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출입기자단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 체험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 저조"
안전띠 안매면 뒷좌석 탑승자 치사율 3.8배...앞좌석 2배 보다 높아

권영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14일 K-City에서 자율주행차 시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영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14일 K-City에서 자율주행차 시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된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저조하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14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을 찾아 교통안전에 대한 체험이 끝날 즈음 권용복 이사장의 이 말이 오래도록 남았다. 

자료=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자료=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소개한 OECD 가입국 등의 교통안전 데이터를 관리하는 국제교통포럼(ITF)의 2022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37%로 미국 78%, 유럽 90% 등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안전띠 착용률을 보이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시행하는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우리나라 안전띠 착용률은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 2018년 전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후 전체 착용률은 86.55%에서 2022년 83.02%로 소폭 하락했고,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2018년 32.64%에서 2022년 32.28%로 소폭 하락했다.

자료=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자료=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경우 뒷좌석이 앞좌석에 비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됐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안전띠 효과 검증을 위해 성인 남성 인체모형으로 시속 56km 속도의 정면충돌실험 결과 안전띠 미착용시에 약 80.3% 복합중상 가능성을 보였다. 안전띠를 정상적으로 착용하였을 때, 머리·목·흉부 등에 가해질 수 있는 복합중상 가능성이 12.5%인 것과 비교하면 약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경우 뒷좌석 탑승자의 치사율은 3.8배로 앞좌석의 2배보다 배 가까이 높다고 교통안전공단은 밝혔다. 

권용복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국민들의 의식개선을 통한 착용률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법의 실험과 홍보사업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그러면서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노력과 국민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 K-City 자율주행차 주행 시연

자율차 기술개발 지원과 안전성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K-City는 영화촬영장 세트를 연상케 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설치된 K-City 모형.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설치된 K-City 모형.

이곳은 자율차 안전성 평가 연구개발(R&D)의 기반이 되는 최적의 실험환경 구축하고 있다고 교통안전공단은 설명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자동차안전연구원(원장 엄성복) 내에 위치한 36만㎡(11만평) 규모의 K-City는 고속도로, 도심, 커뮤니티, 교외, 주차시설의 5종 환경을 재현해 실제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구현 가능하다. 

지난 2021년에 문을 연 기상환경재현시설은 강우와 안개를 재현해 자율차 안전성 검증과 반복실험, 센서와 제어기술 등 개발을 지원하는 터널형 설험시설이다. 

자율주행차가 횡단보도의 행인을 발견하고 정지하는 모습.
자율주행차가 횡단보도의 행인을 발견하고 정지하는 모습.

기자단은 자율주행자동차 시연을 지켜봤다. 자율차가 보행자를 인식해 서는 것과 주행 중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회피하는 장면이었다. 

레벨 4 단계인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운전 행위에 간여하지 않음에 따라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보행자를 인식해 서야 하고, 끼어드는 차량도 피해야 한다. 

이날 시연에서는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됐다. 이것을 시작으로 좀 더 복잡한 실제 도로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차 시험이 계속된다고 자동차안전연구원측은 밝혔다. 

자율차 주행 시험. 운전자가 손을 올리고 운전에 간여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율차 주행 시험. 운전자가 손을 올리고 운전에 간여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자단은 이어 자율주행자동차에 시승해 자율주행차의 운행을 체험했다. 

레스타를 개조한 자율운행자동차는 카메라와 레이더의 도움으로 운전자의 개입없이 운행했지만, 불안감을 주지 않았다. 

▲ 자동차 충돌 시험을 지켜보다

이번 교통안전 체험의 하일라이는 단연 자동차 충돌 시험을 직접 눈으로 지켜보는 것이었다.

자동차 충돌시험 이후 찌그러진 두 차량.
자동차 충돌시험 이후 찌그러진 두 차량.

그동안 인체모형이 탄 차가 벽을 향한 충돌 시험은 영상 등을 통해 봤지만, 직접 눈  앞에서 차량이 충돌하는 시험은 교통안전공단으로서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할 만큼 흔하지 않은 체험이었다. 

SUV 차량을 향해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려온 승용차가 SUV의 한쪽 면에 충돌하자 파편이 튀고 두 차량 모두 굉음과 함께 차체가 크게 방향을 틀었다. 

충돌된 차량에 탄 운전자 모형.
충돌된 차량에 탄 운전자 모형.

두 차량에 탄 운전자 모형은 에어백에 파묻혔다. 처참한 교통사고 현장을 직접 본 것이다. 

충돌 시험 후 찌그러진 차량 앞 부분.
충돌 시험 후 찌그러진 차량 앞 부분.

물론 다른 충돌 시험을 한 차량이었지만, 차량의 앞부분은 거의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만큼 훼손된 모습이었다. 교통사고는 참으로 무섭다는 것을 충돌현장에서 실감한 시간이었다. 

이에 앞선 배터리 낙하시험 때의 소음이 아직 귓가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자동차 충돌 소음이 귓가를 점령해버렸다.

전기차 배터리 낙하 시험장.
전기차 배터리 낙하 시험장.

배터리 낙하 시험은 자동차 충돌 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으로 4.9m 높이에서 무게 447kg의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시속 35.28km로 지면과 충돌시키는 것이다. 

배터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낙하시켜 발화와 폭발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설명했다. 

▲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빗길에서 미끄러지는 차량 체험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는 현장 실습위주의 체험 교육으로 교통안전 의식과 안전운전 실천능력을 배양해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하기 위한 곳이다.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24만 7천㎡에 7개의 야외교육코스를 갖추고 총 186대의 교육용 차량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빗길에서 직선 제동거리 실험을 지켜본 뒤 직접 차량에 탑승해 빗길에 미끄러지는 체험을 했다. 

빗길 차량 미끄러짐 현상...급정거를 하자 차량을 제 자리에 정차하지 못하는 모습. 
빗길 차량 미끄러짐 현상...급정거를 하자 차량을 제 자리에 정차하지 못하는 모습. 

승용차가 빗길에서 ABS 장치를 하지 않고 주행하다 급제동을 할 경우 차체가 회전하는 모습과 ABS를 장착했을 때의 급제동 때도 상당거리를 미끄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자단은 이어 빗길의 곡선부를 주행할 때 급제동하면 자동차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직접 탑승해 체험했다. 

안전교육을 받은 운전자가 차를 몰았지만, 빗길에 미끄러지는 체험은 실제의 운전 상황에서는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체험이었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면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교통안전에 대한 중요함을 시연과 시험을 지켜보고 체험함으로써 '안전'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새긴 시간이었다.

[글/사진=박원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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