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 출  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  행 : 연현철 기자
■ 2023년 9월 7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여행스케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연현철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여행 스케치’ 시간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 전화 연결했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김선권 : 네.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연현철 : 네. 반갑습니다.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 주실 건지요?

▶김선권 : 오늘은 체험여행을 좀 해볼까 합니다. 약간의 삽질을 통해 입이 즐거워질 수 있는 체험입니다.

▷연현철 : 말이 즐겁네요. 약간의 체험을 통해서 입이 즐거워지는 체험, 도무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김선권 :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영월 삼굿마을로 가서 삼굿체험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백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영월 삼국마을은 오래전 버드나무가 많다고 해서 유전리(柳田里)라 불리던 전형적인 산골 마을인데, 매년 설날에는 모든 동네 사람들이 경로당에 모여서 마을 어른들께 합동 세배를 올리는 등, 효를 기본으로 실천하는 옛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연현철 : 요즘에도 그런 마을이 있는지 몰랐네요. 그런데 삼굿마을이라고 해서 이름이 삼굿체험입니까? 삼굿이 어떤 뜻인지 전해주실까요, 작가님?

▶김선권 : 네. 삼굿은 먼저 삼베옷의 원료인 대마 껍질을 익히기 위해서, 흙으로 덮어서 밀폐시킨 불구덩이에 막대기로 구멍을 내어 물을 부어서 고온의 수증기를 발생시켜 고온의 수증기가 연도를 통하여 대마가 있는 흙구덩이로 이동해 대마를 익히는 작업을 삼굿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을 위해서는 땅에 커다란 구덩이를 2개를 파는데, 하나는 화집구덩이, 또 하나는 몸집구덩이라고 합니다. 화집과 몸집 사이에는 수증기가 통하도록 연도를 만들어 낸 다음에, 화집구덩이에는 장작을 깔고 그 위에 자갈을 덮은 후에 장작에 불을 지펴 자갈을 달굽니다. 그리고 그 자갈을 다지고 풀과 흙을 덮어주고요. 몸집에는 대마를 넣고 풀과 흙으로 덮은 후에, 달궈진 자갈이 있는 화집구덩이에 물을 넣어서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증기가 몸집으로 이동해서 대마를 쪄내게 것을 말합니다.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연현철 : 그렇군요. 그래서 삽질을 통해서 입이 즐거워지는 체험이라고 하셨군요. 땅을 파야 하고 그 열기를 통해 음식을 해먹는 건가요, 작가님?
 
▶김선권 : 네. 맞습니다. 정확합니다. 삼굿구이는 삼굿을 하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불에 돌을 달군 후 화집구덩이에 채우고 몸집구덩이에는 대마 대신에 콩이나 감자, 고구마 등을 익혀먹는 토속적인 음식 조리 방법입니다. 삼굿구이는 예약에 의해서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삼굿 체험에 앞서 2시간 이상 미리 자갈을 달궈야 하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삼굿체험을 위해 2시간 이상 달궈진 자갈에 삼겹살과 고등어를 올렸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전혀 열기를 품고 있지 않을 것 같았던 자갈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강렬한 화력을 발휘했습니다. 강한 열에서 순간적으로 구워진 삼겹살의 맛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역시 불이 고기 맛을 지배한다고 하잖아요? 최근 몇 년간 맛보았던 삼겹살 중에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삼굿체험은 사라지고, 그 순간이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연현철 : 이게 정말 흥미롭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삼겹살 좋아하다보니까 작가님 설명 듣다보니 군침이 도는데요. 기대감이 커집니다. 설명 계속 해주시죠, 작가님. 
 
▶김선권 : 삼겹살을 어느 정도 구워 먹고 난 후에 본격적인 삼굿 체험이 시작됩니다. 수증기가 새지 않도록 비닐을 깔고, 그 위에 삼굿체험을 위해 옥수수, 달걀, 감자를 올립니다. 화집구덩이와 몸집구덩이 사이에는 연도라고 불리는 통로가 있는데, 이 연도를 통해서 화집구덩이에서 몸집구덩이로 수증기가 이동하고, 그 수증기에 의해 옥수수, 감자, 달걀이 익게됩니다. 그리고 수증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에, 몸집구덩이를 흙으로 덮어줍니다.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연현철 : 그렇군요. 삼겹살, 고등어, 옥수수, 달걀, 감자까지 익힌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이 체험, 흔하지 않은 즐거운 삽질이 될 것 같습니다.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화집구덩이를 흙으로 덮기 전에, 달궈진 자갈 위로 소나무 가지를 올리는데, 달궈진 자갈의 열기 때문에 소나무 가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흙으로 덮어놓은 화집구덩이에 구멍을 내고 물을 붓는데, 이 물은 뜨겁게 달궈진 자갈과 만나 수증기로 변해서 연도를 통해 음식물이 기다리고 있는 몸집구덩이로 이동을 합니다.수증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얼른 흙으로 물을 넣었던 구멍을 메웁니다. 그리고 이제 2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주 긴 시간입니다. 자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던 삼겹살이 아른거립니다.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연현철 : 그렇겠네요. 기다리는 2시간 동안은 다른 체험 같은게 있을까요?
 
▶김선권 : 삼굿체험말고도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체험,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 전통혼례체험 등 전통혼례를 하는 곳도 있고 옷만 입어보는 곳도 있고요,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 저는 마을 산책을 했습니다. 

▷연현철 : 그것도 좋겠네요.

▶김선권 : 네. 제가 방문했던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보슬비가 내리는 산골 마을의 풍경은 꽤 운치 있었습니다. 길가 들판에는 도라지꽃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멀리 산허리에 걸려있는 구름은 마을 풍경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연현철 : 네. 삼굿 마을 참 궁금해지네요. 거기에 음식까지 소개를 해주셨으니, 오늘은 별도의 음식 소개가 필요 없으실 것 같고요. 마을로 돌아오면 삼굿이 준비되어 있을 것 같아요.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마을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가 식사를 하기엔 이른 시간이었고, 불과 2시간 전에 먹었던 인생 삼겹살이 소화도 되기 전이었는데도, 삼굿으로 준비된 음식을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연현철 : 네. 작가님 설명을 들어보니 소규모나 혼자 여행하는 분들께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규모가 좀 클 것 같아서요. 괜찮습니까?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사진 / 김선권 작가 제공

▶김선권 : 네, 4명 이상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10월 8일에 삼굿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올해로 21번째라고 하는데 코로나로 중단되었다가 드디어 재개된다고 하니 그때 가보면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연현철 : 네 알겠습니다. 오늘 삼굿 마을에서 삼굿체험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작가님 약속된 시간이 다 흘러서요. 다음 주에 다시 인사 드리죠. 오늘도 말씀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연현철 : 지금까지 여행작가 김선권 작가와 여러분 함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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