있습니다. 책을 보니까요 어떻게 보면 우리 이사장님의 자서전격인 내용들이 많고요. 또한 불교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언이랄까 평론이랄까 이런 내용들도 있고 정말 불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나타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이 책을 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민용 : 책 제목 <말로 말을 버린다>가 상당히 특이하게 눈에 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은 불교에서 말로 말을 버린다고 하는 이 말은 불교를 좀 하시는 분들은 다들 잘 알고 계시죠. 불교 경전의 말을 현대적인 말로 도용을 했다고 할까 풀어서 쓴 겁니다. 사실 이 말은 대승기신론에 나오는 인언견언, 말로 인해서 말을 버린다라는 그 말이 저의 하나의 좌우명처럼 되었었기 때문에 이 말을 책 제목으로 삼았는데요. 두 번째는 이민용의 세상 읽기라고 하는 것은 책방에서 아마 보기 좋으라고 붙인 것 같은데, 사실은 내가 어떻게 불자로서 세상을 보고 내가 겪는 그 모든 체험을 불교적인 어휘든지 아니면 불교적인 시각으로 보고 관망하고 이해했느냐 하는 것을 그 때마다의 경험 또는 사건들을 기록한 말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되겠는데요. 결국 이 모든 내 체험과 지난 경력을 말로 하고 글로 써야 되는데 말과 글이라고 하는 것은 쓰는 순간에 자기 주장이 개입하게 되고 보는 사물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날릴 수밖에 없고, 그런 모든 것을 볼 때 우와 불가에서는 말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개구즉착, 입을 열어 말을 내뱉는 순간 그것은 이미 틀렸다고 하는 우리 승가의 또는 우리 불교의 불문률 같은 하나의 좌우명이 있지 않습니까. 내가 주장하고 내가 겪은 체험을 기록을 하지만서도 없던 일로 해달라는 얘기입니다. 아마 오늘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불자 청중들께서도 제가 하는 이야기, 그저 귓전으로 듣고 아 그런 사건도 있었구나 하고 또 흘러버리시라는 그런 말도 있습니다.

 

김봉래 : 어떻게 보면 집착하지 마라 이런 얘기가 되는 것이고, 그래도 후학들은 또 하나의 교훈으로 삼을 수가 있겠습니다. . 많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마는 책에서, 그 중에서도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에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김성철 교수가 타계해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는데 이사장님께서는 또 인도철학과의 이기영 교수님과 인연이 매우 깊으셨죠. 1호 제자다. 내가. 그런 또 자부심도 나타나 있더라고요. 교수님과의 인연을 좀 소개를 해 주시죠.

 

이민용 : 이기영 선생님을 서울대학교 강의실에서 처음 뵀었다고요. 그 때 서울대 문리대에 명강의가 3개가 있었다고요. 하나는 한태연 교수의 <법학통론>이고 하나는 박종홍 교수의 <철학개론>이었고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이기영 선생의 <불교개론>이었다고요. 그 당시 1960년 입학이니까 그 때가 4.19 세대라고요. 민족적인 것이든지 내 것에 관한 열의가 대단했었기 때문에 이기영 선생의 불교개설, 불교개론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그만큼 이기영 선생님이 서양적인 것도 꿰뚫고 있었고 우리 전통적인 것도 꿰뚫고 있었죠. 거기서 완전히 감명을 받고 한마디로 요즘 시쳇말로 이기영 선생에게 꽂혔던 것입니다. 제가.

 

김봉래 : 네 그렇군요. 그런 인연이 있군요.

 

이민용 : 동국대학교의 불교학의 정황이라는 게 당신이 떠날 때나 돌아왔을 때나 거의 같은 한문 경전에 의한 일본불교에 그대로 빠져 있었거든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인도 고전어든지 근대적인 의미의 불교학을 재활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설립한 게 인도철학과였고 비교 사상연구소(소장 이기영)였고, 거기에 이기영 교수와 서경수 교수가 있었던 거죠. 그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인도철학과가 형성됐고, 그런 인도철학과의 이기영 교수의 첫 번째 제자로 제가 들어가서 공부를 배우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 모든 것을 다 고려할 때도 이 분은 현대, 근대에 있어서 한국불교학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 하는 그런 지침과 가르침을 마련했던 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봉래 : . 그런데 그 책에 보니까 말이죠, 준비된 것이 없이 해외 이민을 나가서 참 고생도 많으시고 뭐 후회도 적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나름 적응해서 돈도 버시고 자수성가를 하신 것 같습니다. 다시 귀국을 하신 사연이 궁금해요.

 

이민용 : 모든 동물이 갖고 있는 본능이겠지만서도 귀소 의식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본래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다는. 그리고 더군다나 저는 불교학을 하고 불교를 신앙으로 지니고 있는 입장에서는 내 육체적인 고향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향, 또 불교가 번창하고 불교가 일어나고 불교적인 문화와 불교적인 삶의 양태가 전개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산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고, 또 아쉬운 점도 있었죠. 그것을 와서 실현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기대감을 갖고 돌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김봉래 : 그런데 보면 학문의 길을 가셨는데 그러면서 또 교수가 되겠다는 꿈은 꾸지 않았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어째서 또 그것이.

 

이민용 : 아이러니한 얘기인데요, 한국에서 교수로 된다는 것이 물론 다른 모든 분야도 그렇겠지만서도 더군다나 인문학적인, 정신적인 데에 관여한 사람이 그 쪽에 일생을 바치겠다고 할 때는 그것이 격려가 되고 어떤 형태로든 풀어줘야 되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소위 불교를 또는 정치적인 분야에 종사하겠다고 한 젊은 사람들의 의욕이 나처럼 도중에 좌절이 되고 완전히 내쳐지는 그런 경우들, 그것을 다시 내가 되풀이할 수는 없었다고요. 내가 한 자리를 차지함으로 해서 내 후학이 한 자리를 잃게 되고 그 사람들이 설 자리는 없게 된다고요.

 

김봉래 :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이민용 : 사실 그렇다고요. 떠났던 경험이 너무 쓰라렸기 때문에, 그리고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는 내가 소위 밥벌이든지 사회적인 명분을 위해서 내 자신을 드높이기 위해서 하는 일은 절대로 추구하지 않겠다 하는 것이 하나의 저의 신조라고 할까 신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아이러니한 말이 발설이 된 것 같군요. 혹시 잘못했으면 용서하십시오.

 

김봉래 : 아닙니다. 그런데 책 내용 중에 말이죠 이런 부분이 있어요. “불교를 책 중심으로 이해하는 그런 결정적인 결함을 뒤늦게 알게 됐다.” 뭐 이런 표현이 있더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이민용 : 불교는 동양 전통에서 볼 때는 자명한 것으로 돼 있다고요. 불교 신행이 있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이 있고 또 그것과 연관된 문화적 가치 있는 것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고요. 그런데 근대적인 의미의 불교학이라고 하는 것은 서구에서 시작되고 서구에서 발단을 지니고 있다고요. 불교학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동양 전통, 즉 우리의 자생적인 것이 아니라고요. 따라서 불교가 불교학으로만 전개될 때 불교학이 지닌 모순점이 드러나기도 해요.

 

김봉래 : 그럼요. 그럼요. 신앙이고 종교인 면도 있는데 이론으로 따져가지고는 접근이 안 되죠.

 

이민용 : 맞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내가 하는 이야기보다는 서구 불교학계가 스스로 반성하는 얘기라고요. 책을 읽고 불교 경전에 대한 이해를 하고 거기에 대한 해석을 할 때 소위 책상 위에서만 불교가 전개가 된다고요. 그냥 거리에 나가고 일상생활 속에서는 불교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요. 그런 모순점을 극복하려고 하는 의미에서 제가 책 중심의 불교학 연구, 불교 연구는 지양이 되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의미에서 발설한 이야기입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근데 또 책 보면 불교는 배반했는가라고 하는 제목이 이렇게 눈에 띄더라고요. 어떤 마음을 담았나요.

 

이민용 : 실제로 이 얘기는 스리랑카 출신의 하버드대 인류학과 교수가 쓴 책의 제목이 이렇게 돼 있어요. 그 사람의 이름이 스탠리 탐비아라고 하는 사람인데요, 책 제목이 그대로 그대로예요. <Buddihsm Betrayted>.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불교는 자비의 종교고 평화의 종교고 모든 것을 화해하는 종교인데, 오늘날 일어난 불교와 연루된 사건들은 폭력과 살생과 모든 좋지 못한 소위 우리가 항상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기독교 비판, 이슬람교를 비판할 때 그 종교들은 폭력적인 종교야, 그렇지만 불교는 아니야라고 하는 것을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됐다는 거죠.

 

김봉래 : 그래서 뭐 미얀마의.

 

이민용 : 바로 미얀마 사태, 아웅산 수키 여사, 그 분의 남편인 마이클 에어리스, 하버드에서 공부할 때 같이 접하고 대담도 나눴는데.

 

김봉래 : 그렇습니까.

 

이민용 : 아웅산 수키가 그렇게 불교 국가에서 불교적 이념을 표방하면서 했던 정치적인 행태는 뭐였습니까. 소위 인종 말살의 그런 정책까지도 지원하고 있거든요. 거기서 불교는 자유로워질 수 있겠는가 하는 거죠. 그리고 스리랑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힌두이즘과 불교와의 길항관계, 그것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에 도달해 있다고요. 아니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불교는 더 이상 평화의 종교, 화해의 종교가 아니라는, 현장에서 불교는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이젠 자각을 해야 되겠다는 거죠.

 

김봉래 : 알겠습니다.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민용 이사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글 내용에도 한국의 불교는 지금 어디 있는가 하는 그런 내용이 있거든요. 지금 한국불교가 다들 위기이자 기회다 이렇게 이야기도 하는데 , 이사장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민용 :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이고 현장을 드러내는 제목으로 들리는데요, 제가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내건 것은 아니고요, 우리가 우리를 보고 반성하자는 의미에서 이런 얘기를 붙인 겁니다. 지금 한국의 불교는 어디에 있겠는가. 뭐 질문하시는 사회자님께서도 알고 계시겠지만서도 보고 느끼는 대로 그대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대한 자성적인 이야기이지 거기에 대한 어떤 답변이 있든지 어떤 객관적인 위상을 통계적으로든지 문화적이든 사회적으로 제시하려고 해서 이 제목을 붙인 것은 아닙니다. 모든 면에서 우리는 지금 상당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죠.

 

김봉래 : 어떤 면이 제일 위기라고 보세요.

 

이민용 : 불교는 삼보로 구성돼 있다고 그러죠. 삼보가 전부 다 위기에 빠져 있는 거죠. 불교 경전에 대한 이해 해석, 부처님에 관한 존숭의 태도, 또 어떻게 존숭해야 되고 모시고 가야 되느냐 문제, 그 다음에 무엇보다도 승가, 그것은 현장적으로 가장 가시적으로 존재하는 사회구성체라고요. 그것이 지금 오늘 여러 가지 형태로 파행을 겪고 있고 일반 재가신자들도 그렇고 스님들도 그런 형태에 대해서 자괴감을 갖고 또 여러 가지로 개선을 하려고 노력하신 것은 사실인데 그 세 가지가 모두 문제점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위기에 있다고 하는 것 자체는 내가 나를 알았을 때는 그 다음 단계에 어떤 단계를 거치건 간에 또는 어떤 행동을 취하건 간에 개선의 좀 그런 방향으로 지향해 나가지 않겠느냐는 면에서 한국의 불교는 지금 어디 있는가라는 제목을 붙였고요.

 

김봉래 : 단적으로 뭐 한 가지만 이야기하신다면 어떤 걸 이야기하고 싶을까요.

 

이민용 : 불자는 한국에 있는 불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불교와 인연이 없는 서구에서도 불자들은 많이 생기고 있고 거기에서 새로운 형태의 승가가 탄생하고 있다고요. 그리고 불자들, 우리 한국의 불자들은 대개 절에 가고 자기가 좋아하는 스님이든지 그런 것을 좇도록 되어 있는데, 그것이 이제 불자인 것의 하나의 증표이기도 하고 표식이기도 한데, 외국에서의 불자는 그것과는 또 다르다고요. 그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의 계를 지키고 반드시 오계든지 뭐 스님처럼 340계를 지킨다는 그게 아니라 계를 지키고 나름대로의 생활을 영위하고 나는 불자라고 하는 것을 선언을 하고 공표를 하고 있다고요. 불교는 이 시점에서 변해야 된다고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현장을 보고 현장이 우리를 과거와 같은 형태로 이끌지 못하면 현장에 알맞게 변해 갈 수밖에 없는 것이 불교라고 생각한다고요. 그러면서 한국불교의 지금 현장에 즉해서 소위 삼보의 여러 가지 기능이 다른 형태로 되살아나고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 뭐 그런 면에서 저희 불교방송도 그렇고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가 생활불교 할 수 있도록 종단에서도 굉장히 새로운 방식의 수행과 전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노력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각국마다 어떤 불교의 문화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꼭 뭐 어느 나라 불교가 더 좋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민용 : 그렇죠. 맞습니다.

 

김봉래 :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오래 계시면서 한국불교의 현황을 세 가지로 분류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수입불교, 수출불교, 수하물 불교. . 이게 어떤 개념인가요.

 

이민용 : 좀 말을 재미있게 하느라 그렇게 꾸려봤는데요. 사실 제가 꾸린 게 아니라 미주에서의 불교, 소위 미국화된 불교 또는 미국 속의 불교라고 할까, 그런 관점에서 여러 가지 서양 불자들의 글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어요. 그 중에서 한 사람의 글에 그 제목이 드러나더라고요. 그래서 참 재미있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제목으로 삼았는데요.

 

김봉래 : 수입불교는 어떤 겁니까.

 

이민용 : 소위 수입불교라고 하면 우리가 아마 이 방송을 듣고 있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현각스님이라고 있죠.

 

김봉래 : 미국인.

 

이민용 : 네 미국인 현각스님에 관한 얘기인데, 그 분과 같은 신분이라고 할까 미국 불자들이 바로 표본적인 예가 되겠는데요, 불교의 유행은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서양에서는 책을 통해서 소위 불교 경전이든지 불교와 관계된 문헌에 의해서 소개되기 시작했다고요. 그러니까 서양 사람들이 불교를 좀 접하다 보니까 여기 뭐가 있네, 그러다가 동네 근처에 있는 책방에도 가고 또는 다른 불교단체에도, 그러니까 수행하는 것도 무슨 교리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네가 카톨릭이든지 크리스찬이라고 그래서 뭐 그것을 버리고 들어오라는 소리도 않고 앉아서 수행하고 같이 행동해 보는 것이 그게 일상생활 방식의 방식과 맞는다면, 그러면 절에 오는 거지 뭐 너희들에게 개종을 하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서양인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불교의 그 openness, 열려진 마음이라고 할까 그런 것에 대해서 상당히 좋게 생각한다고요. 불교에 왔으니 기독교는 틀린다든지 다른 종교는 어떻다든지 그런 식별 의식을전혀 내지 않고 있는, 그런 면에서 불교는 참 좋은 거라고 하면서 자기가 소위 불교에 귀의를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스스로 불교를 책을 통해서 읽고 또는 기회가 있으면 외국에 나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스님을 초청해서 모셔온다고요. 그리고 자기 집이든지 자기 동네에다 조그마한 사찰을 하나 개설을 한다고요. 그러고 말 그대로 수행단체로서 기능을 하는, 그것을 소위 말해서 수입불교라고.

 

김봉래 : 그러니까 외국의 선지식들을 이렇게 모셔와서 불교 신행을 하는 그런 위주의 불교 수입구조.

 

이미용 : 자기 필요에 따라서.

 

김봉래 : 수출불교는 어떤 겁니까.

 

이민용 : 수출불교는 기독교가 소위 서세동점 동양을 침략할 때 일어났던 현상들인데요. 막대한 재정적인 능력, 문화적인 우월성 이런 것을 갖고 낙후한 지역에 들어가 재정적인 지원도 해주고 모든 생활에 편리한 점을 도우면서 불교를 선전한다고요.

 

김봉래 : 미국에도 그런 불교가 있습니까. 어느 나라가 그런 게 있죠.

 

이민용 : 예컨대 일본의 쇼카가카이, 창가학회 같은 데는 막대한 재력을 갖고 중요한 지역에 절을 세우고는 그 쪽 인근 주변에 마이너리티, 멕시칸이든지 흑인이든지 좀 인종적인 말을 해서 미안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지원을 하는 그것을 수출불교라고 그런다고요.

 

김봉래 : 수하물 불교는 어떤 겁니까.

 

이민용 : 바로 내 경우가 거기에 해당되는데요. 미국은 이민의 나라 아니에요. 나만 미국으로 간 것이 아니라 월남인들도 가고 타일랜드 사람들도 가고 인도 사람들도 가고 여러 사람들이 그 지역으로 미국으로 들어갈 때 소위 실생활의 이유와 경제적인 독립과 정치적인 자유든지 문화적인 어떤 그런 데서 벗어나기 위해서 들어가는데, 들어가는 이민 가방 속에 불교가 들어있었다는 거예요. 지금 내가 미국에 들어간다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기독교로 개종을 하는 것이 많지만 저는 개종을 하지 않았다고요. 그러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불교라는 것을 나의 이민 보따리에 지니고 있다고요. 그런데 그런 것이 예각적으로 드러나는 게 월남 사람이든지 태국 사람들은 들어와서 거기에 태국 절을 짓고 월남 절을 짓고 많은 태국인들 월남인들이 신행을 유지해가고 있다고요.

 

김봉래 : 그렇군요. 이민자들의 불교.

 

이민용 : 그렇죠. 그것이 바로 수하물 불교라고 얘기를 했던 것입니다.

 

김봉래 : 수입불교, 수출불교, 수하물 불교, 나름의 특성들을 설명해 주셨는데, 이렇게 외국에서 오래 계시면서 우리 한국불교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혹시 다른 나라 불교 사례에서 벤치마킹 할 부분이 있을까요.

 

이민용 : 제가 그 질문을 상당히 많이 들었는데요. 제가 사실 조계종단에 국제교류위원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 한 세 차례에 걸쳐서 위원으로도 활동했고 많은 이야기를 스님들께 거기서 진언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 같아서는 안 되겠다는 거죠.

 

김봉래 : 뭐가 안 된다는 거죠.


 

이민용 : LA 한인들이 많이 사니깐 거기다 스님들 한 분 한 분이 들어와서 사설 사암 하나씩 세워놓은 그런 식, 아니면 보스턴이든 뉴욕 같은데 보스턴 같은 곳은 교육 도시니까 아마 적절한 학식이 있는 스님이 들어와서 거기다 절 하나 세우고 불교 강의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데, 그렇게 해갖고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마 우리 세대가 미국에서 사라지면 결국 한국 사설사암은 단언컨대 80%, 90%가 소멸될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뭐 그렇다고 영어로 가령 설법을 한다거나 영어로 불교 강의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지만서도 언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같이 결부되는 그것과 상응할 수 있는 그런 소위 한국불교의 어떤 행태가 다른 형태로 떠올라야 된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가 되겠는데요. 여러 가지 방법론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 것을 제가 종단 포교 차원에서 여러 가지 진언을 드리고 좀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데요, 한 가지 좀 너무 일반적인데 한 가지 뼈아픈 이야기를 제가 하죠. 아직도 미국에 있는 한국 절의 현황과 실태가 파악된 글이 하나도 없습니다. 책 한 권이 아직도 나오지 못했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미주불교라는 잡지의 사장과 같이 해서 우선 현장 파악을 한 근거 위에 한국불교가 어떤 형태로든 전개되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얘기를 하면서 그걸 하고 싶었다고요. 제 개인의 원력도 부족했겠지만서도 그런 것을 위한 종단적인 차원의 지원도 없고 그런 계획도 수립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진언을 드리는 것입니다.

 

김봉래 : 알겠습니다. 지금은 국내에 돌아오셔서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요, 이 연구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인지요.

 

이민용 : 말 그대로 한국 종교와 문화에 관한 전반적인 연구를 하는 데죠. 종교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또는 유교도 종교라면 그렇게 치고 있어서 그런 것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를 하는 거라고 하면 되겠는데요, 그런 각 종교에 관한 개별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서도 종교와 종교 간의 상호 연관성이라든지 그 종교들이 처해 있는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인 배경에 관한 것을 객관적으로 비교론적으로 연구해 가는 것이 바로 한국종교문화연구소인데요, 불교학 전공자로서 거기 지금 이사장이라는 행정적인 직책까지 맡고 있어서 그런데 소위 포교니 선교니 하는 그런 단계를 넘어서서 다음 단계의 한국 문화 사회의 맥락 속에서의 불교의 기능, 기독교의 기능 아니면 또 다른 여타 신흥종교의 기능들이 제대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얘기를 하면 이제껏 기독교는 다른 지역에 들어가면서 종교 연구라는 미명 아래 기독교의 우월성을 드러냈다고요. 그런데 이 종교문화연구소는 그런 어떤 특정 종교의 우월성과 자기주장을 표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교 간의 비교론적인, 그래서 공정한 자세를 갖고 사회와 문화와 또는 그 지역에 생활하는 지적인 사람들과 서로 교류를 하는 것으로 해야 되는데, 불교학적인 입장에선 불교가 이런 콘텍스트에서 제시된 적이 없었다고요. 소위 종교라는 이름 아래 불교가 기독교와는 비교론적으로 뭔가 결여된 것,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연구됐지. 따라서 그것은 상대적으로 기독교는 모든 면에서 그런 것이 갖춰져 있는 완전체로서의 하나의 종교로서 대두가 됐었다고요.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불교가 다른 객관적인 문화적인 역사적인 사회적인 맥락 아래서 불교의 교설과 불교의 여러 가지 행동을 제시하고 증명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이 절대로 필요하다고요. 가령 불교가 뭘 주장하면 기독교는 뭘 주장할 거라고요. 이슬람이 뭘 주장하고 유교가 뭘 주장할 거라고요. 그러는 한 종교 간의 화해는커녕 갈등만 일어난다고요. 따라서 나는 불교학이야말로 또는 불교야말로 종교 연구, 종교 문화, 종교 사회 콘텍스트 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는 중요하다는 것이 주장이 되고 불교의 특징이 드러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종교문화연구소는 어떤 의미에서 제 입장에서는 불교학연구소의 또 하나의 다른 형태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불교는 보편 진리로서의 불교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종교나 철학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능력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다종교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회가 세계에 거의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대표적인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 속에는 바로 불교적인 전통이 우리 종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많이 갈라지고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요, 어쨌든 뭐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이사장님과 이야기할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 불교가 정말 어렵다고 그래요. 다들 쉽게 접근해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팁을 주신다면 어떻게 접하는 게 제일 좋습니까. 불교.

 

이민용 : 근데 솔직히 얘기해서 왜 불교인들은 이런 자의식에 자꾸 사로잡히는지 모르겠어요. 소위 세속화되는 현대사회에서 불교만 이렇게 위축되고 쪼그라드는 것은 아니라고요. 기독교도 물론이려니와 카톨릭은 벌써 오래전부터 쪼그라들었고요. 이런 세속화 과정에서 빚어지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오히려 종교가 특정한 종교적인 의식이든지 의례든지 교리 거기에만 사로잡혔을 때는 그런 부분은 쪼그라들지 몰라도 불교의 교리든지 의식이든지 실행 방법이든지 형태가 세속적으로 퍼져버리게 되면 그것은 오히려 더 다른 형태로 확대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하는 것. 기존적인 기성적인 어떤 생각의 틀, 프레임을 갖고 접근하는 한은 불교는 쪼그라들고 있고 기독교도 역시 지난 10여 년 동안에 쪼그라드는 것으로 볼 때도 그리고 카톨릭도 쪼그라드는 것으로 볼 때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거죠. 지극히 상대적인 얘기고 오히려 이런 것을 기회로 또 이 기회야말로 불교가 문화, 사회 또는 한 개인의 행태적인 문제와도 같이 녹아들 수 있는 그런 걸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교는 별로 걱정을 안 하는 대신에 노력은 해야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봉래 : . 알겠습니다. 우리 이사장님의 향후 계획, 원력 듣는 것으로 오늘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이민용 : 없습니다. 뭐 이제 제가 무슨 새로운 계획을 또 말씀 드리겠습니까. 뭐 말 그대로 인생, 인연사, 인연 따라 오늘 여기 와서 방송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생각한 것 발설한 것이 잘못된 관점일 수도 있고 같이 담론하고 같이 수행하는 하나의 부분으로 서로 여기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김봉래 : 지금까지 이민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김봉래 : . 여러분 이민용 이사장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저는 말씀 중에서 정말 불교를 절절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우리 한국불교의 미래가 밝다 그런 말씀을 주신 것 같습니다.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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