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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조계총림 초대 방장 구산스님 열반 40주기를 맞아 국제적 규모의 학술대회가 서울 법련사에서 열렸습니다.

구산스님의 법향을 그리워하는 국내외 제자들이 모여서 당대 선지식의 사상과 업적을 되짚었습니다.

정영석 기자입니다.

 

< 리포터 >

조계총림 초대 방장 구산스님과 한 청년이 주고받던 편지글이 대중에게 들려집니다.

손편지 내용의 주인공은 구산스님 손상좌인 명상상담평생교육원장 인경스님.

구산스님과의 선문답은 인경스님이 출가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인경스님 / 명상상담평생교육원장: (스님께) 편지를 썼는데 저는 불교를 모르고, 불교란 무엇이며 스님께서는 화엄경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하셨는데 화엄경의 요점이 무엇입니까? 라고 편지로 질문을 했어요. 그랬는데 스님께서 제 편지에 답장을 했어요.]

태국에서 수계를 받은 뒤 홍콩에서 스님이 된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

송광사에서 서양인 학생들을 받아주는 한 스님이 있다는 말에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선택이 지금의 세계적인 불교 석학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구산의 가르침의 유산으로서 지눌사상'이란 주제로 발표를 맡은 버스웰 교수는 은사 구산스님의 선사상을 면밀히 살폈습니다.

[로버트 버스웰 /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교수: 이 화합을 추구함에 있어서 지눌이 참고한 바로 그 문헌들이 조선 시대 강원 교육의 핵심적 자료들이 되었고, 이러한 사실은 한국 불교에서 지눌이 지니는 영속적인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현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은 구산스님은 전통방식으로 선을 가르치면서도 상황에 따라 유연한 방편으로 선을 지도했다면서 전통의 한국불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했습니다.

[현봉스님 /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이번 학술대회는 보조국사와 구산선사께서 시대에 알맞은 방법으로 유연하게 불법을 가르쳤듯이 전통적인 한국불교가 미래세대에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그 방향을 도출해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학술대회는 구산스님의 한국불교 세계화 원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헨릭 소렌센 독일 보훔대학 교수는 구산스님이 전통적 선의 방식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외국인 제자에게 부합하는 방식으로 가르침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학술대회를 시작으로 구산스님 열반 40주기를 기념하는 다양한 추모·선양행사도 잇따라 열립니다.

국내외 제자들은 내일 순천 송광사에서 괘불재에 참석한 뒤 모레 금강산림법회 회향식을 봉행합니다.

이어 오는 16일 효봉·구산스님 공동 추모재와 구산스님 열반 40주기 국제심포지엄을 17일부터 이틀간 구산스님 수행처를 방문합니다.

[보경스님 / 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 시대에 걸맞은 외형을 갖추기 위한 제8차 중창불사를 천명하였던 것이 40여 년을 지난 작금에 이르러서는 대가람의 위용을 이루었으니 스님의 유훈을 받든 문도와 총림 대중들의 충심의 결실이라 여겨집니다.]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 구산스님과 외국 제자들의 인연담을 엮어 출판된 책은 스님의 법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BBS 뉴스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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