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사전 연락없어 민원 접수거부”..성불사 ‘1인 시위’
조계종, 후속대응 검토...화엄사 “천년고찰 훼손 악덕기업” 공식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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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성불사 초고압 송전탑 건설 갈등 연속 보도입니다.

고흥 성불사 초고압 송전탑 건설 갈등과 관련한 한전 측의 대응이 점입가경입니다. 

한전은 고흥 성불사 주지 스님과 신도들의 송전탑 이전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 탄원서’ 조차 접수를 거부할 정도로 심각한 ‘종교 편향’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조계종단과 지리산 대화엄사 본말사들도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BBS 기동취재 박성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리산 대화엄사 본말사는 지난 15일 교구종회를 통해 고흥 성불사 초고압 송전선로와 관련해 한전 규탄성명을 채택했다. 
지리산 대화엄사 본말사는 지난 15일 교구종회를 통해 고흥 성불사 초고압 송전선로와 관련해 한전 규탄성명을 채택했다. 
고흥 성불사 지암스님이 비내리는 지난 14일 아침 나주 한전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갖고있다.
고흥 성불사 지암스님이 비내리는 지난 14일 아침 나주 한전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갖고있다.

을씨년스런 겨울비가 내리는 지난 14일 아침.

가사장삼을 갖춘 고흥 성불사 주지 지암스님이 반야심경 목탁 독송으로
송전탑 건설을 밀어붙이는 한전을 꾸짖고 있습니다.

▶인서트 1.
[지암 스님 / 고흥 성불사 주지]
“마하반야바라밀다…”

한전 본사앞에서 탄원서를 낭독하고 있는 고흥 성불사 주지 지암스님.
한전 본사앞에서 탄원서를 낭독하고 있는 고흥 성불사 주지 지암스님.

한전은 15만 볼트 초고압 송전탑과 선로로, 천년도량을 둘러싸고 폐쇄위기로 몰아넣으면서도, 철저하게 불교계를 외면했습니다.

담당 직원이 지난 7월 단 한차례, 사찰을 방문한 이후 스님의 선로변경 요구를 지금까지 외면했습니다.

▶ 인서트 2
[지암 스님 / 고흥 성불사 주지]
“한전측이 이 문제를 끝까지 강행하신다면 성불사 사부대중은 종단과 함께 이 문제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한전에 사태해결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주무부서인 한전 송전건설실은 스님이 직접 전달하려던 탄원서를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접수를 거부했고 취재진의 거듭된 연락처와 담당자 문의도 외면했습니다.

획정된 송전선로 위치역시, 변경 불가였습니다.

한전은 최근 조계종 총무원에 보낸 공문에서 “송전선로 위치는 주민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위치를 선정했다”며 “이해 관계자들의 또다른 민원 발생이 우려돼 위치 변경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한마디로 또다른 주민 민원이 우려되니, 불교계와 성불사가 피해를 감내하라는 것입니다.

곳곳에서 종교편향이 의심됩니다.

선을 넘은 한전 태도에 조계종과 소속교구 지리산 대화엄사도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한전에 대한 후속 대응에 들어갔고, 화엄사 본말사와 10만 신도들은 “글로벌 일류기업을 지향한다는 한전이 뒤로는 천년고찰과 문화유산을 지우려는 후진적 악덕기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고흥 성불사 초고압 송전선로 문제를 숙의하고 있는 지리산 대화엄사 스님들.
고흥 성불사 초고압 송전선로 문제를 숙의하고 있는 지리산 대화엄사 스님들.

▶인서트 3.
[ 우범 스님 / 지리산 대화엄사 교무국장] 
“한전측이 ‘비봉산 성불사 인근 15만 볼트 초고압 송전탑 및 송전선로 공사’를 강행한다면, 지금부터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한전측에 있으며, 우리 화엄사 사부대중은 조계종단 등과 함께 한전측에 그 책임을 준엄하게 물을 것임을 천명한다.”

▶인서트 4.
[ 안병국 / 지리산 대화엄사 종무실장 ]
“성불암 주지 지암 스님을 이렇게 길거리로 나오게 만든 한전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19교구 본사 화엄사를 비롯해 종단차원에서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대응할 계획입니다”

불교계에 대한 ‘외면과 무시’, ‘불통과 밀어붙이기’를 넘어, ‘종교편향’ 행태까지 보이는 한국전력.

어디까지 갈지, 저희 기동취재팀이 끝까지 따라 가보겠습니다. 

BBS 기동취재 박성용 입니다.

[영상취재] 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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