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사, 송전탑에 둘러싸여 ‘경관‧수행환경 훼손’ 불가피 
한전, 단 한 차례 만남뿐…성불사와 소통 거부 
한전의 ‘종교편향 논란’으로 번져
지암 스님 “힘없는 사찰이라 이렇게 일방 추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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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앞서 지난 7월, 한국전력이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성불사’ 인근으로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면서 사찰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는 내용을 저희 BBS가 보도해 드린바 있는데요.

5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달라진건 없었습니다.

한전 측이 성불사와의 소통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방적으로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을 향한 원성이 ‘불교 편향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BBS 기동취재 이호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남 고흥 조계종 성불사 전경
전남 고흥 조계종 성불사 전경
 

< 리포터 >

유형문화재 석조여래입상을 품고 있는 고즈넉한 사찰, 전남 고흥의 조계종 성불사입니다.

한전은 성불사 도량을 품고 있는 비봉산 자락에 15만 볼트의 전류가 흐는 송전탑 3개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 스탠딩 
“성불사 도량  뒤에 보이는 나지막한 산이 바로 비봉산입니다. 성불사 바로 뒤에 송전탑 3개가 들어서면 성불사는 송전탑이 감싸 안는 형태의 사찰로 전락하게 됩니다”

성불사와 한전의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한전의 일방적 추진.

한전 측은 성불사와의 소통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주지 지암 스님과 성불사 신도들이 송전탑 건설 추진을 알게 된 것은 지난 4월 중순쯤.

지암 스님(고흥 성불사 주지)

[“지난 4월쯤 마을이장이 면사무소로 모이라고 해서 갔더니 그 때 한전이 성불산 뒤 비봉산으로 송전선로가 지나간다고 했습니다. 그 때 알게 된 겁니다. 힘없는 사찰이라고 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전이 송전탑을 추진하는 게 말이 됩니까.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한전은 기존대로 강행 추진한다고 할 뿐, 답이 없습니다“]

지난 7월 한전 측은 단 한차례 성불사 주지스님과 만남을 가진 뒤 일체 소통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전 관계자] 

[“그 이후에 한 차례인가 방문해서 면담을 진행 했습니다” ]

한전 측은 송전탑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 성불사와 어떤 협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과 관계인 등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습니다.

문화재를 품고 있는 성불사와 송전탑과의 실제 거리도 문제입니다.

성불사는 문화재인 석조여래입상과 송전탑이 들어설 곳의 이격거리가 불과 100여미터(m)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훼손 우려와 성불사 경관을 심각하게 해칠 우려를 낳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전 측은 송전탑과 성불사와의 거리가 302미터(m)라고 반박했습니다.

문화재보호법상 건설공사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은 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허가권자인 고흥군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흥군도 성불사와 한전의 갈등에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고흥군 관계자]

[“한전에서 워낙 소극적으로 나오다 보니 깊게 관여는 못했거든요 사실... 문화재 관계는 솔직히 딱히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

초고압 송전탑이 기피시설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송전탑 설치에 앞서 조망권과 경관을 해친다는 우려는 차치하더라도 송전탑 인근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파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한전 측의 적극적인 소통의 노력은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겁니다.

특히 문화재를 품고 있는 수행 도량 사찰이기에 한전의 송전탑 선로 결정 과정에서 
성불사와의 소통부재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공공시설’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일방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한전에 대한 원성은 ‘불교 편향 논란’으로 번질 태세입니다.

고흥 성불사에서 BBS 기동취재 이호상입니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고흥 성불사 석조여래입상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고흥 성불사 석조여래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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