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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강경구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방송 : 2023년 9월 10일(일요일) 저녁 6시 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의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올해는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세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전 조계종 종정 성철스님의 열반 3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성철스님께서는 산승을 자처하시면서 세간에는 한발도 들이지 않고 수행의 바른 길을 제시하는 데 진력하셨는데요, 수행이 근간이 되어야 불교도 바로 가고 세상도 바로 갈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실천하셨다고 생각됩니다. 요즘 갖가지 명상이 붐을 일으키면서 수행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은데요,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성철스님께서 선수행의 나침반으로 제시했던 책 <선문정로>를 BBS TV를 통해서 열강하고 계신 분이시죠.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강경구 교수님 모시고 말씀 나누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 이 시간에는 부산 동의대학교 강경구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강경구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강경구 : 네 안녕하십니까.

 

김봉래 : 네 교수님 지금 불교방송 TV에서 <정독 선문정로>를 강의하고 계신데요. 이렇게 라디오 프로그램 ‘BBS 뉴스와 사람들’에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먼저 청취자들께 인사 말씀 주실까요.

 

강경구 : BBS 뉴스와 사람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불교방송에서 <정독 선문정로> 강의를 하고 있는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강경구 교수입니다.

 

김봉래 : 네 교수님. 중국어학과 교수이신데 불교하고 인연이 깊고 특히 선불교하고 인연이 깊으신 것 같아요. 저서 가운데 <두 선사와 함께 읽은 신심명>, <평설 육조단경> 그리고 지금은 강의하고 계신 <정독 선문정로> 이렇게 다양한 저서가 계신데, 어떻게 중국어학과 교수이신데 불교와 인연이 깊으십니까.

 

강경구 : 제가 어릴 때부터 집안의 환경으로 해서 한문 공부를 좀 일찍 시작했고, 대학에 가서부터 본격적으로 한문 공부를 하면서 자연히 한문 친화적인 불교 전적을 많이 접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나서 선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교수가 되면서부터 우리가 지식이라는 것이 참 어떻게 생각하면 힘이 없다, 직접 스스로 체험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런데 이제 인연이 선불교에 닿아서 그 때부터 스스로 참선도 하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철스님의 법을 접하게 됐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김봉래 : 그렇습니다. 뭐 요즘 가장 큰 문제가 앎과 실천의 분리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앎과 실천이 어떻게 잘 일치되어 나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아요. 분명히 옳은 길인데도 잘 안 움직입니다. 자. 그런 면에서 우리 불교의 가르침, 특히 선수행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 같은데, 지금 BBS TV 특강이죠. ‘정독 선문정로’. 교재가 바로 <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정독 선문정로>인데요, 어디까지 지금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올 초부터 진행이 됐죠.

 

강경구 : 네. 1월 중순쯤부터 시작해서 전체 50회를 방영할 계획으로 촬영을 하고 있는데요, 현재 30회를 방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전체 <선문정로>의 책으로 봐도 19장 중에 11장을 강의를 했으니까요 아마 대략적으로 절반을 조금 넘어선 그런 정도까지 강의가 진행된 것 같습니다.

 

김봉래 : 네 그렇습니다. 매주 월요일 날 오후 3시 반에 시청자들을 찾아가고 재방송도 있죠. 시청자들의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교수님.

 

강경구 : 글쎄요. 반응은 아무래도 청취하는 숫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또 저로서는 ‘정독 선문정로’라는 이 강의를 목적에 맞게 잘 듣고 계신지 좀 궁금합니다.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면 화두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화두선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또 성철스님의 법, 저는 그것을 ‘성철선’이라고 이름을 하는데요, ‘성철선’에 대해서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하는 얘기들을 합니다. 그런데 저희 입장에서는 성철 스님의 법이라는 게 실제로 따로 있지는 않거든요. 어차피 다 불법이니까요. 그러니까 성철 스님의 법이라는 것은 결국 지금 당장 화두 참구를 시작하는 일, 이것이 ‘성철선’의 요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가 만약에 강의를 정말 잘하고 안내를 잘한다면 그 안내를 받는 사람이 바로 그 자리에서 화두 참구에 들어갈 수 있다면 정말 좋은 반응일 것 같고, 만약에 이것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멈춘다면 조금 유감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현재 이 TV 강의에 임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이 <선문정로>라는 책에 대해서 좀 소개를 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어떤 책인가요.

 

강경구 : 이제 1981년에 나온 책이니까 당시에 있어서 불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상당히 익숙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좀 많이 지났고.

 

김봉래 : 40년이 넘었죠.

 

강경구 : 예. 어쩌면 기억에서 사라지는 그런 시점이기도 할 것 같다. 그런데 저의 생각으로는 우리 불교가 중국에 들어온 이후에 어차피 우리 불교는 99.9%가 중국불교를 수입했지 않습니까.

 

김봉래 : 그래서 한국불교가 중국불교의 아류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강경구 : 아류는 아닙니다. 그렇지는 않고.

 

김봉래 : 그런 일부 얘기도 들어요.

 

강경구 : 그렇지만 당시에 있어서 중국이 서양의 로마쯤에 해당한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그 때 문화만 있었지 민족 간의 우열은 없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아류라고 스스로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원효스님이 있었고 의상스님이 있었고 보조스님이 있었고 그리고 성철스님이 있는데 그것을 아류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김봉래 : 지금은 오히려 역전이 됐죠. 문화혁명으로 거의 전통이 사라지다시피 한 중국에 비해서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세계 최첨단이죠.

 

강경구 : 그렇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중국에서 발전한 것이, 무엇보다 발전한 것이 선종이고, 그중에서 가장 그야말로 천하의 90%를 점령했다고 하는 것이 간화선 화두선입니다. 그리고 이 화두선이 현재는 중국에서 완전히 사라져 있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그 원형이 가장 충실하게 남아 있는 그런 권역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 결정적인 공헌을 한 분 중에 하나가 성철스님일 것 같고, 성철스님의 <선문정로>가 그 중심에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김봉래 : 선으로 가는 문의 바른 길이다. 선문정로인데, 그러면 이 책의 특징 어떤 겁니까.

 

강경구 : 성철 스님의 선문정로는 스스로 고백하다시피 몇 가지 중요한 바른 길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우리가 돈오돈수다. 단번에 깨닫고 단번에 닦음을 멈춘다, 완수한다, 이런 뜻이죠. 그런데 이 돈오돈수의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한 책이다 이렇게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겠는데, 그중에서 세 가지 정도를 한번 짚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첫째로는 선불교에서 말하는 견성 혹은 단 한 번의 깨달음, 돈오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듯이 로또 맞듯이 갑자기 눈이 확 뜨여서 지혜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면밀하고도 지속적인 수행을 통해서 마지막 완성되는 깨달음을 돈오라고 한다. 이것은 성철스님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단번에 깨닫는 것인 동시에 완전하게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성철스님의 법 중에 이것을 돈오원각의 기둥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성철스님이 생각하는 불교의 깨달음이라는 것은 우리가 이렇게 저는 대학 교수고 국장님은 불교를 널리 전하는 입장에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남에게 전달하고 알아차리는 일 말고 진실로 내 몸으로 확인하는 진리의 현장이 있다. 그것은 시비선악을 내려놓은, 그러니까 두뇌적 작용을 내려놓은 거울같이 알아차리는 자리가 있다. 이걸 무심이라고 한다. 이 무심이 완전할 때 깨달음이 온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성철선의 주된 내용인 구경무심론이라고 부르고, 그것이 성철 님이 제시한 선문정로의 두 번째 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세 번째로는 사실은 똑같은 이야기이기는 하겠지만 머리로 이해하고 이론으로 정리하는 일만큼이나 직접 화두를 참구하고 직접 스스로 깨달음의 세계를 차원을 체험하는 이런 것이 선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어야 된다. 이것을 저는 실참실오론의 원칙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돈오가 곧 원각이고, 무심이라면 완전한 무심이라야 되고, 깨달음이라면 직접 스스로 체험한 깨달음이라야 된다는 이 세 가지 원칙을 선문의 바른 길로 제시한 것이 성철스님의 선문정로의 특징이고 내용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다른 선에 비해서 이 간화선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화두를 참구한다 바라본다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화두라는 게 제일 또 중요한 문제가 되겠네요.

 

강경구 : 그렇죠. 그러니까 이제 화두라는 건 한문으로 보면 말씀 화(話) 자에 머리 두(頭) 자를 써요. 실제로는 머리 두자는 표현하기에 따라서 말이 시작되는 첫마디, 첫머리 이쯤 이해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실제로는 화두는 말이 일어나기 전의 자리를 가리키는 일종의 손가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암호를 받는 순간 한마디 말이 일어나기 전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거죠. 그것은 우리가 모두 갖추고 있으니까요.

 

김봉래 :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의 자리.

 

강경구 : 그렇습니다. 말이 한마디 일어나기 전, 생각이 한 생각 일어나기 전의 자리로 바로 안내하고 바로 그 곳에서 스스로를 밀고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화두다. 이것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면 그 자리에서 매 순간 부처님을 확인하고 부처님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이 지속되고 깊어진다면 그래서 우리가 의식적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가 온다면 그것을 가리켜서 곧 깨달음이라고 부를 수 있고, 성철스님은 이것을 가리켜서 일상생활 중에 지속되는 화두의 여일함, 이것을 동정일여라고 불렀고, 꿈속에서까지도 유지되는 화두를 가리켜서 몽중일여라고 불렀고, 꿈조차 없는 차원에서도 화두가 환하게 유지되는 차원을 숙면일여의 차원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이것이 무엇이고 저것은 저것이다 하는 분별에 의한 탐구가 아니라 분별을 내려놓은 차원에서 전체를 한 번에 보는 이 화두의 세계를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 이것이 화두 참구의 길이다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고, 그리고 성철스님이 그렇게 강조를 하신 바가 있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우리가 보통 생활에서 따지는 것은 다 생각으로 분별로 따지는 거거든요. 그 속에서 우리가 서로 의지하고 또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화합도 합니다마는 그런 방식으로는 어렵고, 그런 분별 이전으로 돌아갈 때 거기서부터 첫 단추를 잘 꿰어야만이 안심입명도 가능하고 세상의 평화도 가능하다, 그런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강경구 : 네. 그렇습니다. 사실은 화두선이 아니라 다른 선 혹은 염불, 다라니 모든 것이 그 자리로 가는 일종의 안내 역할을 하고 있지만 화두선만큼 강력하고 힘있게 밀고 나가는 그런 수행법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하는 것이 화두선을 참구하고 공부하는 스님들의 입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뭐 요즘 명상이 붐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명상을 해야 한다 이런 인식은 있습니다마는 불교 명상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교수님

 

강경구 : 네 그렇습니다. 제가 학교에서도 ‘현대사회와 명상’이라는 과목을 개설해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왜 이 과목을 신청을 했는지를 물어보면 주로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집중력을 증강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고 싶어서 이 명상 과목을 선택했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머리 아픈 데 먹는 특효약 같은 것으로 명상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불교 입장에서 보면 과연 그 머리 아픈 일, 스트레스 받는 일, 불안감이 왜 일어났냐면 스스로 일으킨 거거든요. 스스로 자기를 잘났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잘난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환경에 대해서 불만족하다 보니까 그런 불안함, 스트레스, 그리고 허둥대는 마음이 일어난다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모든 명상의 뿌리는 말할 것도 없이 불교 명상이다. 그것이 위빠사나든 화두선이든 혹은 만트라 명상이든 간에. 그런데 분명한 것은 불교 명상은 뿌리를 건드리고 지금 오늘날 상품화된 명상은 가지를 건드린다. 그래서 우리가 명상의 의미를 굳이 축소할 필요는 없지만 이것의 뿌리에 불교의 명상이 자리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실천하기 쉽고 강력한 화두선이 마음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직까지도 여전히 유효하고 현대적으로 얼마든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을 해 주신다면 명상을 하시면서도 그 대체적인 시각을 확보하고 실천의 차원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저는 이렇게 보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수행 중에서도 이 화두선의 강력한 힘은 바로 의문을 갖는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불교 교리나 이런 것들은 대상을 이렇게 규정하고 이런 거야 이런 거야라고 규정하고 출발을 하는 데 비해서 이 화두선은 왜 그렇게 규정해야 돼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는 면에서 혁명적인 어떤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어떤 벽에 부딪혔을 때.

 

강경구 : 네. 그렇습니다. 현대 학문에 있어서도 그것이 굳이 불교가 아니라고 해도 가장 진리에 근접한 것은 질문이거든요. 현대 학문도 그렇습니다. 묻는 사람 이길 방법이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화두선이라는 것은 단순히 머리를 움직여서 묻는 것이 아니라 전 존재를 거기다 투신을 해서 심지어 우주를 함께 투신을 해서 묻는 일이거든요. 이 화두의 참구만큼 강력하고도 의미 있는 공부 자리가 없을 것 같다 하는 것이 <선문정로>를 공부하는 저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김봉래 : 그래요. 사실은 우리가 나고 죽는 생사 문제도 당연시하면 문제가 안 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왜 우리는 나고 죽어야 돼라는 의문을 제기했고 결국 그것을 풀어냈단 말이죠. 그래서 붓다가 됐다는. 그래서 의문이 있을 때 그 만큼의 답이 있다 하는 그런 가르침을 주신 것 같습니다.

 

강경구 : 네 그렇습니다.

 

김봉래 : 자.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동의대 중국어학과 강경구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그런 점에서 요즘에 뭐 한결같이 이렇게 스님들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 선지식을 찾아라, 선지식을 아주 급히 찾아라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또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부처님을 찾고 선지식을 찾고 하는 노력들이 정말 중요한 거죠.

 

강경구 : 그럼요. 왜냐하면 스스로 자기가 이제까지 배워온 관념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재는 것이 우리 중생의 살림이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위신력이 뛰어나고 강력한 선지식을 만나면 내가 이제까지 구성왔던 그 하잘것없는 가치관 그걸 쉽게 내려놓을 수 있다고요. 그래서 선지식을 만나는 일은 공부의 가장 큰 출발점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선지식이 오늘날에 없다. 참 이것은 일부는 맞는 말이고 일부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몇 십 년 전 성철스님이 계시던 시절 혹은 거기서부터 다시 몇 십 년 전으로 가보면 분명히 우리 불교계에는 모든 불교적 에너지가 한꺼번에 폭발해 나오듯 터져나온 시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김봉래 : 네. 선지식이 정말 많으셨죠. 그 당시에.

 

강경구 : 그야말로 열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선지식이 일시에 한 세대에 쏟아져 나온 것을 우리는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경허스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누구나 꼽을 수 있는 그런 선지식들이 일시적으로 터져나온 불교계의 성사가 있었다. 오늘날은 그것에 비해서 분명히 좀 쓸쓸한 그런 시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황벽스님은 자기 할아버지 스승인 마조스님, 그야말로 중국에서 선지식이 쏟아져 나오던 시절이거든요. 마조스님 회상에서. 그런데 마조스님 회상에 83분의 선지식이 있었는데 황벽스님 자신이 보기에는 그 중에 한두 사람 정도 쓸 만하다. 다 자기 사숙이고 사백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말했어요. 말하자면 그렇게 무수한 선지식이 쏟아져 나왔다고 해도 자기에게 깨달음의 계기를 마련해 줄 선지식은 드문 게 이 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자기 인연이 있어야 돼요. 또.

 

강경구 : 그리고 그 자기 인연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준비된 사람에게 선지식은 저절로 찾아오게 되어 있고, 안의 선지식이 80이라면 밖의 선지식은 20일 것이다. 그래서 흔히 말하듯 알이 깨고 나올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어미 닭의 한 번 두 번의 부리질이 중요한 것이지 어미 닭이 처음부터 깨뜨려줄 수는 없다.

 

김봉래 : 줄탁동기.

 

강경구 : 그것이 선지식을 대하는 우리 입장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지식이 없는 쓸쓸한 시절이다 그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내 공부가 충분히 진지하지 못하고 간절하지 못하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반성해야 되는 시점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그래요. 그런 면에서 요즘 불교 교육 체계가 부족하다 이런 얘기도 있고 한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좀 있으신가요. 어떠신가요.

 

강경구 : 글쎄요. 제가 전에 어떤 불교지에 제안을 한 적도 있었는데 확실히 우리 불교는 타 종교에 비해서 정규 학력을 인정받는 학교도 부족한 것 같고 전통 교육 체계도 요즘 와서는 좀 힘을 잃고 있는 것 같은,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 하는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제가 전에 불교지를 통해서 한번 제안을 했던 것은 본사급 사찰에 연구소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그 연구소는 가능하면 우리가 지금 통불교지 않습니까. 가능하면 각자 겹치지 않도록 예를 들어서 통도사는 화엄연구소, 범어사는 선불교연구소, 해인사는 무슨 금강연구소 이렇게 경전에 대한 연구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소를 운영했으면 싶고, 그 연구소를 중심으로 승려 교육과 승려의 소위 학술적 담론이 이어지는 그런 기능을 수행하면 좋을 것 같다. 나아가서 오늘날 불교대학으로 상당히 성공을 했지만 불교대학의 프로그램, 신도 교육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해내는 그런 기능도 함께 수행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적어도 박사급 연구원을 직접 고용하고 운영하는 그런 시스템이면 좋겠다 하는 정도로 저의 입장에서 불교를 공부하는 저의 입장에서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요즘 선수행 관련 강의를 많이 하시는데 이렇게 또 교 관련 이야기를 강조해서 말씀하시는 것이 굉장히 이색적입니다. 우리가 선과 교가 나누어져 있지 않다 하는 통불교적인 입장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는데요, 이런 입장이 이론과 실천을 늘 겸비하고 어떤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불교, 이런 불교가 현대사회에서 좀 힘을 많이 발휘해야 하는데 지금은 살짝 이렇게 좀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강경구 : 네. 이전에는 우리 사회의 정상적 관계, 굳이 말하자면 민주화를 위해서 불교가 어떤 공헌을 했는지를 자성적으로 스스로 돌아보는 시기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오늘날 말할 것도 없이 다원화 시대고 또 나아가서 한국사회는 인구의 급격한 감소, 우리나라가 1위 아니겠습니까. 급격한 감소. 그렇다면 자동적으로 적극적이고 고민이 깊은 소위 이민 정책 같은 것 이런 것들이 강구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림없이 그럴 것 같고요. 그러면 이제 제기되는 문제가 인종 간 문화 간의 갈등 문제, 소통의 문제가 제기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평등사상이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불교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불교의 소위 모든 존재가 불성을 고루 갖추었다는 이 평등사상 그리고 나와 대상, 우주법계의 모든 존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화엄연기 사상 같은 모든 대승불교의 사상들이 현대사회에 가장 적절한 맞춤형 답안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이것을 아주 쉽게 개발하고 쉽게 펼치는 그런 작업이 꼭 필요할 것 같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그런 사람이 돼야되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서 쓸 수 없듯이 우리 스스로 불법을 실천하고 불법 자체가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점점 퍼져나가는 그런 불교 활동이 되지 않을까. 그것이 현대생활에 대한 불교가 해야 될 기본 입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그래요. 모든 것이 나에게서 출발해서 주변으로 확산되어 나가는 그렇게 됨으로써 결국 심청정 국토청정 이렇게 과정이 이어져 있는데, 지금 상월결사에서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발족시켰단 말입니다. 그래서 연수도 가지고 하는 것 같은데, 젊은이 포교 부분과 맞물려서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해요.

 

강경구 : 정말로 시의적절하고 우리 불교에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제가 현장에서 불교 강의를 하거나 불교 활동을 해보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분은 역시나 대학생 불자회 출신들이십니다. 그러니까 이후로도 그럴 거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 불자를 적극 양성하고 불교적 환경에 익숙하도록 하는 이 전법 활동은 오늘날 우리가 불교계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추진해야 될 운동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봉래 : 뭐든지 이렇게 친숙하면 같이 가는 것 같아요.

 

강경구 : 그렇습니다.

 

김봉래 : 저도 대학교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던 입장에서 보면 어릴 때부터 불교에 접한 아이들이 또 확실히 다르더라.

 

강경구 :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다른 종교 같은 곳에서는 소위 모태 신앙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우리 불교에서도 그런 말이 있습니다. 아이로 출가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 그러거든요. 그래서 젊은 시절, 어린 시절일수록 불교가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더 깊고 본질적이고, 그리고 이 포교에 우리가 허술하게 대해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제 만시지탄은 있지만은 지금 이 시점에 전 불교의 역량을 투입해서 대학생 전법 활동을 전개하겠다 하는 것은 너무나 시의적절한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그런 면에서 요즘 대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로 주고 계십니까. 우리 교수님은.

 

강경구 : 글쎄요. 이제 대학생들이 달라졌습니다. 세대가 달라지고. 그래서 그 전에는 교수의 말을 적어도 존중하고 깊이 새기려고 노력하던 시점이 있었다면 지금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들을 움직이는데 대학생 스스로 무엇을 하도록 안내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봉래 : 부처님도 안내자의 역할을 자처하셨죠.

 

강경구 : 그래서 이전까지의 교육이 교수는 말하고 전달하고 학생들은 앉아서 듣는 교육이었다면 지금은 그렇게 한다면 불교든 무엇이든 다 효과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직접 학생들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참여 학습, 활동 학습 이런 것들이 엄청 중요해 보이고, 그리고 그 활동의 현장이 오프라인만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더 익숙한 현장은 온라인이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전법 활동을 전개할 때 온라인을 많이 신경 써야 될 것 같고,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주로 메일을 교환하는 일, 그 다음에 단체 톡방을 운영하는 일, 그리고 댓글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일, 그것을 가지고 불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쓴 경험이 있습니다.

 

김봉래 : 그런 면에서 저희 불교방송 TV, 라디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런 생각을 해보는데,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들 또 불자님들께 당부 말씀하고 싶으신 것 해 주시죠.

 

강경구 : 제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고 부산불교방송에 한 7, 8년을 정기적으로 출연을 한 일이 있었어요. 그 때 체험을 해보니까 불교방송을 시청하는 분들이 진짜 불자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불자님들도 스스로 굉장히 0.1%에 속하는 골수분자시라는 것을 잘 인식해 주시고, 불교방송에서 내놓는 질 높은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두루 접하시면서 불법을 날마다 향유하는 좋고도 좋은 날이 계속되도록 노력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아울러서 제가 하고 있는 BBS TV에서 하고 있는 ‘정독 선문정로’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시면 너무 감사하겠다 하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봉래 : 네 그래요.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이제 마칠 시간인데요, 우리 강경구 교수님의 원력 그리고 향후 계획 듣는 것으로 오늘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강경구 : 대혜스님이 서장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씀하셨어요. 사회 활동을 열심히 한 사람이 퇴직 후에 수행에 전념하는 마음을 낸다면 그거야말로 최고로 남는 장사다. 저는 이 말을 저에게도 들려주고 싶고 오늘날 초고령 사회를 맞아서 앞으로 퇴직 후에 10년 20년이 아니라 30년 40년이 남은 모든 분들에게 퇴직 후에 남는 최고의 남는 장사는 수행하는 데 있다 하는 말씀을 드려보고 싶고, 저 역시 사회생활로 인한 이런저런 인연을 최소화하고 불법 공부에 전 시간을 투자하는 원력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은퇴해서 살아가는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삶으로 불법에 몸을 던지고 불법을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를 저 스스로 체험하면서 함께 공유하는 그런 시간을 한번 만들었으면 하고 희망해 봅니다.

 

김봉래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강경구 : 네 수고하셨습니다.

 

김봉래 : 네 동의대학교 강경구 교수님 모시고 오늘 말씀 나눠봤습니다.

 

김봉래 : 네. 여러분 강경구 교수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교수님께서 선지식 중요성 말씀 주시면서 줄탁동기라는 말씀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진리를 찾는 주인공이 되겠다고 하는 그런 발심이 또 중요하다, 이런 말씀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사실 불교는 수행의 입장에서 볼 때 모두가 아상을 내려놓는 실천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할 수 있는데요, 새로운 계절 이 가을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수행을 꾸준히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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