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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의 용인술과 리더십을 배워야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소통행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립과 논쟁을 포용해 화합으로 바꾸는 불교의 화쟁 정신이 정치권에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터 >

지난달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오찬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국회상임위원장들이 모처럼 함께했습니다.

국회와 정부의 협치 자리인 만큼 식단도 특별했습니다.

사찰음식의 명가인 진관사에서 모두 어우러지자는 의미를 담아 오색두부탕을 마련했습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 윤석열 대통령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과거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있을 당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사회로 치면 검찰총장에 해당하는 호법 부장에 자승스님의 대척점에 있던 A 스님을 임명했다는 겁니다.

당시 경기도 여주 모 사찰 주지였던 A 스님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반대 입장에 서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인물입니다.

같은 시기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대통령은 이 스님과 친분이 있었으며 종단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반대파도 기용할 만큼 자승스님은 포용심이 컸다"면서 "이를 정치권이 배워야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평소 불교의 가르침에 관심많았던 윤 대통령이 대립과 갈등을 봉합해 화합을 이루는 '화쟁 정신'을 따르는 불교계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지도자로서 갖춰야할 소통과 화쟁의 리더십을 정치권이 배워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앞서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서는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 부처님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5월 27일 조계사 봉축법요식]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인권 존중과 약자 보호, 세계 평화의 국정철학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정부는 어려운 이웃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에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그리고 세계시민 모두와 함께 서로 도와가며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대화와 타협보다 갈등과 대립으로만 치닫는 정치가 바뀌려면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화쟁의 가치를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한국 불교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지금보다 훨씬 더 역량을 발휘해야하는 이유입니다.

[고영섭 교수/ 동국대 불교학과] "정치적인 문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서 화쟁 회통이라는 내용을 보면 일차적으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거든요. 다름을 인정하는 거죠. 우리는 너무 똑같은 것을 찾으려고 하는데 다름을 인정하면 훨씬 더 자유로워지는데..."

여야 극한대립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절실한 요즘, 윤 대통령이 떠올린 자승스님의 모습은 화쟁사상 그 자체였습니다.

BBS NEWS 김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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